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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盧, 7월 이후 현안발언 자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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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정동영 "盧, 7월 이후 현안발언 자제할 것"

[인터뷰]정동영 "손학규 소신 어떻게 달라졌는지 평가해야"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신발 끈을 조였다. 지지율에서 다른 범여권 대선주자들을 두 배쯤 따돌린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합류,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 등 후발 주자들의 급부상에 그의 속내가 편할 리 없다.

내주 초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정동영의 정치'를 신고하겠다고 한다. 지난 5년간 대선을 준비해왔다고 봐도 무방한 범여권의 '터줏대감'인 정 전 의장을 26일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대통합 딛고 이젠 대선 채비

지난 18일 자신이 만든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뒤 그는 '대통합의 마중물'을 자처했다. 김근태 전 의장, 손학규 전 지사를 비롯해 범여권 제정파의 대표, 중진급 의원들을 두루 만났다. 크건 작건, 통합 논의가 있는 곳에선 항상 그를 볼 수 있었다.

손학규 전 지사의 범여권 합류로 정 전 의장의 대통합 행보는 얼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그는 "이제 나의 몫은 거의 한 것 같다. 방향은 잡힌 것 같다"고 자평했다. 손학규-정동영을 주축으로 '후보중심 통합론'이 대세를 이뤘다고 본 것 같았다. 그는 27일 오전으로 예정된 김근태-정동영-손학규 3자회동을 앞두고 "그 범위를 넓혀가 대통합신당을 추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 전 지사의 합류는 두 사람 사이의 '공존 속 경쟁'을 알린 신호탄. 손 전 지사가 대통합 참여를 공식 선언한 첫날부터 정 전 의장은 "대통합 신당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국민경선 과정에서 (손 전 지사의) 정치적 소신과 신념 등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어떻게 재정립됐는지에 대해 국민 앞에 평가를 해야 할 것"이라고 견제구를 던졌다.
▲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프레시안

노무현 대통령과의 친소관계를 기준으로 보면 그의 대척점에 선 이해찬 전 총리에 대해선 좀 더 반응이 날카로웠다. 친노계와 이 전 총리의 '열린우리당 사수' 가능성이 여전한 가운데 정 전 의장은 "우리당을 사수, 고수하려면 지난 2월 전당대회 때 나는 반대라고 발언했어야 했다"며 "정직하다면 지금 우리당 고수를 얘기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정 전 의장은 또한 "경선 트랙이 만들어지고 후보들이 경쟁하고 한나라당과 차별성이 부각되면 이쪽 스피커의 볼륨이 커질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이 7월 이후에는 정치적인 현안에 발언을 자제할 것이라는 얘기를 간접적으로 전해들었다"고 했다. 이는 오히려 범여권 대선 경쟁의 '판'이 만들어지면 노 대통령은 개입을 삼가라는 압박성 발언으로 들렸다.

그는 특히 출마 선언의 컨셉으로 "통합적 리더십의 정부와 정치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발생한 이라크 파병, 한미 FTA, 최근의 언론과의 갈등 등을 두루 언급하며 그는 "이제 청산과 청소, 투쟁과 대결, 분열과 미움, 증오의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그동안 걸어온 탈노(脫盧) 행보의 총화이자 '갈등의 리더십'으로 평가돼 온 노 대통령과의 적극적 차별화로 해석되기에 충분했다.

한편 정 전 의장은 화제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으로 바뀌자 기다렸다는 듯 폭포수 같은 비난을 쏟아냈다.

이 전 시장의 '선(先)핵폐기 시 대북지원' 공약은 '무정견'이라고 일축했다. 신혼부부에게 집 한 채 씩 주겠다는 공약과 관련해선 '최악의 포퓰리스트'라고 비판했다. 또한 "월급쟁이 출신이 수천억의 부를 축적했다는 것이 젊은이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겠느냐"며 "이 전 시장이 정말 청부(淸富)인지도 모르겠다"고도 말했다. 결론은 '의혹 덩어리'인 이 전 시장에 비해선 "차라리 '이회창 대통령'이 낫다"는 것이었다.

다음은 정동영 전 의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손학규, 소신과 신념의 변화 국민 앞에 평가해야"

프레시안 : 손학규 전 지사의 대통합 참여 선언으로 대통합의 한 축이 완성됐다고 봐도 되겠나?

