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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UNDP 대북사업 해명 불구 전방위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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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美, UNDP 대북사업 해명 불구 전방위압박

월스트리트저널 "현 상황서는 북한 떠나야" 재촉

유엔개발계획(UNDP)은 22일 대북사업 자금 전용 가능성에 대한 지난 19일자 월스트리트저널의 의혹 제기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러나 유엔의 대북사업에 대한 미국의 압박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아 '제2의 BDA 사태'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UNDP "대북사업, 이사회 결정 따른 것"
  
  애드 멜커트 UNDP 총재보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문을 보내 UNDP가 제공한 자금이 북한의 핵개발 자금으로 전용됐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지난 1999년과 2001년, 2004년 감사에서도 자금전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멜커트 총재보는 UNDP의 대북사업은 미국을 포함한 36개 이사국의 결정에 따른 것이며 최근 채택된 안보리 결의안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하고, 대북사업에 적용되는 금융규정 역시 이사회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북사업이 그동안 정기적인 감사와 통제의 대상이 되어 왔다면서도 의혹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제기한 독립적인 외부 감사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북한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유엔의 각 기금과 프로그램의 활동 전반에 대한 반 총장의 조사요구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멜커트 총재보는 이어 북한 내 활동이 매우 복잡한 사업이란 점을 설명하면서, 북한 내에서 활동하려면 북한 당국에 대한 외환지급이 불가피한 상황이란 점을 예로 들었다.
  
  그는 현지 직원과 계약자들에 대한 경화지급이나 중앙은행 환전을 통한 원화지급 모두 북한 정부에 외화가 들어가기는 마찬가지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경화 거래 최소화를 위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고 있으며 직원 직접 채용도 북한 내에서 지속적인 협력을 위해 필요한 조치로 결정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북한에 대한 모든 경화지급을 중단하려면 북한 내 활동을 중지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엔 회원국과 UNDP 이사회가 필요하다고 결정했기 때문에 UNDP의 대북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면서 만약 유엔 회원국과 UNDP 이사회가 북한 내 활동이 필요하지 않다고 결정하면 즉각 북한에서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UNDP 대북사업 10년간 3000만 달러도 안 돼
  
  한편 UNDP는 신문 기고문과 별도로 해명자료를 내고 지난 10년간 대북사업 자금으로 총 2910만 달러가 집행됐지만 북한에 경화로 지급된 금액은 매년 150만 달러에서 250만 달러 사이에 불과하며 사업현장 방문과 사업활동 검증작업을 통해 전용 가능성을 차단해 왔다고 강조했다.
  
  UNDP는 최근 2년 간 집행된 대북사업 자금 650만 달러 가운데 북한 당국이 직접 집행한 금액은 33만7000달러에 불과했다면서 이 역시 사업장 방문과 사업활동 검증을 통해 사용처를 확인해 왔다고 강조했다.
  
  UNDP는 이어 지난 18개월 간 북한 사업장 방문이 불허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면서 지난해 이뤄진 북한 방문조사에서도 거의 모든 사업에서 적기에 목적에 맞는 활동이 이뤄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UNDP는 이밖에 미국이 현행법을 이유로 대북사업에 들어갈 수 있는 자금에 대한 지원을 이미 중단한 상태여서 미국민의 세금이 북한의 불법활동에 사용됐을 가능성도 없다고 덧붙였다.
  
  UNDP는 지난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5934만 달러의 대북사업을 승인했지만 실제 집행된 규모는 2910만 달러이며 현재 20개 대북 사업을 집행 또는 승인한 상태라고 밝혔다.
  
  유엔 대변인 "6자회담에 영향 없다"
  
  
유엔도 이날 성명을 발표해 반 총장이 유엔 기구의 장들의 모임체인 업무조정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유엔 회계감사단에 현금 처리 및 직원고용의 독립성, 지역사업의 점검 등의 현안과 관련된 국가에서의 유엔 및 유엔 기금·프로그램의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평가와 감사를 수행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또 외부 감사위원회가 이 문제에 관해 감사토록 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미셸 몽타스 유엔 대변인은 반 총장이 유엔 기금과 프로그램의 활동을 검증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들 조직의 대표들과 이날 만났다고 설명하고 "반 총장은 첫번째 검증 작업은 북한에서의 활동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점을 제시키로 했다"고 말했다.
  
  몽타스 대변인은 대북 유엔 사업의 감사가 북한의 6자회담 참석에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감사와 6자회담은 다른 사안이기 때문에 서로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이와 함께 UNDP 총재에게 1999년, 2001년, 2004년의 내부 감사에서 지적된 내용 중 특히 현금 관리, 직원 고용의 독립성 문제 등을 중심으로 개선작업을 벌인 구체적인 내용을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美, 유엔 대북사업 전방위 압박
  
  이 문제를 제기한 월스트리트저널은 반 총장이 추진하는 외부감사를 개혁적인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현 상황에서는 UNDP가 북한에서 철수하는 것이 옳은 정책이라고 강조해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이 신문은 결국 궁극적인 제재는 '돈'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미국 공화당의 스캇 가레트 하원의원이 북한에서 UNDP 사업에 대한 조사가 완전히 이뤄질 때까지는 지원을 중단할 것을 제안하는 법안을 이번 주에 제출할 계획으로 있는 등 미국 의회에서 UNDP에 대한 지원을 유보하는 움직임이 벌써 일고 있다고 전했다.
  
  스캇 가레트 의원 외에도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의 공화당 간사인 일리나 로스-레티넨 의원은 18일 청문회에서 북한이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대한 미 재무부의 조치로 타격을 받은 후 "보험청구 사기나 UNDP를 비롯한 유엔 기구들과 관계된 사기" 등을 통해 외화 현금을 조달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의회의 이같은 움직임을 명분으로 UNDP의 자금 전용 의혹을 유엔 무대에서 제기한 바 있다. 이에 앞서 미국은 지난주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집행이사회에서도 대북 활동의 투명성을 문제 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의 유엔 대북 활동에 대한 의혹 제기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유엔 무대에서 '제2의 BDA 사태'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편 UNDP는 25일께 집행이사회에서 북한내 사업을 조사가 이뤄질 때까지 유예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유엔의 북한 내 사업 전반에 상당한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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