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이 오는 27일 예정대로 합당 절차를 밟아 통합민주당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양당은 열린우리당 탈당파가 역제안한 '범여권 6자간 회담'을 거부하며 이같은 방침을 확인했다. 탈당파와 민주당-중도신당 측이 각자 제안한 '통합 테이블'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대통합론은 다시금 난기류에 빠져들게 됐다.
'통합민주당' 예정대로? 탈당파 막막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21일 "(탈당파의 6자간 회담 제안은) 민주당과 통합신당의 통합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본다"며 "오는 27일 예정대로 통합민주당을 출범시킬 것이며 발족 후에도 중도세력의 광범위한 합류를 위해 문호를 개방한다"고 밝혔다.
중도신당 양형일 대변인도 "열린우리당과는 당 차원의 통합논의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수차 밝힌 바 있다"며 민주당과의 소통합을 예정대로 추진할 방침을 확인했다.
양당은 공히 "6월 25일까지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중도개혁주의 세력과의 협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통합민주당이 개문발차 한 뒤라도 개별적인 추가 합류는 얼마든지 열어두겠다"고 밝혔다.
유 대변인은 "열린우리당과의 당대당 협상은 없으나 열린우리당 내 중도개혁성향 의원들이 중도개혁대통합 찬성 입장을 선언하면 개인 자격으로 참여하는 것을 통합신당과 협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들의 제안이 일언지하에 거절당한 탈당파들의 입장도 강경해졌다. '민주당과 중도신당이 소통합을 진행할 경우 추가 합류는 없을 것'이라는 냉담한 반응이 주조를 이뤘다.
이강래 의원은 "통합민주당이 출범해 소통합이 완료되면 올해 대선은 그야말로 물 건너가는 것"이라며 "대통합이 불발되는 한 함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개별합류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린우리당 대표자로 참석하든 개별 의원으로 참석하든 결국 참석자는 비슷하지 않겠느냐"며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도로 열린우리당은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는 문학진 의원도 "통합민주당으로의 합류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우상호 의원은 "민주당과 중도신당이 당대당 합당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일대일 통합으로 보이지 않는 틀을 구상한 것인데 일언지하에 거절해 아쉽다"며 "일단 진정성을 갖고 민주당과 중도신당을 다시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학규 범여권 합류시점 늦춰질 수도
이들 탈당파는 22일 다시 회동을 갖고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뾰족한 답을 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대통합 흐름의 키를 쥔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쪽도 직접적인 합류에 한발 빼는 양상이다.
우상호 의원은 "손 전 지사가 범여권 통합이 아닌 국민대통합을 주장하는데 적극 동의한다"며 "손 전 지사가 새로운 비전과 전망을 제시하면 대통합의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손 전 지사 측에서는 범여권의 지지부진한 통합 논의에 말려들기를 꺼리는 분위기다. 그간 손 전 지사가 범여권 합류하는 시기로 6월 말이나 7월초가 거론되기도 했으나 범여권의 통합논의가 지지부진하면서 8월 이후로 늦춰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많아졌다.
손 전 지사의 한 측근은 "범여권의 지지부진함에 함께 빠져들 수 있고 국민적 지지도 얻기 어렵다"며 "이런 구도는 범여권이 함께 망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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