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탈당 그룹인 통합신당모임은 7일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중도개혁통합신당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독자정당 행보에 들어간다.
교섭단체 구성은 미지수
통합신당모임은 6일 오후 전원회의와 창당준비위원회 운영위원회를 열어 신당의 대표에 지난 1월 열린우리당에서 집단탈당을 이끌고 그 이후 실질적으로 모임을 주도해 온 김한길 의원을 추대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이날 창당대회에서 별도의 선거 절차 없이 당 대표로 선출될 예정이다. 양형일 대변인은 "범여권 통합 작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려면 강력한 단일지도 체제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김 의원을 단독 추대키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합신당모임은 "다른 정치세력과 통합에 대비하고 문호를 열어놓는다"는 의미에서 직함을 '대표'가 아닌 '공동대표'로 하기로 했다. 양 대변인은 "시민사회세력이나 다른 당과의 통합이 진전될 때 다른 사람이 공동대표로 올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중도개혁통합신당이 원내 교섭단체(소속 의원 20명 이상)를 구성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통합신당모임 소속 의원은 25명이지만 전병헌, 이종걸 의원 등 소속 의원 6명이 창당에 동의하지 않아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추가 탈당, 합류가 필요한 상황이다.
양형일 대변인은 "중도개혁통합신당에 참가하는 의원 수는 22±1명이 될 것"이라며 교섭단체 구성을 확신했다. 양 의원은 "(동참 거부 의사를 밝힌) 6명을 상대로 설득하고 있고 밖에서 들어올 분들도 있다"며 "함께하기로 확정된 분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유필우, 이영호 의원 등 열린우리당 내 수도권 초재선 의원들과 신중식 민주당 의원 등이 동참 여부를 두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통합신당모임' 통합협상 재개될까
통합신당모임은 창당대회를 마치면 다시 민주당과의 당대당 통합 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양 대변인은 "현재로선 정해진 로드맵은 없다"면서도 "민주당과의 통합의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통합신당모임 측과 협상 재개에 나서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원내 의원들은 7일 오전 대표단-의원총회 연석회의에서 박상천 당 대표에 대해 '통합신당모임과의 통합협상에 나서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박 대표는 통합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우선 중단된 통합신당모임과의 협상부터 재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고 신중식 의원도 "민주당이 이대로 그냥 있으면 통합의 주도권을 상실한 채 소멸의 길로 갈 수 있다"며 "통합신당모임과의 대화를 1차적으로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상천 대표는 여전히 '민주당 중심의 통합'에 방점을 두고 있다. 박 대표는 이날 회의의 모두발언에서 "통합신당모임과의 합당논의가 중단된 것에 대해 당내에서 여러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우리의 결론을 낼 것"이라면서도 "잡탕식 통합, 잡탕식 정당은 의미도 희망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
박 대표는 "열린우리당이 어려운 처지에 있다고 해서 민주당을 끌어들여 희생양을 삼으려는 것은 대단히 이기적인 행동이고, 결과적으로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을 동반자살하게 만든다"며 "우리가 만든 중도개혁 정당이 열린우리당 유사정당, 이중대로 인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신당모임과의 협상 재개를 촉구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은 박 대표가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경우 탈당해 중도개혁통합신당에 합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 "분열의 정치를 하는 이들이나 축하할 일"
한편 열린우리당은 중도개혁통합신당의 창당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박찬석 최고위원은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새로운 정책과 노선으로 당을 만든다면 경쟁이 되더라도 축하를 드리는 게 도리"라며 "그러나 우리당을 탈당한 분들이 나가서 세를 모으는가 했더니 그러지도 못하고 따로 독립당을 만든다고 하니 기가 막힐 뿐"이라고 비판했다.
박 최고위원은 "국민 앞에 어떤 정강이나 이데올로기를 내세울지, 새로운 당을 대통합신당을 만드는 데 총력을 다한다고 해놓고 따로 당을 만드는 건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축하하지 못하는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창당대회에 축하 사절도 화환도 보내지 않을 계획이다. 최재성 대변인은 이날 창당대회에 대해 "분열의 정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축하할 일"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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