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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국현 "'가짜경제' 대 '진짜경제'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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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국현 "'가짜경제' 대 '진짜경제' 대결"

대선출마 선언…"이명박은 정신적 패자"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이 23일 "중소기업과 평생 학습 중심의 '사람 입국'을 만들겠다"며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33년간 기업에 몸담아 '친환경-노사상생 CEO'로 평가받는 기업인 생활을 접고 '정치 투신'을 선언한 것이다. 12월 대선까지 대선까지 4개월밖에 남지 않은 턱없이 부족한 시간에 낮은 인지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당면 과제다.
  
  "이명박, 유능하지 않다"
  
  문 사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연 대선출마 선언식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비롯한 사회 지도층에게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신자유주의 경제 성장모델로 갈 것인가, 사람중심 경제성장 모델로 갈 것인가에 대한 대논쟁을 제안한다"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문 사장은 이날 출마선언에서 "한나라당은 IMF 관리체제라는 국가부도위기를 초래한 당사자임에도 '환란'의 근본 원인을 아직도 성찰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의 재벌중심 낡은 경제는 마치 '모래 위의 성'과 같아서 또다시 국가적 위기를 불러올 낡은 시대의 패러다임"이라고 비판했다.
  
  문 사장은 "이번 대선은 단순한 정파 간의 정권 쟁탈전이 아닌 가혹한 신자유주의 경제모델을 추수하는 '건설·재벌중심 가짜경제'와 성장과 복지를 함께 추구하는 '사람·중소기업 중심 진짜 경제'의 경제사회 모델중 하나를 선택하는 새로운 차원의 국민적 축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이명박 후보에 대해 "승자이지만 정신적으로는 패자가 아니냐, 온 국민에게 기업인 이미지를 나쁘게 부각시킨 죄는 크다"며 "1~2주 만 지나서 경선을 했어도 낙선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90년도 중반에 국민에게 자기 기업을 살려달라고 했던 재벌(현대)에 속한 사람 아니냐"며 "또 자기 주변 사람들 부자만들기, 땅 투기에 여념 없었던 사람이 어떻게 경제인이고 국가지도자가 될 수 있나. 결코 유능하지 않다"고 맹공했다.
  
  독자세력화·후보단일화에 비중
  
  그러나 범여권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호한 관계를 유지했다. 문 사장은 "현 정치권은 비정규직 문제 등 산적한 민생현안에 너무도 무기력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스스로 고백했듯 범여권은 국민의 마음을 읽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대통합민주신당의 본경선 참여 의사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 "경선 등은 일단 기존 정치세력 내에서 과거문제 해결을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거리를 뒀다. 대신 그는 "국민과 함께 논의해 가면서 원하는 길이 무엇인가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려고 한다"며 "다만 가치에 대한 합의 없이, 과거에 대한 올바른 반성 없이 세력만을 위한 단일화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2일 발족하는 자신의 지지그룹 '창조한국'에 대해 "시민활동가, 전문가 그룹으로 현재로는 정당으로 발전할 생각은 하지 않으나 필요할 때면 정당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와 능력, 꿈을 가진 분들"이라며 독자세력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토지공개념 강화, 개발이익 환수로 '반의 반값 아파트' 공급"
  
  문 사장은 이날 출마선언식에서 △삶의 질을 높이는 '사람 사는 세상' △보육과 교육을 책임지는 정부 △중소기업 대국 △부패가 없고 깨끗한 신뢰사회 △남북평화체제 기반 글로벌 성장을 내용으로 하는 '대한민국 희망제안'을 제시했다.
  
  또 이날 각계 주요 인사들이 서명하는 '희망서약'이라는 형식으로 △500만개의 일자리 창출 △OECD 국가 수준의 비정규직 비율 감소와 삶의 질 제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와 재벌 하도급 비리 척결 △정부 재창조 △국민 합의를 전제로 한 FTA 추진 △ 양극화 문제와 사회갈등 해소를 위한 대타협 추진 등 17개의 정책노선을 제안했다.
  
  '희망서약'에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로 고용률을 현 64%에서 70%로 높이는 대신 청년실업률을 8%에서 4%, 비정규직 비율도 55%에서 27%로 줄인다는 구상이 담겼다. 또 주택정책은 가격안정을 목표로 토지공개념을 강화하고 개발이익을 환수해 신도시에 시세 대비 '반의 반값 아파트'를 공급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출마선언식에는 대통합민주신당 예비대선후보인 한명숙 전 총리, 천정배·, 김두관 의원과 원혜영, 이계안, 임종인, 제종길, 김종인 의원, 양길승 민주신당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문 사장은 출마선언 다음날인 24일 4.19묘지를 참배하고 전태일 열사의 여동생인 전순옥씨가 운영하는 평화시장의 '수다공방'을 방문하는 것으로 대선행보를 시작한다. 또 오는 31일 유한킴벌리 사장 퇴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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