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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금융으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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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금융으로 진화"

'효율성 강화' vs '모순만 축적' 평가 엇갈려

공산주의가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선 뒤 많은 사람들은 자본주의가 승리의 찬가를 부를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1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분석에 의하면 공산주의와 맞대결을 폈던 자본주의, 즉 산업자본주의 역시 최근 급속도로 팽창한 금융자본주의에 역사의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FT가 제시한 자료들을 살펴보면 금융 '폭발'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매킨지 글로벌 연구소는 전세계 산업생산 대비 금융자산 비율이 1980년에 109%였지만 2005년에는 315%로 껑충 뛰었다는 집계 결과를 발표했다.
  
  예금과 주식, 채권 등 주요 금융자산 총액도 1980년에 10조 달러 남짓이었으나 2005년에는 140조 달러로 크게 증가했다고 이 연구소는 덧붙였다.
  
  금융파생상품 가운데 이자율 스왑과 옵션, 통화 스왑의 평가액이 1990년 3조5000억 달러를 밑돌았지만 지난해 말에는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배에 이르는 286조 달러로 폭증했다는 국제스왑파생상품협회(ISDA) 자료도 있다.
  
  헤지펀드라는 새로운 시장 참여자를 탄생시키고 은행을 단순히 돈을 빌려주고 오랜 기간 고객과 관계를 유지하는 상업은행 형태에서 적극적이지만 단기적인 운영이 특징인 투자은행으로 변모시킨 것도 금융자본주의의 특징 중 하나다.
  
  지난 1.4분기 현재 전세계에서 9575개 헤지펀드가 1조6000억 달러 가량을 운영하고 있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금융정보업체 PEI에 집계된 사모투자펀드(PEF) 약정 총액은 4320억 달러에 이른다.
  
  금융자본주의가 1930년대 경제대공황 때 채워졌던 수정자본주의라는 족쇄를 깨뜨릴 수 있게 된 거시적 배경으로는 규제 완화와 정보기술(IT) 발달이 꼽힌다.
  
  미국에서도 20세기 중반에는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이 법에 의해 분리돼 있었고 대부분 나라에서 자국민들이 외환을 거래하거나 외국에 자산을 보유하는 것을 엄격히 규제해 왔으나 이제는 제1차 세계대전 발생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자유화가 이뤄졌다고 FT는 설명했다.
  
  컴퓨터의 도움이 없었다면 수많은 파생상품의 개발이나 자산가치 평가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점과 인터넷이 발전되지 못했다면 24시간 멈추지 않는 거래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옵션이라는 파생상품의 개발, 그리고 통화관리 주체로서 중앙은행의 존재 역시 금융자본주의 시대를 이끌었다는 해석도 있다.
  
  이처럼 금융자본주의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무엇일까.
  
  FT는 먼저 가계 부문에서 보유 자산을 다변화시키고 차입이 용이해졌다는 점을 들었다.
  
  1994년에서 2005년 사이 영국 가계의 부채비율은 GDP의 108%에서 159%로 늘어났고 미국에서도 같은 기간에 92%에서 135%로 뛰어올랐다. 그만큼 가계의 소비 여력이 늘어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기업 부문에서는 전문 경영인에 비해 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국경을 초월한 인수ㆍ합병에서 자유로운 기업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지목됐다.
  
  국가 혹은 정부 입장에서는 국경의 구애를 받지 않는 소유권 주장 탓에 국가나 사회의 고유한 특성을 내세우기 힘들어지고 국가 자본, 또는 민족 자본이 활동할 여지가 줄어드는 현상이 벌어졌다고 FT는 풀이했다.
  
  FT는 이런 현상이 좋은지 나쁜지, 나아가 자본주의가 궁극적인 형태로 발전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여러 논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결론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야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자본주의에 대한 긍정론자들이 개방 및 자유화에 기인한 효율성을 내세우는 반면 비판론자들은 거시적 여건이 오랫동안 양호했기 때문에 순조로운 성장을 보였을 뿐 안으로는 더 큰 위기와 모순점을 축적해 왔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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