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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해군병사들, "이라크전쟁은 돈벌이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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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해군병사들, "이라크전쟁은 돈벌이전쟁"

귀국 직후 언론인터뷰 등으로 수억원 수입 예상

이란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15명의 영국 해군 병사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돈벌이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어 영국인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영국 국방부가 병사들의 이같은 행동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방부 스스로 군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영국의 <옵저버>는 8일 병사들에 대한 개별적인 언론 인터뷰와 병영 수기 판매를 금하고 있는 영국 국방부가 이번에는 '특수한 상황'이었음을 이유로 언론 인터뷰를 허락했다고 전했다.
  
  영국 해군 15명은 지난달 23일 이란 영해를 침범했다는 이유로 이란혁명수비대에 붙잡혀 13일간 억류됐다가 지난 5일 풀려났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들을 풀어주면서 일일이 악수하는 장면을 연출했고 "영국 국민에게 이들의 자유를 '선물'로 준다"고 말했었다.
  
  英 국방부 "언론에 나가 진실을 말하고 돈벌어라" 부추겨
  
  언론 인터뷰와 서적 판매를 통해 이들이 벌어들일 돈은 약 25만 파운드(4억6000만 원 상당)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억류자 중 유일한 여군이었던 페이 터니는 약 15만 파운드(2억7000만원 상당)를 벌 것으로 이 신문은 전망했다.
  
  국민들의 걱정을 한 몸에 받았던 병사들이 귀환하자마자 이같은 행동을 하자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야당인 보수당의 리암 폭스 예비내각 국방장관은 "우리 군대는 전문성과 품위를 최고의 가치로 삼는다"며 "억류된 병사들을 걱정했던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그들의 행각이 군의 품위를 떨어뜨리고 군인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고 여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스니아에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주둔 중인 영국군의 밥 스튜어트 사령관은 영국 <선데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방부가 군의 불행을 한갓 서커스로 만들었다며 "풀려난 병사들이 텔레비전의 리얼리티 쇼 스타들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튜어트 사령관은 이어 "국방부가 그들을 그렇게 부추겼다는 것은 놀랍다"고 개탄했다.
  
  이라크에서 아들을 잃은 로스 젠틀은 "이것은 잘못된 것이고 국방부는 그런 행위를 허락해서는 안 된다"라며 "이라크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 중에 자신의 이야기를 돈벌이로 삼았던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
  
  한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풀려난 병사 중 한 사람은 자신의 이야기를 '사려면' 7만 파운드(1억2800만 원)를 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영국 해병대가 병사들이 풀려나면서 이란에서 받아온 선물보따리에 있는 꽃병을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에 내놓기로 했다는 보도도 있다. 풀려난 한 병사의 아버지는 국방부가 자신의 아들에게 "언론에 나가라. 나가서 진실을 말하고 돈을 벌어라"라고 부추겼다고 말했다.
  
  국방부, '자제력 약화 약물 복용' 조사
  
  한편 이란 내에서 보여줬던 이들의 행태에 대한 논란도 일어나고 있다.
  
  이들이 인질로 억류돼 있었던 불가피한 상황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영해 침범을 사과하고, 나아가 이란인들을 칭찬하기까지 한 행동은 "협조적인 태도가 지나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영국군들은 억류 중 이란 TV에 나와 영국 정부의 주장과 달리 이란 영해를 침범했다고 시인한 후 아무렇지 않은 듯 웃고 농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들은 또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과 악수하고, 자신들을 용서해준 데 대해 뜨거운 감사를 표시해 영국 정부의 체면을 구기고 영국인들에게 굴욕감을 안겨 주었다.
  
  이들은 마지막 석방 순간에도 피스타치오와 사탕, CD, 책, 꽃병 등 이란 정부가 준 선물이 가득 들어 있는 쇼핑백을 거절하지 않고 영국군 기지까지 들고 왔다. 게다가 영국군들이 입은 복장은 공교롭게도 이들을 나포한 이란혁명수비대 대원들이 비번일 때 입는 옷이다.
  
  이에 대해 스튜어트 사령관은 "전쟁 중이 아니고, 시대 분위기가 달라졌다 해도 자신들이 이란 영해를 침범했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고 사죄하는 우리 군인들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조크 스터럽 공군 참모총장은 "병사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해야만 했던 행동을 했을 따름이며, 그들이 자랑스럽다"고 병사들을 옹호했다.
  
  영국 국방부는 이들이 이란에 영해 침범을 사과했다는 이유로 처벌하지는 않을 것이며 이들이 어떤 상황에서 그런 사죄를 하게 됐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특히 조사의 일환으로 이들이 이란에 있는 동안 자제력을 약화시키고 기분을 좋게 하는 약을 주입한 음식을 먹었는지 알아보는 약물 검사도 받을 예정이다.
  
  자유를 위한 전쟁인가, 돈벌이를 위한 전쟁인가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이라크의 자유와 민주주의, 더 나아가 중동지역 전체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이라크전쟁을 일으켰다고 강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이라크의 석유자원을 독점하고 미국의 세계패권을 영속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부시의 이라크전쟁에 동원된 영국 병사들, 이들도 이라크전쟁의 본질은 자유를 위한 성전이 아니라 돈벌이를 위한 추악한 전쟁이라는 사실을 이미 몸으로 터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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