정동영 : 그렇다. 완성이라는 표현은 그렇지만 시작이다.

프레시안 : 손 전 지사의 이번 결단이 한나라당에 참여했던 과거를 상쇄할 수 있나?

정동영 : 앞으로 대통합 과정과 국민경선 과정에서 본인의 소견과 철학을 밝힐 것이다. 그에 관한 치열한 토론을 통해 새롭게 정립된 손 전 지사의 정치적 신념과 소신, 이런 것들이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한나라당은 검증을 하면 할수록 돈과 부패에 관한 시커먼 과거들이 묻어나오는데, 우리는 그럴 염려는 없지 않나. 이쪽에서의 경쟁은 공정한 룰에 의해 선의의 경쟁이 될 것이다. 그리고 검증과 경쟁의 대상은 우리가 가야할 방향, 마음속으로 그리고 있는 보다 나은 사회에 대한 그림을 둘러싼 경쟁이 될 것이다.

프레시안 : 경선이든 본선이든 선거는 경쟁이다. 시커먼 과거는 없다손 쳐도 얼마 전까지 '한나라당의 미래는 손학규'라고 했던 손 전 지사에 대해 경쟁자로서 평가하자면?
▲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프레시안

정동영 : 이제 막 어려운 결심을 하고 범민주 세력 대통합에 힘을 실어준 손 지사에 대한 예의가 있다. 다만 대통합신당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국민경선 과정에서 정치적 소신과 신념 등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어떻게 재정립됐는지에 대해선 국민 앞에 평가를 해야 하지 않겠나.

프레시안 : 이해찬 전 총리는 손 전 지사에게 '기회주의'라는 표현을 썼고 이번에도 '한나라당을 탈당한 대선후보일 뿐'이라고 좀 야박하게 평가하던데.

정동영 : 질문대로 좀 야박하지 않나. 나는 손 전 지사와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대통합, 내 몫은 거의 했다"

프레시안 : 대통합 행보에 여념이 없는데, 정 전 의장이 구상하는 대통합의 범주부터 명확히 하자.

정동영 : 한나라당보다 스펙트럼이 넓은 열린우리당이 만들어진 데 내 책임도 있고 그를 무겁게 받아들이지만, 그 교훈은 분명히 중심세력이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중심세력은 새로운 중도개혁노선을 중심으로 형성돼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범위라면 양 극단의 사고를 지양하고 가운데로 생각이 모여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을 발판으로 구체적인 삶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실사구시의 노력이 중요하다.

프레시안 : 방식은 무언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중도통합신당이 모두 기존 당을 해체하고 제3지대 신당에서 뭉치자는 것인가?

정동영 : 산을 올라가는 등산로는 여러 개다. 각자 이 길만이 산에 오르는 길이라고 주장하는 형국인데, 가장 보편적인 경로로 올라가는 것이 좋다. 지금은 백가쟁명 하는 단계이지만 곧 정리가 될 것이다. 김근태 전 의장을 중심으로 신뢰가 모일 수 있다. 김 전 의장이나 그 분이 다양하게 만난 분들과 형성된 공감대와 청사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요즘 집에 들어가면 편두통이 생겨 잠을 못잘 정도다.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올인하며 대통합에 신경을 써왔다. 이제 나의 몫은 거의 한 것 같다. 방향은 잡힌 것 같다.

프레시안 : 민주당과 중도통합신당이 합당한다. 소통합의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많다.

정동영 : 소통합도 문을 완전히 닫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대통합으로 가기 위한 디딤돌로 소통합을 한다는 대의와 명분을 걸 것이기 때문에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그 보다는 손 전 지사의 결심으로 대선후보 연석회의 방향으로 신당을 형성해가는 노력이 움직이기 시작했지 않나. 상황은 유동적이지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프레시안 : 7월 중순 대통합 신당 출범이 모든 세력의 지상명제인데,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정동영 : 속단할 수는 없지만 목표는 원대하게, 방법은 실사구시적으로 해야 한다. 다들 마음을 열고 접근하면 시간이 없어서 못할 이유는 없다. 작은 차이와 이해관계를 뛰어넘느냐 못 넘느냐는 결단의 문제다.

