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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스타워즈와 '위선의 국제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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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스타워즈와 '위선의 국제정치'

위성 요격 기술 선보인 중국과 미국의 신경전

중국이 지난 11일 위성 요격에 성공하면서 미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소련의 붕괴로 무주공산이 된 우주공간에 대한 지배력을 침해받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눈치다. '제2의 스타워즈' 시대가 밝아온 듯하다.

미국과 관련국들의 지속적인 확인 요청을 거부해 오던 중국은 23일 마침내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일부 국가들에 최근 인공위성 요격 탄도미사일 발사실험 사실을 통보했다"는 우회적인 말로 실험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면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우주의 무력화나 어떠한 군비경쟁도 반대하고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홍콩에 본부를 둔 인터넷신문 <아시아타임스>는 22일 논평기사를 통해 겉으로는 평화와 군비축소를 바란다면서도 뒤에서는 우주공간까지 군비경쟁의 장으로 만들고 있는 강대국들의 '언행 불일치'와 '위선'을 꼬집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이번 위성 요격 실험은 중국의 일방적인 위선이 아닌 미국의 위선에 대한 대응임을 지적하며 우주공간에서의 군사력 개발에 열중해 온 미국의 행태를 동시에 비판했다.

다음은 이 논평의 주요 내용.


▲ 중국의 위성 요격 실험은 미국의 우주 지배에 대한 대응이다. 지난해 11월 미군의 실험위성을 탑재한 보잉 델타2 로켓이 케이프 커너배럴 미 공군기지에서 발사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중국이 지난 11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자국의 낡은 기상위성을 폭파하자 미국 군부에서는 파문이 일었다. 그 원인은 다른 게 아니라 시점 때문이었다.

1980년대 중반 위성 요격 능력을 개발하면서 어느 누구에게도 도전받지 않던 우주공간에서의 미국의 지배력은 최근 위협을 받고 있다. 미국 외에 그같은 능력을 가졌던 나라는 구 소련이 유일했다가 드디어 중국이 제3의 경쟁자로 부상했다.

군사적으로 중국은 미국의 잠재적인 경쟁자로서의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한국전쟁에 개입했고, 1964년 핵보유국이 됐으며, 최근에는 대만문제에 대한 군사적 옵션을 버리지 않았음을 미국에 주지시켜 왔다.

이번 위성 요격 실험은 미국에 대한 군사적 도전의 최신판으로 우주공간에서도 중국이 미국의 경쟁자 중 하나임을 보였다. 우주에서 미국의 "동등한 경쟁국"이라고 지칭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경쟁이 시작됐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거의 없다.

이번 실험에 대해 일본과 한국, 호주가 중국에게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은 흥미롭다. 어떤 이는 이 나라들이 무슨 설명을 원하는지 의아해했다. 이 나라들이 중국의 위성 요격 능력 보유 여부에 대해 확인을 바라는 것이라면, 더이상 설명할 게 없다.

중국의 군사·외교 당국이 위성 요격 능력, 그리고 실험 사실 조차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는 사실은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번 실험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음으로써 중국은 첨단(무기)기술에서 미국의 경쟁자가 되지는 못하지만 육상·해상·우주를 장악하고 있는 미국의 첨단 기술력에 필적하는 능력을 개발하는 데 당분간 집중하겠다는 신호를 분명히 보낸 것이다.

대만에 있는 중국 본토 출신의 한 명민한 연구자는 중국이 외교와 평화에 대해 많은 말을 하지만 첨단무기 개발 속도를 늦춘 일이 없다고 지적했다.

모든 나라들은 (군사)전략 문제에 있어 말과 행동이 안 맞거나 위선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우주공간에서의 군사력을 개발해 오고 있다고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실제로는 그동안 그렇게 해 왔다. 미국은 "우주공간에서의 자유로운 활동"에 대한 권리를 주기적으로 주장해 왔고 그것은 우주공간을 군사화하겠다는 것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었다.

조지 부시 미 행정부는 지난해 우주공간을 육상이나 해상과 마찬가지로 국가 안보의 중요한 영역으로 여기고 있음을 주장하는 새로운 정책을 공포했다. 중국의 위성 요격 실험은 그 발표로부터 멀지 않은 시점에 시행된 것이다.

미국은 또 우주에서의 자유로운 활동 권리를 다른 나라들이 침해한다면 그것을 막아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은 방어적인 목적 때문에라도 우주에서의 군사 능력을 개발하는 게 더 낫다고 분명히 인식해 왔다.

중국은 저고도 위성이 미국의 군사 통신, 폭격과 군 배치를 위한 위성항법장치(GPS), 실시간 정찰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수단이 되었음을 잘 알고 있다. 결과적으로 중국은 이에 대한 방어적 장치들을 개발하는 데 조용히 힘을 기울여 온 것이다.

물론 중국 역시도 (미국과) 유사하게 언행불일치를 해 온 셈이다. 미국을 향해 우주 무기를 개발하고 우주에서 발사하는 미사일 시스템을 실험해 왔다고 비판하면서도 우주에 대한 중국의 시도는 평화증진이라는 순수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중국의 위성 요격 기술이 근시일 내에 미국과의 긴장을 유발할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군사력과 군사적 자산을 배치하는 유일 초강대국의 우월한 능력에서 위성이 담당해 온 핵심적인 역할을 감안할 때 우주에서의 경쟁이 심화될 것만은 분명하다.

중국은 군사적 충돌이 생겼을 때 중국의 기동성이 미국에 의해 얼마나 침해 받는지를 알았다. (따라서) 중국은 자신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고 그것은 결국 성취됐다. 미국은 그것을 걱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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