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최장집 "文-安 단일화, 결선투표제 있었다면…"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최장집 "文-安 단일화, 결선투표제 있었다면…"

"민주통합당은 '캠프 정당'… 새누리당보다 응집력 떨어져"

진보정치학계 원로인 최장집 고려대학교 명예교수가 '국회의원 수 축소'를 주장한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에게 "정치, 그 자체를 축소하자는 방안"이라며 쓴소리를 던졌다.

최 교수는 지난 25일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2013년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 특강 도중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너무 적다. 오히려 500명으로 늘려야 한다"며 안 후보의 정치개혁안을 정면 반박했다.

그는 "이렇게 많은 인구에서 단원제로 국회의원 300명은 굉장히 작은 수"라며 "수를 늘리되, 특권을 박탈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국회의원의 특권을 줄이는 방안으로 "국고보조금을 줄이거나 2년마다 바꾸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며 "스테이터스(지위)를 낮춰서 (국회의원이) 시민에 더 가깝게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전면적 개편 필요해"

민주통합당에 대해서는 '전면적 당 개편'을 요구하고 나섰다.

최 교수는 "노무현 정권이 역사상 가장 래디컬(급진적)한 정부였는데, 정당을 오히려 해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거기에 참여경선제를 도입해 안과 밖의 벽을 허물어버림으로써 당을 약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통의 정책이나 이념, 가치를 추구하지 않고 능력은 더욱 없는 껍데기만 있는 정당"이라며 "전면적 개편이 없으면 안 된다"며 날선 비판을 날렸다.

이어 "다들 (당 대선 후보를 당이 아닌) 캠프의 대표로 생각하기 때문에 (내부 구성원들이) 소극적으로 접근한다"며 "새누리당보다 응집력이 떨어진다"고 일침을 가했다.

"평소 새누리당 지지자라는 오해를 살 정도"라며 강고한 정당 정치 체계를 강조하는 최 교수는 민주통합당을 포함해, 우리나라 정당 내부에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 구조에서는) 대선 후보와 당 대표가 다른 사람이어야 하고.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달라야 한다"며 "지도부가 아무런 권력이 없으니 뭔가를 할 수가 없다"며 당내 리더십의 재구성을 촉구했다.

▲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프레시안(자료사진)

원로 사회 '개헌 요구'에 "결선투표제 도입이 먼저"

최 교수는 원로 사회의 '개헌 요구'에 대해 "개헌 대신 결선투표제 도입 등으로 정치개혁을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헌법은 정치를 규율하는 광범한 틀을 제공할 뿐"이라며 "보다 국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비례대표제, 결선투표제 등 개혁"이라고 개헌론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어 "헌법이 좋아 정치가 잘 된다고 한다면, 해방 후 민주주의가 가장 잘 됐어야 한다. 1948년 제헌의회 헌법은 세계에서 제일 좋은 미국과 독일-오스트리아 헌법을 합쳤던 것"이라며 헌법과 현실과의 괴리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당 없는 민주주의는 상상할 수 없다"며 "정당을 바로세우는 게 헌법보다 앞선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선투표제에 대해 "대통령중심제를 유지하면서 정당의 다당제를 허용한다는 면에서 정치적 다원주의를 담보할 수 있는 제도"라며 "1차, 2차 투표 사이에 검증이 시간 있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안 후보의 단일화 역시 결선투표제가 도입됐다면 훨씬 수월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두 후보들 간 정책 대결이 충분히 무르익도록 해야 하는데 빨리 단일화하라며 압력을 넣으면 결국 한 사람은 포기해야 한다"며 "민주적인 방식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결선투표제를 해서 2차 투표를 하는 게 지금 밖에서 강압하면서 만들어내는 결과보다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개헌이나 문-안 후보 단일화 촉구 등 원로 사회가 큰 목소리를 내는 데 대해서도 배격하는 입장을 밝혔다.

최 교수는 "원로는 19세기 이전 초기 민주주의 때 국가가 나갈 방향을 잡아주던 사람들"이라며 그러나 "과거와 달리 이제 보통 시민들도 교육을 받아 스스로 판단하고 실천할 능력과 자질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옛날 원로들에 비해 특별한 도덕적, 지적 능력을 가졌다고 보기도 힘들고. 특별한 역할을 할 필요도 없다"며 원로 사회에 자제를 요청했다.

"단일화, 안철수가 민주통합당 들어가지 않겠느냐"

특강 직후 최 교수는 기자와 만나 개인 거취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 교수는 현재 문-안 두 후보 캠프와 긴밀한 접촉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문재인 캠프로부터 새정치위원회 위원장 제의를 받았다가 거절한 그는 "안 캠프 쪽에선 캠프 직책이나 연사 초빙 등을 제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단일화를 가정할 경우 캠프를 도울 의향이 있는지 묻자 그는 웃으며 "그건 그때 봐야 안다"며 답변을 보류했다. 향후 정치 참여를 아예 배제할 순 없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또 두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안 후보가 민주통합당에 들어가지 않겠느냐"며 조심스런 답변을 내놨다. 따라서 만일 안 후보가 당선했을 경우 현재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여당 공백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