프레시안 : 소위 친노 진영이 당을 사수하고 민주당과 중도통합신당이 독자노선을 고수할 경우, 각 세력이 후보 선출을 거쳐 최종적으로 후보를 단일화하는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나?

정동영 : 우선 대통합신당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전체를 다 포괄하지 못해 남는 부분이 결과적으로 있을지 모르나,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행동할 필요는 없다.
▲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프레시안

프레시안 : 이해찬 전 총리를 만나 볼 계획은 없나?

정동영 : 만나야죠.

프레시안 : 이 전 총리는 당 해체가 아닌 당대당 신설합당 방식을 선호하는 듯하다. 정 전 의장과 생각이 다소 다른 것 같은데 경우에 따라선 불가피하게 각자의 길을 갈 수도 있나?

정동영 : 지난 2월 전당대회에서 대통합 추진을 결의했다. 그 결의는 우리당을 사수하자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다. 정치적 해체 결의를 내포하고 있었다. 그것이 대국민 약속이고 선언이라면, 그것을 존중한다면 (지금 와서) 우리당을 사수, 고수해야 한다는 주장은 정직하지 못하다. 그러려면 그때 나는 반대라고 발언 했어야 했다. 정직하다면 우리당 고수를 얘기해선 안 된다.

프레시안 : 대선후보 연석회의 가동 일정은 김근태 전 의장, 손학규 전 지사 등과 공감대가 있나?

정동영 : 내일 김 전 의장을 가운데로 셋이 만나기로 했다. 그 범위를 넓혀가 대통합신당을 추동해 나가겠다.

프레시안 : 이를테면 내일 회동이 연석회의의 모태인가?

정동영 : 도움이 될 것이다. 구체적 일정은 김 전 의장이 주선할 것이다.

내주초 출마 선언…"대결의 시대는 지났다"

프레시안 : 대통합 가닥이 잡히면 출마선언을 한다고 했는데.

정동영 : 다음 주 초에 할 생각이다.

프레시안 : 얼추 출사표의 대강이 잡혔을 텐데.

정동영 : 무슨 말을 할지는 비밀이다(웃음). 5년 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패한 뒤 5년 동안 나라면 이렇게 해보고 싶다는 것이 있었다. 내게 기회가 주어졌다면 이런 정치를 해보고 싶다거나, 정책현안에 갈등을 조정하고 통합해내고 싶은 게 있었다. 특히 우리 사회가 갈래갈래 나뉘어지고 대립해선 앞으로 못 간다는 절절한 생각을 가져왔다. 5년이 다 지났다. 정동영이 그리는 미래의 모습, 우리 사회의 모습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프레시안 : 이제 이쪽도 후보 간 경쟁 국면으로 가는 것 같다. 다른 후보들에 대한 본인의 비교우위가 있다면?

정동영 : 이제 청산과 청소의 시대는 지났다. 투쟁과 대결의 시대가 지났다. 분열과 미움, 증오의 시대는 지났다. 이제 내부통합이 절실하다. 통합하면 에너지가 나온다. 그 에너지는 밖으로 뻗어야 하고 철조망 위로 뻗어야 한다. 통합적 리더십의 정부와 정치가 절실히 필요하다. 인사정책은 조선시대 보다 후퇴했다. 계층과 지역과 신분을 가리지 않고 최고의 인재를 골라 정부에 참여시키는 것이 520년 왕조의 대강이었다. 인사를 통한 국민통합, 또 한반도와 남남통합, 포용적인 사회, 사회경제적 통합, 양극화를 좁히는 추세로 가야 한다.

2007년 12월 대선과 함께 우리사회가 분위기의 대전환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나는 그 준비가 돼 있다. 아까 말했듯이 내 장점이라면 5년 전 경선에 패배한 날부터 쭉 내가 만일 승리했다면 어떻게 했을 것인가를 비추어보며 사고했다. 이라크 파병 때, 한미 FTA 때, 갈등이 절정에 달했을 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막스베버는 정치가의 직업윤리로 심정윤리와 책임윤리를 말했다. 심정적으로는 파병반대이나 정치인으로서의 책임윤리에서는 파병이 맞다고 생각해 개인 성명을 내기도 했다. 책임 있는 위치에 있다면 사안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갖고 나름대로 준비해왔다.
▲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프레시안

프레시안 : 현 정부의 갈등 조정 능력이 부족했다는 평가인데.

