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스펠드 장관은 1일 남미 니카라과에서 열린 지역 국방장관 회담으로 가는 비행기 내에서 부시 대통령의 지지를 확인했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확인한 바다. 백악관 발표도 보지 않았냐"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가뜩이나 럼스펠드 장관이 실패한 이라크전에 대한 책임론에 시달리고 있는 와중에 이번 사건이 또 터지자 럼스펠드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개인적인 격려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럼스펠드 장관은 사임 검토 여부에 대해서도 "아니다"를 연발하며 "같은 질문에 얼마나 많이 대답해야 하냐"며 불쾌한 반응마저 보였다.
'부인하는 국가'는? <뉴욕타임스>는 이 책을 '제 고집의 희생양이 된 부시의 자화상'이라고 소개했다. 부시 대통령은 '수동적이고 경솔하고 건방진데다가 지적인 관심은 부족한 지도자'이고 그가 이끄는 정부는 '역기능적 전쟁 내각(dysfunctional war cabinet)'으로 묘사되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과 그의 정부가 이라크 전쟁을 벌이게 된 내막을 비판적으로 추적하는 이 책에서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이 바로 럼스펠드의 거취와 관련한 대목이다. 우드워드 씨는 "2004년 11월 부시 대통령이 재선된 직후 앤디 카드 비서실장은 럼즈펠드를 제임스 베이커 3세 전 국무장관으로 교체할 것을 건의했으나 딕 체니 부통령과 칼 로브 백악관 정치고문이 반대해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체니와 로브가 '럼스펠드의 해임은 이라크 사태에 대한 잘못을 시인하는 것으로 결국 부시 대통령이 그 책임을 떠안게 된다'는 논리로 부시를 설득했다는 것이다. 우드워드 씨는 또 영부인인 로라 부시 여사 역시 2005년 11월 카드 실장을 통해 럼스펠드 축출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6주에 한 번씩 카드 실장과 독대를 하는 로라 여사는 "럼즈펠드 때문에 남편이 정치적 피해를 보고 있다. 그런데도 남편은 왜 화를 안 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
같은 시간 백악관 역시 "부시 대통령이 여전히 럼스펠드 장관을 신뢰하고 있다"며 사임과 관련한 추측들을 일축했다.
백악관 언론담당 고문인 댄 바틀렛 씨는 이전부터 백악관 내에서 럼스펠드 장관에 대한 경질 요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각료들을 교체하는 선에서 전반적으로 검토됐던 것이지 럼스펠드 개인에 대한 공격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요컨대, 2004년 재선 직후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이 행정부 내 안보 팀을 전면 쇄신해야 한다고 제의한 적이 있고, 우드워드 씨가 지적한 대로 카드 실장도 렘스펠드 교체를 주장한 바 있지만 모두 "2기를 시작하는 의미에서 국가 안보 팀을 전체적으로 바꿔보자는 의미"였으며 부시 대통령의 구상과 달라 결국 폐기된 제안이라는 것이다.
ABC 방송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한 바틀렛 씨는 "이라크 전에 적절한 계획을 세우고 적당한 군대를 보내는 데 실패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럼스펠드 장관은 그러나 여전히 이라크 전을 감당해 낼 적당한 사람"이라며 "럼스펠드 장관에 대한 비판도 알고 있고 그가 몇 가지 아주 어려운 결정들을 해 왔다는 사실도 안다. 그의 수완을 마음에 들지 않아 하는 사람들도 몇 있다"고 말해 우드워드 씨의 주장을 럼스펠드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개인의 주장'으로 일축했다.
카드 실장 역시 MSNBC과의 인터뷰에서 "부시 대통령과 최소한 두 차례 럼스펠드 교체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며 논의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국방장관을 교체하기 위한 조직적 운동에 가담했다거나 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영부인이 그를 몰아내기 위한 운동이 필요하다는 식의 언질을 한 적도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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