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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나쁜 부시"…조롱의 끝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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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나쁜 부시"…조롱의 끝은 어디에

"21세기 美대통령 중 IQ 최하…클린턴 보다 20점 낮아"

잊을 만 하면 '농담 반 진담 반' 식으로 나오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지능지수(IQ) 얘기가 또 한 번 구설수에 올랐다. 부시 대통령은 한 세기 동안 미국이 배출한 대통령 중 IQ가 두 번째로 낮다는 한 대학의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

2000년 대선 직후부터 계속된 'IQ 논란'은 '테러와의 전쟁'을 빌미로 한 해가 멀다 하고 새 전쟁을 일으키고 일방주의 외교로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자초해 부시 대통령에 대한 미국 내의 일반적인 불신의 징표로 읽힌다.

"부시 '지적인 약점'은 클린턴과 비교돼 더욱 강조"

캘리포니아 대학의 심리학자인 딘 사이먼튼은 최근 학술지 <정치심리학>에 발표한 논문에서 "부시 대통령이 최근 110년 동안 미국을 통치한 역대 대통령 중 워런 하딩 대통령 다음으로 지능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10일자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는 이 논문의 내용을 자세히 소개하며, "부시 대통령보다 IQ가 더 낮다고 분석된 워런 하딩 대통령은 1920년에 잠시 백악관에 머물렀으며 실패한 대통령으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사이먼튼은 "부시 대통령의 IQ 추정치는 111.1~138.5 사이이며 평균값인 120은 미국 대학 졸업생의 평균 수준"이라고 말했다. 같은 연구 결과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IQ는 135.6~159 사이, 레이건의 IQ는 118~141.9 사이로 추정됐다.

그는 전임 대통령인 클린턴에 비해 부시의 지적인 약점이 훨씬 두드러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전직과 현직의 IQ 추정치가 20포인트쯤 차이가 나 '대조 효과'를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이먼튼은 또 "부시 대통령이 특히 '상상, 미학, 행동, 아이디어, 가치에 대한 비상한 수용성'을 포함하는 인지 성향인 '경험에 대한 개방성'에서 0점을 받았다"면서 "이 점수는 탈레반 정권의 극단적인 이슬람 근본주의자나 알 카에다 지도부와 비교할 만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 분야에서 클린턴과 케네디는 92점, 링컨은 95점, 제퍼슨은 99.1점을 받았다.

▲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 포스터를 패러디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을 조롱하는 포스터. '머리가 텅 비어 있다(VACANT)'고 놀리고 있다. ⓒ구글 자료 사진

"그래서…너는…부시에게…또…표를 던질거니?"


이번 발표에서 부시 대통령의 IQ는 역대 대통령 중 '최하위권'으로 분류됐지만 '머리가 나쁘다' 혹은 '머리가 나쁠 것'이란 의심과 조롱을 꾸준히 받아 온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오히려 '미국 대학 졸업생 평균'으로 나온 결과에 만족스러워할 듯도 하다.

2001년 8월, 미 펜실베니아주 스크랜튼에 있는 로벤스타인 연구소는 부시 대통령의 IQ를 91로 측정하고 지난 50년간 역대 대통령 12명 중 가장 낮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소는 역대 대통령이 사용한 평균 어휘수가 1만1000개인데 비해 부시 대통령은 6500개 수준이고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가졌다는 것 외엔 학교 성적이 좋지 않았던 점 등을 낮은 지수 산출의 근거로 들었다.

이같은 결과는 전자우편을 통해 언론계와 정치관계자들에게 유포돼 화제가 됐지만 결국 이 연구소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 해프닝으로 일단락 됐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실제 IQ와는 무관하게 회자되는 '유머' 속의 부시 대통령은 아예 '바보'로 굳어진 듯 하다.

몇 해 전 <타임>에서는 "부시가 고향인 텍사스에서 워싱턴으로 이사 간 덕에 텍사스 사람들의 평균 아이큐가 높아졌다"고 비아냥댔고, <IQ와 정치>라는 제목의 사이트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처음 당선된 2000년 대선 때를 기준으로 미국 각 주별 거주자의 평균 IQ와 후보별 지지성향을 비교한 결과 유권자들의 평균 IQ가 하위권인 주들은 어김없이 부시를 지지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일간 <프라우다> 인터넷판에서는 상대의 IQ에 따라 질문을 달리하는 로봇이 등장하는 유머를 실어 부시 대통령을 희화화 했다. IQ가 150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겐 지구온난화의 원인, 양자물리학, 영성, 나노기술 등을 묻고, IQ가 100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겐 축구, 야구, 차(車), 맥주, 총 등에 대해 물어본 로봇이 IQ가 50이라고 답한 사람을 만나자 어눌한 어조로 "그래서…너는…부시에게…또…표를 던질거니?"라고 물었다는 얘기다.

네오콘도 "통치할 지적 호기심 있는지 큰 의문"

이처럼 해프닝이나 우스개 소리 중에서 회자되던 부시의 '지적 약점'은 올해 들어서는 공식적인 공격을 받기에 이르렀다.

지난 8월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출신으로 MSNBC 방송의 정치대담 프로를 진행하고 있는 존 스카보로가 "부시 대통령의 정신적 취약성이 국내외에서 미국의 신뢰도를 해치고 있느냐"는 질문을 이어가던 중 화면 하단에 "부시는 '바보(idiot)'인가"라는 자막을 계속 흐르게 한 것이다.

스카보로는 또 "내 생각에 부시 대통령이 이들 다른 사람 만큼의 지적 깊이를 가진 것 같지 않다"며 부시 대통령이 영어 발음을 실수하거나 이상하게 한 '유명한' 장면들을 모은 자료 화면을 보여주면서 "지적으로 호기심이 있는 대통령이 필요한데… 조지 W. 부시가 앞으로 수년 동안 이 나라에 대한 통치를 계속할 지적 호기심이 있는지 큰 의문"이라고 말해, 공화당 내에서까지 '지적인 문제'로 공격 받고 있는 부시 대통령의 처지를 단적으로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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