정동영 : 국민과의 소통에서 일방적이었다. 최근 언론과의 갈등도 불필요했다고 본다. 언론의 고민과 정부의 고민이 발 딛고 있는 땅은 같지 않나.

프레시안 : 범여권은 소위 민주세력 집권기인 지난 10년을 냉정하게 평가해야 차기정부의 비전이 도출될 텐데.

정동영 : 적어도 한나라당은 민주세력 무능론을 말할 자격이 없다. 망쳐놓은 근본 원인을 제공했으니 그렇다. 저질러 놓은 쪽의 반성이 먼저 돼야 한다. 어제 신영복 선생에게 점심을 모시면서 우리사회의 빈부격차의 확대와 양극화 문제에 대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처방을 토론했다. 놀랍게 일치한 것은 보통 사람들의 꿈인 중산층이 되고 싶다는 꿈을 담아낼 그릇은 중소기업뿐이라는 것이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만들어내기 위한 나의 현장형 정책대안을 가지고 점심 내내 토론을 했는데. 신영복 선생께서 전적으로 공감을 표했다. 사회복지는 그 다음이다. 복지처방만으로 중산층의 꿈이 이뤄질 수 있나. 중소기업이 우리나라를 떠나지 않도록 하고 제2, 제3의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을 통해 중산층을 담아낼 그릇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그런 전체적인 인식을 갖고 각론을 파고드는 게 옳구나 싶었다.

"참평포럼 개입하면 불공정 경선 시비 일 것"

프레시안 :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2003년 민주당 분당에 대해 사과했다. 이에 동의한 것인가?

정동영 : 결과적으로 민주세력의 분열로 나타난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이 정부가 내세웠던 목표가 국민통합이었지만 이루지 못한 목표가 국민통합이기도 하다. 그 핵심에 민주세력의 분열이 자리 잡고 있다. 그 점을 뼈아프게 생각한다.

프레시안 : 2003년 당시에도 민주세력의 분열이라는 말이 있었다.

정동영 : 같이 가길 원했다. 부패정치와 돈 문제를 청산하고 지역문제를 극복이라는 두개의 산을 같이 넘자고 했는데, 하나의 산은 넘었고 두 번째 산은 못 넘은 것이다. 같이 협력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그때 배제한 것은 아니었다. 새로운 정당을 같이 하자는 것이었는데 그때 (민주당에서) 사수론이 나온 것이다.

프레시안 : 지금에 와서 다시 '대통합이 시대정신'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여론조사를 보면 70% 이상이 대통합에 관심이 없다고 한다. 정치인들의 이합집산 논리로 비쳐져서가 아닐까?

정동영 : 대통합의 가능성과 전망이 안 보이기에 관심이 없는 것이다. 대통합의 전망이 보이고 움직이면 자연히 관심도 올라갈 것이다. 대통합 하면 기대해보겠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프레시안 :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합에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대세를 인정할지는 모르겠지만 대의라고 보지는 않는 것 같고, 지역주의 회귀에 대해서도 걱정하는 것 같다.

정동영 : 나는 대통합신당이 대의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차기주자가 등장하지 않는 한 노 대통령의 스피커가 여전할 텐데.

정동영 : 7월까지만 (발언을) 하겠다는 얘기를 간접적으로 들었다. 경선 트랙이 만들어지고 후보들이 경쟁하고, 한나라당과 차별성이 부각되면 이쪽 스피커의 볼륨이 커지지 않을까. 아직까지는 틀 자체가 없으니 대통령 말만 크게 들린 것이다.

프레시안 : 노 대통령이 7월까지만 발언을 한다?

정동영 : 간접적으로 그런 말을 전해 들었다. (대통합 신당이 완성되는) 7월 이후에는 정치적인 현안에 발언을 자제하실 것이다.

프레시안 : 노 대통령이 '노무현의 정치'를 계승할 대선후보를 만들려는 구상이 있다고 보나?

정동영 : 노 대통령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본다. 경선 불개입, 중립 입장을 천명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가정적인 얘기지만 내년 총선에 노 대통령이 출마할 수도 있다는 말이 있다. 참여정부평가포럼도 언제든 총선체제로 갈 수 있는 규모다. 노 대통령과 친노 세력의 움직임을 어떻게 평가하나?

