신당, '부실 예비경선' 후폭풍 증폭

경선위 지도부 전원 사퇴...경선위원장에 양길승씨 임명

대통합민주신당 '부실' 예비경선의 후폭풍이 거세다. 오충일 대표는 7일 사의를 표명한 김덕규, 김호진 공동경선위원장과 이목희 집행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했다.

이 자리에서 오 대표는 "한 실무자의 단순 착오라고 할지라도 국경위 뿐만 아니라 당 대표인 나나 최고위원도 정치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너무 많은 실망을 안긴 점에 대해 죄스럽게 생각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시민사회 출신 인사와 정치권 기싸움?

오 대표는 "집행위원장이나 두 위원장의 직접적 잘못은 아니기 때문에 문책하는 의미가 아니라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지만 사실상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은 경질이다. 오 대표는 국민경선위원장에 양길승 최고위원을, 집행위원장에 지병문 정책분과위원장을 임명했다.

시민사회 출신의 양길승 최고위원을 위원장에 임명한 것은 국경위와 당 지도부 간의 긴밀한 소통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국경위가 정치인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이 이번 사태의 한 원인이라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 대통합민주신당 오충일 대표가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목이 마른듯 물을 마시고 있다. ⓒ뉴시스

실제로 국민경선위는 순위 정정 발표 등의 과정에서 당 대표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4일 예비경선 통과인원을 5명으로 결정했을 때에도 최고위와 국경위 간에 갈등이 노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집행위원장에서 사퇴한 이목희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나는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하긴 했지만 당 지도부의 후임 인선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국민경선은 잠깐 공부해서 관리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 사실상 실무를 담당했던 나만 사퇴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그간 함께 일해왔던 김덕규, 김호진 공동경선위원장까지 교체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지금 당은 국민경선을 치르기 위해 있는 것 아니냐"며 "당 최고위는 열악한 환경에서 국민경선을 치르기 위해 노력한 실무자를 격려하거나 인력, 예산을 추가 보완할 방법을 고민했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신당, 연이은 악재에 신뢰도 회복 난감

신당은 이번 사태를 경선위원장과 집행위원장 교체로 일단락 짓기로 했으나 '예비경선보다 몇 배나 큰 본 경선을 과연 관리할 수 있느냐'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특히 시민사회 출신 인사인 새 경선위원장의 '정치판 관리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많다.

경선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터진 유령당원 논란, 법원의 당명 사용 중지 가처분 결정에 이어 예비경선 결과 발표 혼선 등 연이어 터진 악재들이 신당의 리더십 부재를 방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오히려 증폭됐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는 전날 자정까지 긴급회의를 한 데 이어 이날 최고위에서도 본경선 관리시스템 개선 방안, 당 신뢰도 회복 방안 등을 논의했으나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