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의 3분의 1을 새로 뽑는 7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5석을 추가로 확보해 상원의원 49명을 확보한 정당이 됐다. 이번 선거 참패로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도 49명이 됐다. 그러나 의회 다수당에 돌아가는 면류관은 민주당이 쓰는 분위기다. 양당 구도가 확실한 미국에서 그 어렵다는 무소속 당선을 이뤄낸 두 인사 모두 '친 민주당 인사'로 꼽히기 때문이다.
샌더스 "의회가 보통 근로자 가정 대변해야 할 때"
버몬트 주에서 당선된 버니 샌더스(65)는 헝클어진 외모와 격의 없는 매너로 유명했던 하원의원 출신 초선으로 그의 하원 의정활동을 분석해 보면 표결에서 95% 이상이 민주당 당론과 일치했다. 이 기질은 상원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미국 주요 언론들은 샌더스를 아예 '민주당 인사'로 분류하는 것이다.
지난 16년 간 가장 좌파적인 하원의원으로 꼽혀 온 샌더스는 스스로도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고 있다. 8일 당선사례를 통해서도 "미국 상하원은 돈 있고 권세 있는 자들이 아닌 보통 근로자 가정을 대변하는 일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며 "이제는 쓸데없는 수천억 대의 세금우대정책은 집어치우고 아동빈곤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때"라고 자신의 노선을 강조했다.
샌더스의 최대 관심사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미국의 약가를 안정시키는 일. 이에 <뉴욕타임스>는 "샌더스에게 표를 준 유권자들 중 상당부분이 미국의 높은 약가를 견디지 못해 캐나다에서 약을 사 오는 사람들"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샌더스는 상원에서 약가를 낮추는 일과 노년층의 보험 혜택을 강화하는 일에 주력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샌더스는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서도 "가능한 한 빠른 철군"을 주장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의 최대 과제인 '테러와의 전쟁'에도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샌더스는 "테러 예방도 헌법상 국민의 권한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다"며 애국법 철회에도 나설 전망이다.
이라크 전 지지했던 리버만, 다시 민주당행?
또 한 사람의 무소속 당선자인 코네티컷의 조지프 리버만(63)은 미국 북동부 대서양 연안 지역인 뉴잉글랜드 출신에다가 유태인이란 점에서 샌더스와 닮았다. 그러나 샌더스가 민주당 내 이념 스펙트럼에서 가장 왼쪽에 위치할 법한 인사라면 리버만은 그 간 가장 오른쪽에 가까운 행보를 보여 왔다.
리버만은 원래 민주당 소속 의원이었지만 지난 8월 이번 선거의 후보를 뽑는 예비선거에서 네드 레이먼트 후보에게 패배한 후 불복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민주당 의원이면서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전을 지지한 것이 예비 선거 패인으로 분석됐다.
솔직하고 거침없는 스타일 탓에 '카우보이 조'라고 불리는 리버만은 당선이 확정되자 "의회에서는 사안별로 코네티컷 유권자들이 원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며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단정을 피했다.
그러나 그는 전날 민주당 상원대표인 해리 레이드와의 통화 내용을 소개하며 "레이드 씨는 내가 민주당 의원으로서 근속년수가 유지될 것이라고 확인했다"고 말해, 민주당 쪽의 영입 노력을 숨기지 않았다.
'근속년수가 유지된다'는 것은 1988년 상원에 입성한 리버만이 민주당으로 돌아온다면 그 연속성을 인정해 중진 대우를 해 주겠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상임위원장 지명권을 가진 민주당이 리버만에게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배려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버만은 또 이 참에 공화당으로 당적을 옮길 수도 있다는 추측에 대해서도 "백악관이나 공화당 진영으로부터는 별 제의가 없었고 있었더라도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확실히 선을 그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