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중재와 압박, 설득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이끌어내는 데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전통적인 대북 영향력 회복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 길림대학 동북아연구원의 가오커(高科) 교수는 2일 동국대에서 열린 한중 국제학술회의 발제에서 "중국은 적시에 (북핵) 위기 해결에 개입·관여해 북한에 대한 전통적 영향력을 회복하고 핵 위기에 대한 정치적 해결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가오 교수는 "중국이 대 한반도 정세에 있어 미국과 대등한 영향력을 지닌 강대국"이라며 북핵 문제 개입은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북중관계는 모호하게 유지될 수 없다"면서 "시대적 변화로 인해 전통 우의가 변화했다 할지라도 지정학적 이해관계는 절대 약화될 수 없으며,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오 교수는 "2005년 이후 중국의 고위 지도자들이 북한을 차례로 방문한 것은 대북정책 조정을 반영한 것"이라며 "(중국은) 국력에 맞게 지정학적으로 유리한 안보를 위한 대북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오 교수는 "북중관계는 중국의 대 한반도 영향력을 발휘하는 근거"라면서도 "북한이 실용주의 외교를 실시함에 따라 양국 관계는 갈수록 모호하고 불명확해지고 있으며, 이는 중국의 대북 외교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가오 교수는 이어 "중국은 (북핵으로 야기된) 위기 해결을 알선하고 관여하는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중국의 안보와 기본적 전략 공간은 일정하게 보호되고 유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 "6자회담 재개는 중국의 승리"
이에 앞서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결정은 중국과 김정일 정권을 보호하려는 전략의 승리이지만 향후 회담에서 진전이 이뤄지느냐 여부에 따라 중국의 입지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날 사설을 통해 6자회담 주최국인 중국은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과 핵실험으로 곤혹스런 입장에 놓이자 9월 중 대북 석유공급을 전면 중단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함으로써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또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발표는 따라서 중국이 경제적 지렛대를 사용할 경우 성과를 낼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북한은 6자회담 참가를 통해 중국의 제재압박을 완화하고, 한국으로 하여금 대북지원 중단을 망설이게 하고, 유엔 제재의 철저한 이행과 북한선박 검색을 약화시키려는 게 분명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특히 과거 역사에 비춰볼 때 북한과 중국은 6자회담 복귀 발표로 그들의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북한이 향후 회담에서 진정한 핵포기 의지를 보일지, 단지 국제적 제재 완화를 바라는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관측했다.
신문은 만일 향후 회담에서 진전이 없을 경우 중국은 이미 입증된 대북 영향력을 이용해 북핵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여부에 대한 의문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 '6자회담' 첫 논평
한편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은 1일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 실현이라는 목표를 견지하고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추진할 것임을 다짐했다고 영자신문 <차이나 데일리>가 2일 보도했다.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 회의에 참석한 리 부장은 기자들에게 모든 6자회담 참가국들이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이라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차근차근 이 목표에 접근해 최종적으로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다른 참가국들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미·중 3국이 작년 9월의 제4차 6자회담에서 이뤄진 진전을 토대로 회담 재개에 합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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