정동영 : 노 대통령에 관한 이야기는 가정에서 한 이야기다. 나는 상식적으로 그럴 수 있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참평포럼은 경선에 개입하며 안 된다. 그것은 불공정 경선 시비를 금방 야기한다.
▲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프레시안

프레시안 :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실패했다고 보나?

정동영 : 한계가 있었다고 본다. 박상천 대표와 만나면서 국정실패를 이야기하지 말라고 했다. 정치실패라면 모를까. 개인적으로 나는 남북문제 무한 책임이 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내가 책임졌다. 정책과정에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 남북문제에 관해서는 내 책임이다. 통일부 장관을 한 사람으로서 이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그 다음이 정치부분이다. 나는 열린우리당 총선을 치른 당의장이자 지방선거를 치른 당의장이었다. 한번은 성공했고 한번은 실패했다. 그러나 사력을 다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집어 넣었다. 한계라고 말씀드렸는데 아쉬움이 있다.

프레시안 : 굳이 참여정부의 공과 과를 따지자면 어느 쪽으로 기우나?

정동영 : 평가는 역사와 국민이 할 것이다.

"차라리 이회창 대통령이 낫지…"

프레시안 : 범여권의 공적이 이명박 전 시장이 돼버렸다. 이 전 시장은 왜 대통령이 돼선 안 되나?

정동 : 우리 국민은 위대하다. 이명박과 위대한 국민은 맞지 않는다. 국민은 이미 바깥세상을 보고 있는데 이 전 시장의 시각은 70년대 사고의 디엔에이를 갖고 있다. 가령 우리사회의 가장 확실한 이념적 리트머스 시험지가 남북문제일 텐데 이 전 시장이 주장하는 '선 핵포기'는 미국의 네오콘의 주장이다. 태연히 선핵포기 하라면서 이산가족의 자유왕래를 실현하겠다고 하는 뻔뻔한 주장이 어디 있나. 화해와 협력과 포용은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법의 핵 포기)는 충돌한다. 무정견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신혼부부들에게 집 한 채씩 준다고 하면서 신혼부부가 1년에 몇 쌍이 결혼하는지도 모른다. 아파트 준다며 그럴 듯 해 보이는 것을 노렸을지 모르나, 이런 최악의 포퓰리스트 정부가 들어서서 되겠나. 대표적인 게 대운하 아닌가. 운하 들어서는 동네는 개발수요에 대한 표가 있을지는 몰라도 재앙이다. 진시황 이후 운하를 판 적이 있나? 유럽도 중세 이후 운하를 판 적이 있나? 오늘 시대는 삽질하는 시대가 아니다. 국민을 현혹하는 최악의 포퓰리스트 후보가 국민들로부터 우리 미래를 책임질 것 같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데 대해 부끄럽다. 우리가 어떻게 했길래 포퓰리스트적 공약이 먹히고 그런 후보가 천지를 활보하는지 스스로를 반성한다.

또한 이 전 시장이 정말 청부(淸富)인지도 모르겠다. 월급쟁이 출신인데 자기 일생을 걸고 혼신의 힘으로 기업을 창업한 사람도 감히 이루기 어려운 수천억의 부를 축적했다는 것이 젊은이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까. 게다가 김유찬 노트에 보면 국회의원 선거에서 110억을 쓴 것으로 돼 있다. 선거법 백 배 위반이다. 그래서 국회의원직 박탈당한 것 아닌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박탈당한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 후보로 나올 수 있나. 서울시장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은 안 된다고 본다.

프레시안 : 이 전 시장의 지지율 하락을 어떻게 보나?

정동영 : 사필귀정이다.

프레시안 : 이 전 시장이 낙마할 것 같다고, 그러면 박근혜 전 대표가 쉬운 상대 아니냐는 말이 공공연한데.

정동영 : 우리보다 지지율이 몇 배인데 쉬운 상대가 어디 있나. 쉬운 사람은 없지만 나는 용납 못 하겠다. 차라리 이회창 대통령이 낫지. 이회창 전 총재는 아들 병역문제 하나 아니었나. 부정선거나 재산축적, 포퓰리스트, 대운하는 아니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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