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예비경선 결과 논란에 따른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예비경선을 통과한 5명의 후보들은 6일 일제히 경선결과를 모두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논란으로 경선을 관리하는 국민경선관리위원회에 대한 불신과 각 캠프 간의 감정 대립도 점차 심화되는 분위기다.
손학규 "1순위표는 내가 앞서"…정동영 측 "1·2순위표 구분은 낭설"
예비경선 결과 공개를 가장 강하게 주장한 쪽은 손학규 후보 측. 5일 예비경선 총 득표 수가 공개되면서 2위를 차지한 정동영 후보보다 겨우 54표 앞선 것으로 발표되자 지역별 분포도, 모집단, 1·2순위 투표 성향 등 모든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체 득표에서는 박빙이지만 1순위표 득표에서는 정동영 후보보다 훨씬 앞서 있다는 점과 선거인단에 정동영 후보의 우세지역인 전북지역의 비중이 높아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손학규 후보는 이날 SBS라디오 <백지연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이번 예비경선 결과에 대해 "사실상 조직선거로 치러진 구도상의 불리함을 딛고 형식적으로도 1위를 차지한 데다 1인2표제에서 1순위표를 훨씬 많이 얻었기 때문에 내용적으로도 내가 1위"라고 주장했다.
손학규 캠프 우상호 대변인은 "후보측 대리인과의 상의 없이 순위와 투표 결과를 국경위가 임의적으로 공개한 것은 룰과 원칙을 어긴 행위"라며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후보들을 포함한 전체 캠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전체 대리인이 모인 자리에서 재검표 및 재개표를 하고 그 결과를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우 대변인은 전날 국경위가 순위를 발표했을 때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진 정동영 후보 캠프를 겨냥해 "자신의 유불리 때문에 국경위 관계자를 찾아가서 위압적으로 협박하거나 강요하는 행위는 있어서는 안 된다"며 "국경위도 특정 후보에 끌려다녀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반면 정동영 후보 측은 "손학규 후보가 1순위표를 많이 얻고 정동영 후보가 2순위표를 많이 얻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조사 실태를 모르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정동영 후보 측 김현미 대변인은 "질문 문항에서 1순위와 2순위 후보를 나누어 묻지 않았다"며 "이러한 답변을 가지고 내가 얻은 표는 1순위표고 상대는 2순위표를 얻었다고 하는 것은 사실을 매우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예비경선 직후 손학규 캠프 일각에서 8%포인트이상 차이를 냈다고 주장한 것을 지적하며 "명백한 허위 사실 유포에 의한 혼탁 선거"라며 "사실을 왜곡하고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은 대통합민주신당이 지향하는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에 맞지 않다"고 반격했다.
순위 뒤바뀐 유시민 "어떤 것도 믿기 힘들다"
한편 국경위가 예비경선 결과를 수정함에 따라 당초 예비경선 5위에서 4위로 밝혀진 유시민 후보도 이날 "당에서 모든 캠프를 다 불러서 원자료를 보면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검증하고 국민에게 공개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모든 데이터 공개를 요구했다.
유 후보는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늘 아침 교정된 내용도 믿지 않는다"며 "각 캠프의 대리인, 참모들과 함께 예비경선 전 과정을 들여다보고 이 문제를 명백하게 규명할 때까지는 예비경선을 통과했다는 것 외에 어떤 것도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순위를 공개할 때만 대리인에게 연락을 해 뜻을 물어본 것 외에는 맞지도 않는 득표율을 덜렁 공개하고 또 잘못됐다고 수정하는 과정에서는 어떤 공식적인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일어나야 할 일이 일어난 것이라 당이 망신당한 것이 맞다. 엄정하고 과학적으로 해주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해찬 후보도 "국경위가 순위와 득표율을 발표하지 않기로 합의해놓고 발표한 것은 잘한 처사는 아니다. 앞으로도 관리를 어떻게 할지 걱정이 된다"며 "기술적인 문제로 큰 혼선을 준 것이기 때문에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동조했다.
한명숙 후보도 이날 CBS라디오 <뉴스레이다>에 출연해 "우리당이 여러 가지로 미숙해서 국민의 신뢰를 잃지 않았는지 걱정"이라며 "(순위가 뒤바뀐 것은) 유감이지만 예비경선은 자격시험과 같이 합격이냐 떨어지느냐의 의미만 있을 뿐, 간발의 차이로 순위가 뒤바뀐 것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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