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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의 원자로중단-사찰수용 '청신호' 판단 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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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의 원자로중단-사찰수용 '청신호' 판단 일러

'금융제재 선결' 및 핵무기-핵프로그램 분리 기조 여전할 듯

6자회담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지난 16~18일 베를린 북미회동에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에게 영변의 5메가와트급 원자로 가동을 중단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팀의 재입국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조만간 재개될 6자회담에서 이러한 내용이 북한의 핵포기로 이어지는 '초기단계 조치'로 합의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북한이 에너지 지원 등 최대한의 대가를 요구하고 있어 회담이 어려워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김 부상이 24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후 중국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다음 6자회담에서는 9.19공동성명 이행방안을 집중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그와 관련한 베를린 협의 결과에 만족한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9.19공동성명의 이행방안에는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핵시설 가동 중단과 IAEA 사찰 등 '초기이행조치'를 받아들이는 문제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북미 금융제재 회의 두고도 신경전 여전
  
  그러나 북한의 이같은 입장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과 우리 정부 당국자들은 그리 새로운 것은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이 영변 원자로 가동중단과 IAEA 사찰을 수용하겠다는 것은 지난해 12월 6자회담을 전후로 해 이미 '흘려 왔던' 태도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6자회담에서 그 얘기가 안 됐던 것은 초기이행조치 논의 자체가 어려워서가 아니라 북한이 금융제재 해결이 없으면 핵폐기 논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북한이 이번 베를린 회담에서 금융제재와 핵폐기 논의를 분리하겠다는 입장으로 한발짝 물러나는 동시에 핵시설 가동중단과 IAEA 사찰을 받겠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고 해서 향후 핵폐기 논의가 급진전될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다.
  
  아사히의 보도대로 북한이 가동중단·사찰수용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그에 대한 대가를 미국의 기대보다 크게 요구하고 있고, '미래의 핵'과 관련된 핵 프로그램 중단은 수용하지만 이미 보유한 핵을 폐기하는 논의는 별개라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 부상이 현 시점에서는 기존의 핵 관련 시설을 폐기하거나 공개되지 않은 핵관련 프로그램의 신고는 거부하겠다는 뜻도 아울러 밝혔다는 아사히의 보도는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김 부상이 순안공항에서 "(6자회담) 4개국 수석대표들과 만나 여러 쟁점에서 의견 일치를 보았다"고 말하고,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도 24일 "북한도 탄력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하는 등 차기 회담에 대한 희망적인 발언이 나오는 것으로 볼 때 가동중단·사찰수용이라는 북한의 태도가 전과는 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이는 북미 베를린 회동에서 북한의 핵폐기에 관한 보다 깊숙한 얘기가 오갔을 수 있다는 추측에서 나온다.
  
  한편 일본 교도통신은 24일 6자회담과 북미 금융 실무회의 시기를 두고 미국은 동시 개최를 주장한 반면 북한은 금융회의를 먼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해 금융제재에 관한 돌파구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북한의 입장이 여전히 완고함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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