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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가 처칠을 닮고 싶어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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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가 처칠을 닮고 싶어 한다고?

美 역사가 "처칠이 알았다면 어안이 벙벙해질 것"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2차대전 당시 영국의 명재상인 윈스턴 처칠을 닮고 싶어하지만 그의 실제 통치스타일은 전혀 처칠에 근접하지 못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일 보도했다.
  
  볼티모어선지(紙)의 백악관 출입기자 출신 역사가인 린느 올슨은 이날 포스트 기고문에서 "부시 대통령은 처칠의 흉상을 백악관 집무실에 두고 있을 정도로 처칠을 흠모하고 있다"면서 "부시 대통령은 '그(처칠)가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고 농담을 하곤 한다"며 '처칠맨 부시'의 일면을 소개했다.
  
  올슨은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자기 흉내를 내려고 한다는 말만 들어도 처칠은 어안이 벙벙해질 것"이라면서 역사적인 기록을 이해하면 할수록 부시 대통령은 처칠과는 '다른꼴'이며, 오히려 처칠에게 총리직을 내준 체임벌린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주장했다.
  
  올슨은 우선 처칠과 달리 부시 대통령과 체임벌린은 외교에 대한 이해나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미국 대통령과 영국 총리직에 올랐다고 꼬집었다.
  
  체임벌린은 또 자신만이 히틀러와 무솔리니를 다룰 수 있다고 확신하며 2차세계대전으로 이르는 몇달동안 '대(大)동맹'을 주장하는 처칠의 호소를 무시한 채 유럽 여러 국가들과의 연대 구축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 부시 대통령이 일부 동맹국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라크를 침공한 점과 대비되는 점이다.
  
  반면 처칠은 영국이 독자노선을 걷기를 반대했다. 처칠은 1930년대에 국제연합(UN)의 전신으로 당시 막 태어난 국제연맹을 활용, '모두를 위한 하나, 하나를 위한 모두'라는 집단안보정책을 강력히 지지했다.
  
  처칠은 국제연맹이 파시즘을 막는 것을 실패한 뒤에도 프랑스 및 소련과 동반자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체임벌린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
  
  대신 체임벌린은 총리실의 권력을 제한하는 '균형과 견제'를 약화시키는 전례없는 특권을 영국내각에 부여할 것을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이 '9.11사태'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치르면서 많은 특권을 요구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체임벌린은 내각 안팎의 반대자들과 그들의 견해를 비난했으며 그 결과 1938년 뮌헨회담에서 히틀러에게 유화책을 제공하는 결정을 하면서 영국 정치에서 정책결정에 책임을 지고 있는 내각과도 협의를 하지 않았으며 히틀러에 대한 유화책에 반대하던 하원의 승인도 거치지 않는 등 무시했다.
  
  작년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하기 전 공화당이 의회를 지배하던 시절 부시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대(對)의회관계를 떠오르게 하는 지적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처칠은 자신을 하원의 '하인'이나 '어린아이'로 간주하는 등 의회를 존중했다고 올슨은 주장했다.
  
  올슨은 또 체임벌린은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을 괴롭히고 위협했으며 부시 행정부처럼 법원의 허락없이 민간인들에 대한 도청을 지시하기도 했으며 처칠도 도청대상이었다고 밝혔다.
  
  부시 행정부가 테러방지를 명분으로 내세운 '영장없는 도청 프로그램'을 떠올리게 하는 사례다.
  
  또 처칠은 개인의 자유에 대한 신성불가침과 정부로부터의 개인적 자유의 보호를 굳게 신봉, 1940년 독일의 영국 침공이 임박하자 영국땅에 살고 있는 독일 출신인들을 억류했지만 몇 달 후 공격위험이 줄어들자 대부분을 석방토록 지시했다고 올슨은 주장했다.
  
  부시 행정부가 미국 안팎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테러용의자들을 관타나모수용소에 무제한 구금하면서 각종 인권유린 의혹을 받고 있는 것과 대비를 이루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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