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은 5일 미얀마 군사정권에 의해 가택연금 상태에 놓여 있는 아웅산 수치 여사의 연금해제를 촉구하기 위해 한남동 주한 미얀마 대사관에 방문비자를 신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최경환(崔敬煥)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은 200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자격으로 `여성 노벨평화상 수상자 이니셔티브'(Nobel Women's Initiative, NWI)가 추진하는 `미얀마 민주화 캠페인'에 동참, 비자를 신청했다"며 "하지만 대사관측은 `내정간섭'이라는 이유로 접수할 수가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에 "매우 유감이다. 앞으로도 수치 여사의 연금 해제와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계속 지원할 것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최 비서관은 전했다.
NWI는 역대 여성 노벨평화상 수상자 12명으로 구성된 단체로,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의 아웅산 수치 여사 면담을 추진하면서 지난해 12월 김 전 대통령에게 이 캠페인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고 김 전 대통령은 이를 수락하고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NWI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캠페인에는 김 전 대통령을 포함,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 퍼그워시 회의 등 10명의 수상자와 2개 단체 대표들이 참여하며, 이들은 한국, 미국, 독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영국 등 8개국 미얀마 대사관에 일제히 비자를 신청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16일 미얀마 정부수반인 탄 슈에 국가평화발전위원회 의장에게 수치 여사의 석방을 촉구하는 성명을 보내는 등 퇴임 이후 수 차례에 걸쳐 수치 여사의 석방을 촉구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수치 여사는 미얀마 독립운동 지도자인 아웅산의 딸로, 미얀마 반독재 투쟁을 이끌고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로 1991년 노벨평화상을 받았으나, 현재 미얀마 군부에 의해 가택연금 상태에 놓여 있고 주치의 외에는 면담이 일절 금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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