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은 억울할까?'

범여권 '십자포화'에 "비보도 발언이었다" 해명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나라당의 집권 가능성이 99%'라고 발언한 내용이 20일 보도되자 열린우리당과 탈당파 의원들은 이에 대해 강도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유 장관은 '비보도'를 전제로 한 발언이었다며 해명하고 있으나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출당조치'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재건 "명백한 해당행위, 출당조치 해야"
  
  우리당 원혜영 최고위원은 21일 확대간부회의 모두발언에서 "새로운 출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찬물을 끼얹는 언행이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더구나 패배주의적 사고를 여과없이 노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언행"이라고 비판했다.
  
  유재건 열린정책연구원장도 이날 확대간부회의 비공개 토론에서 즉각 윤리위원회를 열어 출당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원장은 이날 회의 직후 "유 장관 발언은 해당행위이기 때문에 출당조치를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며 "당이 새롭게 거듭나서 정권을 연장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 99% 상대당이 이긴다고 하면 유 장관은 당을 할 필요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최재성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랜만에 형성된 당의 단합분위기를 저해한 데 대해 경계하고 관리하자는 주문들이 많았다"고 지적하면서 "이 문제를 푸는 방법으로는 절차를 통해 해결하는 강한 방법이 있고, 정치적으로 잘 풀어나가는 방법이 있는데, 절대 다수 참석자가 정치적으로 잘 해결하자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집단탈당그룹인 통합신당모임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전병헌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원회의에서 "열린우리당이 혼란에 빠져 있을 때 그 중심에 늘 유 장관이 있던 걸 기억한다"며 "객관적으로 지켜보는 사람들은 유시민 장관이 `엑스맨' 아니냐고 말하곤 하더라"고 맹공했다.
  
  전 의원은 "유 장관은 국민의 정부가 들어서자 그가 얘기하는 보수.수구언론을 통해 끊임없이 국민의 정부를 괴롭혀 왔다"며 ""유 장관은 스스로 열린우리당의 `역린'을 건드리고, 그래서 스스로 열린우리당의 소멸을 얘기하는 장본인이 되고 있는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전 의원은 열린우리당 내 사수파도 함께 비판했다. 전 의원은 "당 내에서 통합신당의 '통' 자도 꺼내지 못하게 난리쳤던 사수파가 열린우리당이 없어질 것이라는 유시민 발언에 어떻게 반응할지 지켜봤으나 결과는 대단히 실망스러웠다"며 "당을 사수하겠다는 분들은 어디에 있는 것이냐"고 비꼬았다.
  
  복지부 기자단, 국민일보 기자 '출입정지' 결정
  
  한편 복지부 기자단은 21일 유 장관의 발언을 처음 기사화한 국민일보 기자에 대해 복지부와 유관부처 6개월 출입정지라는 중징계 결정을 내렸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복지부 기자단 간사인 연합뉴스 황정욱 기자는 "당시 유 장관에게 오프 전제로 발언을 요구했고 유 장관이 이를 받아들여 발언을 한 것으로, 국민일보 기자 역시 당시 수 차례 오프 약속에 합의했다"며 "오늘 징계 결정에 대해 국민일보 기자도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유 장관은 전날 보도자료를 내 "장관 취임 1주년을 맞아 개최한 저녁 호프 미팅에서 일부 기자들이 현재의 정치상황이 복잡하므로 장관에게 정치평론가적 입장에서 분석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비보도를 전제로 현 정치상황을 분석하는 관점과 일부 사례를 들어 설명했고 실제로 약 10여 일 간 보도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보도된 내용에는 말하지 않은 내용과 맥락을 다르게 인용한 내용이 많아 정확한 보도라 할 수 없다"며 "부정확한 내용에 대해서는 일일이 공박할 필요가 없어 별도로 반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