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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60%, 전세계 52% "레바논에 우리 軍 못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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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60%, 전세계 52% "레바논에 우리 軍 못 보내"

평화유지군 주둔 자체엔 전세계 72%가 "동의"

우리 정부가 유엔의 요청에 따라 레바논에 평화유지군 파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우리 국민의 다수가 레바논에 평화유지군이 파병되는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우리 군을 파병하는 데에는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국민뿐 아니라 세계 33개국 국민 대다수가 속출하는 레바논 민간인의 피해를 줄이고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 휴전 상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평화유지군 주둔이 필요하다는 원칙론에는 공감하지만 자국 군대 파병은 원치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35.8% "레바논 파병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 갤럽>이 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5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약 유엔이 우리 정부에 레바논의 평화 유지를 위해 군대를 파병해 달라고 요청하면 우리는 군대를 보내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 응답자는 37.5%에 불과했다.

대신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24.0%,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35.8%로 60%에 가까운 응답자들이 우리 군대의 파병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 ⓒ한국갤럽

그러나 레바논에 유엔평화유지군을 파견하는 자체에는 찬성하는 응답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사이의 완충지대를 형성하기 위해 유엔평화유지군이 파견돼야 한다'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지를 질문한 결과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33.1%, '어느 정도 동의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41.8%에 달했다.
▲ ⓒ한국갤럽

이번 조사는 전화조사 방법으로 이뤄졌고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는 ±4.3%P다.

전세계 절반 이상 "우리 군대는 레바논 못 보내"

자국민 파병에 소극적인 기류는 전 세계적으로 포착됐다.

<갤럽 인터내셔널>이 전 세계 33개국 국민 2만4448명을 대상으로 지난 6일부터 19일까지 2주 간 여론조사를 실시해 취합한 결과에 따르면 '만약 유엔이 우리 정부에 레바논의 평화 유지를 위해 군대를 파병해 달라고 요청하면 우리는 군대를 보내야 한다'는데 동의하는 응답자는 37%로 한국과 같은 수준이었다.

대신 19%가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대답했고, 33%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해 절반 이상이 자국 군대 파병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브라질 등 다른 국가의 참전을 유도하고 있는 미국 내에서조차 '우리 군대를 보내야 한다'는 데에 동의하는 응답자는 30%에 불과했고, 54%가 자국군 파병에 반대했다.

영국에서도 찬성이 42%, 반대가 51%로 반대 의견이 다소 높았고 호주 역시 찬성이 44%, 반대가 51%로 비슷한 분포를 보였다.

이같은 동향은 전세계 응답자 72%가 '이스라엘과 레바논 사이의 완충지대를 형성하기 위해 유엔평화유지군이 파견돼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인 48.5% "전쟁 책임은 이스라엘에"

레바논 전쟁 자체를 평가하는 데에는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시각이 존재했다.

우선 한국에서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레바논 사태의 책임이 이스라엘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중 전쟁을 먼저 일으킨 쪽'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8.5%가 이스라엘을 지목했고, 헤즈볼라라고 답한 응답자는 17.1%에 불과했다. 34.4%는 모른다고 대답하거나 응답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의 적절성에 대해서도 65.4%가 '너무 지나쳤다'고 평가했고, 응답자의 42.7%가 '헤즈볼라에 동정이 간다'고 답했다. '이스라엘에 동정이 간다'고 대답한 사람은 27.0%로 나타났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를 제외하고 누가 또 이 전쟁에 관여하고 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59.1%가 미국이라고 답했고, 4.6%가 이란, 3.1%가 시리아를 지목했다.
▲ 전세계 응답자의 45%가 '이스라엘의 공격이 지나치다'고 답하면서도 또 36%가 '헤즈볼라 보다는 이스라엘에 동정을 느낀다'고 답했다.ⓒ갤럽 인터네셔널

미국 53% "전쟁 책임은 헤즈볼라에"

그러나 미국에서는 응답자의 53%가 '레바논 전쟁은 헤즈볼라가 시작한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를 표했다. 이스라엘에 책임이 있다고 보는 응답자는 15%에 불과했다. 영국과 독일 등 유럽 국가에서도 레바논 사태의 책임이 헤즈볼라에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좀 더 많은 편이었다.

평균적으로는 '헤즈볼라가 전쟁을 시작했다'는 응답자가 37%, '이스라엘이 시작했다'는 응답자가 32%였고, 31%는 '모르겠다'고 답하거나 응답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의 적절성에 대해서는 45%가 '너무 지나쳤다'고 평가했다. '적절하게 대응했다'는 응답은 19%에 그쳤고 14%는 '이스라엘의 대응이 미진했다'고 답했다.

국가별로는 독일 응답자의 64%, 영국 응답자의 55%가 이스라엘 행동이 지나쳤다고 답했지만 미국에서는 21%만이 지나쳤다고 판단했다. 미국에서는 이스라엘의 대응이 적절했다는 응답자가 24%, 미진했다는 응답자가 24%로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습을 지지하는 응답자가 많았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중 어느 편에 동정이 가냐'는 질문에도 미국 응답자의 48%가 '이스라엘'이라고 답했다. '헤즈볼라에 동정이 간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4%에 불과했다.

그러나 응답자의 대다수가 이스라엘의 대응이 지나쳤다고 판단한 독일에서도 '이스라엘에 동정이 간다'는 응답이 33%로 '헤즈볼라에 동정이 간다'는 응답(6%)보다 압도적으로 높아, 이스라엘의 지나침을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헤즈볼라를 지지하지도 않는 유럽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평균적으로도 '이스라엘에 동정을 느낀다'는 응답이 36%로 '헤즈볼라에 동정을 느낀다'(17%)는 응답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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