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이 대선 불출마 선언 후 오히려 보폭이 넓어졌다. 김 전 의장의 '도덕적 권위'를 무시할 수 없는 정치권 분위기와 맞물려 범여권 제세력과 시민사회 진영을 두루 접촉하며 대통합 설득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김 전 의장의 표정도 한결 밝아졌다. 김 전 의장은 13일 임종석, 우상호, 이인영 의원 등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초, 재선 의원들을 만난 오찬 자리에서 "지난 한 달 내내 잠을 설쳤는데 어젯밤에는 오랜만에 제대로 잠을 잤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빠르게 통합을 위해 움직여 달라"고 요청했고 김 전 의장도 '대통합을 위한 시간이 촉박하다'며 긍정적으로 화답했다고 한다.
오찬 직후 김 전 의장은 민주당 김종인 의원을 대표로 열린우리당 최규성 의원, 이목희, 이인영 의원 등 탈당파 의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국민경선추진위원회 준비모임에 참석했다.
김 의장은 이 자리에서 "완전국민경선을 통한 새로운 국민 후보의 탄생으로 구도를 만들기만 하면 국민들에게서는 다시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국민경선추진위가 중요하다"고 참석 의원들을 격려했다.
김 전 의장은 이 밖에 금주 중 민주당 내 통합파 인사들과 동교동계 인사들 및 대선주자 일부와도 비공개로 만나기로 약속했고, 이에 앞서 우리당을 탈당한 민생정치준비모임 의원들과의 회동 약속도 잡았다.
특히 14일 저녁에는 범여권 대선주자 및 각 정파 지도자들이 거의 빠짐없이 참석할 예정인 '6.15 7주년 만찬행사'에도 간다. 김 전 의장의 불출마 선언 후 대선주자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대선후보 연석회의 등 김 전 의장의 통합 구상에 대한 이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후보자 연석회의 분위기 띄우기
이처럼 김 전 의장은 범여권 대선주자 및 세력을 두루 접촉해 대통합의 공감대를 넓히면서 범여권 세력통합과 대선주자 연석회의의 투 트랙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대선주자 연석회의는 김 전 의장이 직접 제안, 주최하기보다 재야 시민단체 원로들과의 접촉을 넓혀 이들이 호스트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참여를 이끌어 내겠다는 복안이다.
김 전 의장 측은 "현재 김 전 의장은 모든 대선주자들을 비롯해 민주당 대통합파 의원 등 범여권의 대통합에 동의하는 의원들과 부단히 접촉하고 있다"며 "탈당 및 불출마선언의 의미를 설명하고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제 불출마 선언 때 언급했던 대선주자 모두를 만날 계획"이라며 "시기는 이번 주나 다음 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외곽을 돌고 있는 손학규 전 지사,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친노 그룹의 조타수 격인 이해찬 전 총리 등과의 회동 여부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김 전 의장은 손 전 지사가 이날 대통합을 언급한 데 대해 "손 전 지사는 본래 대통합이나 2007년 대선이 87년 대선의 재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며 "(손 전 지사의 발언은) 그 마음이 표현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국현 사장은 이날 "국민과 대화하고 비전을 마련하는 시간이 8월 중순까지는 필요하다"며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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