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과 번영을 위한 미래구상, 전진코리아 등 정치세력화를 추진해 온 시민사회세력들이 11일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최열 환경재단 대표와 김호진 고려대 명예교수(전 노동부 장관)을 공동대표로 하는 창당추진위원회도 구성했다.
이들은 이날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에 대한 비전과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을 만들어 대한민국을 다시 한 번 도약시키려 한다"고 밝혔다. 이날 신당 창당 선언에는 최 대표, 정대화 상지대 교수, 양길승 녹색병원 원장 등 시민사회인사 69명이 참여했다.
"정치인은 발기인대회 이후 참여 가능"
이들은 "우리는 독자성만을 고집하지 않으며 우리가 추구하는 원칙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연대할 뿐 아니라 범진보개혁 세력의 결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며 통합 대상을 폭넓게 열어뒀다.
'내달 1일 발기인대회 이후'라는 조건을 달았지만 열린우리당 등 정치권 내 소위 '민주개혁'세력에 대해서도 문을 열어뒀다.
최열 대표는 "발기인대회는 정치인을 배제하고 치룰 생각이며 우리가 갖는 비전과 원칙에 동의하는 정치인은 발기인대회 이후에 동참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일신하는 모습이 보여야 한다"는 전제도 달았다.
창당추진위원회의 대변인으로 선임된 정대화 교수는 "우리는 새로운 당을 추구하면서도 통합적이어야 하는 모순이 있다"며 "논의 결과 발기인대회까지는 우리가 지향하는 원칙과 기준, 강령 등을 만들고 그 이후 창준위가 구성되면 정치권과 협의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들은 7월 하순 중앙당을 창당하고 국민경선을 개최할 예정이다. 정 교수는 "흔히 '독자후보'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이번 대선에서 범개혁진영에서의 엔(n)분의 1이 돼 경쟁하는 것을 논의하지 않는다"며 "다른 세력과 연대해서 경선을 통해 통합하려는 입장"이라고 말해 정치권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정 교수는 최근 대통합추진위원회나 국민경선추진위 등을 제안하며 시민사회세력과의 제3지대 창당과 국민경선을 추진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탈당파에 대해서는 "(그 사람들에게) 들러리가 되고 집이 되기 위해 (우리가) 결단을 내린 것이 아니다"라며 거리를 뒀다.
'노선과 후보' 두고 내부 이견
시민사회진영이 우여곡절 끝에 신당창당을 선언했으나 창당추진위원회는 앞으로 적지 않은 내부 갈등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창당 선언에 이름을 올린 단체만 해도 통합번영미래구상, 전진코리아,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창조한국 등으로 노선이나 지지하는 후보가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는 단체들이다.
손학규 전 지사를 측면지원하고 있는 전진코리아가 창당추진위에 참여한 것이 가장 대표적이다. 그간 통합번영 미래구상은 보다 개혁적인 노선을, 상대적으로 전진코리아는 보다 중도적인 노선을 표방해 왔다.
김윤 전진코리아 대표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21세기 선진경제 글로벌 시대에 유력한 대통령 후보가 토목공사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정치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공유하고 있다"며 "더 큰 대의를 위해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낙관했다.
그러나 6월 말 체결을 앞두고 있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등을 둘러싸고 심각한 노선갈등이 다시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정대화 교수는 "(통합번영 미래구상이) 한미FTA에 대해 비판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고 전진코리아는 보다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유연하게 토론해보기로 했다"며 "하나의 당이 모든 사안에 하나의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윤 대표도 "한미 FTA 문제의 경우는 좀 더 시간을 요한다"고 말했다.
후보 문제도 골치 아프다. 최열 대표 등은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최 대표는 "시민사회와 전문가 그룹이 문국현 사장에게 나라를 위해 결단하라고 요구하면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문국현 사장 외에 후보 출마를 권유하려 접촉하고 있는 분은 아직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전진코리아는 손 전 지사를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보고 있다. 김윤 대표는 "손 전 지사가 지금과 같이 한나라당의 한계를 지적하고 틀을 벗어나는 처신을 계속하는 한 소중한 후보임에 틀림없다"며 "손 전 지사와 함께 시작해 문국현 사장도 함께 국민 경선에 참여하는 방안도 바람직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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