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17일 "(지난 15일) 손학규 전 지사를 만났고 기본적으로 신뢰를 구축하는 차원의 만남이었다"면서 "항간의 보도와 달리 오픈 프라이머리를 요청하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통합추진위원회에서 "원래 비공개 회동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안 하는 성격인데 (이날 회동에 대한) 오보가 많아 할 수 없이 이야기를 해야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의장은 "(이날 자리에서는) 손 전 지사가 당을 나온 이후 평양 다녀온 이야기, 광주 방문 예정 이야기 등을 하면서 서로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신뢰를 쌓는 노력을 했다"며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새로운 정치를 해나가고 그런 문화들이 우리 국민 행복에 도움이 되겠는가 하는 말씀들을 아주 우호적인 가운데서 잘 나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 의장은 "지금은 오픈프라이머리 참여를 요청할 타이밍이 아니다"라며 "제가 처음 만나서 무엇을 참여하라고 할 상황도 아니고 그런 이야기를 하려면 사전 작업이 되었어야 하는 것이지 그렇게 불쑥 내놓을 이야기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픈 프라이머리는 아직 준비도 되지 않았고 저희는 대통합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런 이야기가 나왔을 리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손 전 지사측 이수원 공보특보도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손 전 지사는 '새 정치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나눴다'고만 했을 뿐 오픈프라이머리 관련해서는 답이 없으셨다"며 "이날 자리에서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보조를 맞췄다.
열린우리당 '대통합 돌파구', 손학규 '기반 넓히기' 짝짜꿍
그러나 범여권의 통합이 교착국면에 접어든 시점에 정세균 의장과 손 전 지사의 회동은 여러 모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좌편향 진보인사 및 국정실패 책임인사 배제론'을 들어 열린우리당과의 통합에 부정적인 박상천 민주당 대표가 손 전 지사에 대해선 우호적인 평가를 해 왔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제3지대에서 기반 다지기에 매진하고 있는 손 전 지사로서도 범여권의 세력통합에는 당장 거리를 두면서도 대선주자로서 향후 오픈프라이머리에 참여할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평가된다.
손 전 지사는 회동 다음날인 16일 독자세력화에 무게를 두는 동시에 비(非)한나라당 세력의 연대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손 전 지사는 특히 17일부터 2박3일 간 상당수 범여권 인사들이 모여드는 광주로 내려가 범여권 주자로서의 '이미지 형성'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손 전 지사는 광주 방문 첫날 조선대학교에서 재학생들과 향토기업 최고경영자들을 상대로 잇따라 특강을 하고, 18일에는 5.18 공식 기념행사에 참석하며 영화 `화려한 휴가' 시사회에도 참석한다. 19일에는 이 지역 인사들과 두루 접촉한다.
손 전 지사는 이번 조선대 강연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통한 개방 정책과 '퍼주기'를 넘어서는 대북평화정책으로서 '한반도 평화경영 정책'을 역설할 계획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