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지원 한다더니…'정보국' 지원만
이태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11일 서울 종로구 내수동 희망포럼 세미나실에서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주최로 열린 <레바논 파병과 한국군 해외파병정책의 쟁점과 조건> 토론회에서 "국방부가 2006년 국감자료에서 밝힌 '자이툰 부대의 재건지원 사업 중 자이툰 부대 예산으로 지급된 물품 지원 내역'에 따르면 재건지원의 대부분이 쿠르드 정보국으로 제공됐다"고 밝혔다.
아래 <표>를 보면 2004년부터 자이툰 부대 예산으로 지급된 컴퓨터, 차량 등 물품의 대부분이 '파라스텐(KRG 정보국)', '아사이쉬(쿠르드 경찰 정보기구)' '제르바니(쿠르드 민주당 민병대)' 등 군사조직에 집중된 것을 알 수 있다.
재건지원이라고 하면 전쟁으로 인한 민간의 재산 피해를 복원해 주거나 사회 인프라 구축을 떠올리는 일반의 기대와는 동떨어진 것이다.
이 처장은 "특히 2004년과 2006년 자이툰 부대로부터 각각 컴퓨터와 차량을 지원받은 '아사이쉬'는 한국의 안기부 조직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정보기구"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005년 6월, '아사이쉬'가 키르쿠크에서 소수종족과 투르크멘족 600여 명을 을 납치, 구금했던 사실을 폭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아사이쉬'가 미국의 공공연한 묵인 하에 활동하고 있다"는 아랍과 투르크멘족 정치인들의 비난을 함께 전하기도 했다.
이에 이 처장은 "만약 자이툰 부대가 이 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쿠르드 정보국에 대한 지원을 계속해 온 것이라면 쿠르드 정보국의 위법적인 납치, 구금 활동을 지원했다는 책임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대 유지비가 재건예산 10배…배보다 배꼽이 더 큰 파병
이 처장은 또 "이처럼 '엉뚱한 돈줄'로 흘러들 간 재건지원 예산은 자이툰 부대 주둔비와 비교하면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결국 자이툰 부대는 예산의 대부분을 부대 유지비용으로 사용하며 '주둔을 위한 주둔'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학교 신축, 상수도 지원, 차량지원 등 자이툰 부대의 공적으로 국내에 홍보되고 있는 사업은 무슨 돈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일까?
이 처장은 "자이툰 부대가 재건지원에 사용하고 있는 자금의 대부분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 예산과 '미 작전통제국지휘관 긴급자금(CERP)'에서 지원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자이툰 부대는 2004년, 2005년에 CERP 지원으로 총 4048만 달러를 받았는데 이는 자이툰 부대가 미국 예산을 갖고 재건사업을 지원해 왔다는 얘기가 된다.
자이툰 부대의 자금사용 내역이 불투명한 것은 정부 측에서 정보공개를 꺼려 언론과 시민단체의 감시가 닿기 어렵기 때문으로 설명됐다.
이 처장은 2005년까지 자이툰 부대 예산 각목명세서에는 재건지원 예산이 포함돼 있지 않았고 2006년에야 '부대활동지원' 항목 중 민사지원예산으로 최초로 99억 원이 책정됐지만 재건지원 보고서에는 2004년 171억, 2005년 150억 원이 각각 재건지원비용으로 집행된 것으로 허위 보고 됐던 점을 지적하며 "이라크 파병에 총 얼마의 경제적, 사회적 비용이 소요됐고 한국 정부는 파병으로 노렸던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는지 등에 대한 사회적 반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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