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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지도력 부재" 비난 속에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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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김근태, "지도력 부재" 비난 속에 '진퇴양난'

사퇴도 못하고, 당 수습도 안되고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진퇴양난의 위기에 처했다. 지난 19일 법원의 '열린우리당 당헌개정 무효 가처분 신청' 인용 이후 당 내에서는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에 대한 문제제기가 쏟아지지만 정작 문제 해결의 묘안은커녕 사퇴도 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

김 의장은 21일 "어려울수록 '큰 길'을 가야 합니다"라는 이메일을 기자들에게 보내는 등 공중분해 직전에 놓인 당을 일단 수습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탈당의 명분을 얻은 통합신당파와 다음 전당대회의 기세를 잡은 당 사수파를 제어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다.

당 수습은 어렵고

김 의장은 21일 서신에서 탈당파와 당 사수파 모두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등 일단 내부 단속을 시도하고 있다.

김 의장은 탈당파에 대해서는 "현 시점에서 탈당을 거론하거나 직무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는 것은 민주주의자가 취할 태도가 아니"라고 경고했다. 이어 "당내토론 과정을 무위로 돌리고, 토론 결과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의사표현을 삼가야 할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당 사수파에 대해서는 "일부 당원들이 당내 문제를 당내 절차가 아닌 법원의 판결에 의지하고 법적 다툼의 문제로 끌고 간 것은 매우 안타깝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하면서 "당내 일각의 무책임한 문제제기에 결코 타협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김 의장은 "상황이 곤궁할수록 정치적 유불리에 대한 계산은 잠시 접어두고 '큰길'을 찾는 것이 바른 정치의 첫걸음"이라며 정면돌파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김 의장이 내달 14일 전당대회까지 당을 원만하게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오히려 다음 주 중 천정배, 염동연 등 통합신당파 의원들의 탈당이 현실화 될 경우 김 의장은 당의 질서 있는 퇴각과 통합신당 추진 실패의 책임을 뒤집어 쓸 가능성이 높다.

또 이번 법원 판결 직후 정장선, 이강래, 이석현 등 비대위원들도 사퇴 의사를 표명하는 등 현재의 당 지도부인 비대위 자체도 와해되고 있는 상황이다. 20일 밤 회의에서도 당헌 개정안에 대한 중앙위 의결을 거칠 것인지, 아니면 기간 당원제로 전대를 치를 것인지 결론을 내리는 과정에서도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표결로 결론을 냈다.

사퇴도 못하고

김 의장은 20일 밤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내가 책임져야 하지 않겠느냐"며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문희상, 유인태 의원 등의 만류로 거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서신에서도 김 의장은 "'당 의장직 사퇴'를 포함해 엄중하게 정치적 책임을 지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지금은 물러나는 것보다 상황을 돌파하고 극복하는 것이 진정으로 책임지는 지도부의 자세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심경의 일단을 밝혔다.

법원의 가처분 판결 직후 당 내에는 지도부의 지도력 부재에 대한 문제제기가 잇달았다. 대표적으로 천정배 의원은 법원 판결이 나온 19일 "지도부가 안이하고 엉성하게 대처하다 우리당의 모양이 아주 우습게 됐다"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차기 대선주자를 노리고 있는 김 의장은 속이 탈 수밖에 없다. 김 의장의 측근은 "현 상황에서 당 의장직은 굴레일 뿐"이라며 김 의장의 속내를 전했다.

당내 라이벌 관계인 정동영 전 의장은 고건 전 총리의 사퇴 이후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데다 21일에는 이번 법원 판결을 들어 "결단을 각오할 수 있다"며 탈당 카드까지 열어놓는 등 한층 자유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반면 자신은 지지율도 답보 상태이고 당 내에서 지도력도 인정받지 못한 채 당을 수습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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