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켄터키 주 렉싱턴의 공항 인근에서 27일 오전 승객과 승무원 50명을 태운 미 콤에어(Comair) 소속 CRJ-200 중형 제트여객기 1대가 이륙 직후 곧바로 추락해 화재에 휩싸여 탑승자 대부분이 사망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긴급 뉴스로 보도했다.
CNN은 이날 캐슬린 버겐 미 연방항공국(FAA)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사고기에는 승객 47명과 승무원 3명이 타고 있었고 추락사고는 이날 오전 6시 7분에 발생했다고 전했다.
언론들은 이번 사고가 미국에서 발생한 항공사고로는 6년만의 최악이라고 보도했다.
버겐 대변인은 이번 사고로 탑승자 50명 전원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1차 발표했으나, 항공당국은 구조대가 승무원 1명을 구출해내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출퇴근용 항공기인 사고기는 조지아 주 애틀랜타로 출발하기 위해 이날 비가 약간 내리는 가운데 미국 중부 켄터키 주 렉싱턴의 블루 그래스 공항을 이륙했으나 공항에서 1마일 정도 떨어진 숲 속에 추락했다.
경찰 측은 기자회견에서 "항공기가 큰 손상을 입지는 않았으나 곧바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항공기가 추락한 원인 및 경위는 아직 자세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 렉싱턴 경찰 대변인은 "사고 항공기가 지정된 활주로가 아닌 다른 활주로를 이용했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여객기에서 회수된 비행기록 장치를 워싱턴DC로 보내 긴급 해독작업에 들어가는 등 사고원인 조사에 착수했으나 일단 테러의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고 여객기가 이날 이륙 중 활주로를 잘못 선택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사고가 난 블루 그래스 공항의 주 활주로는 길이가 7천 피트(2130m)에 달하나 사고 여객기는 사고 후 공중관찰 결과 주 활주로가 아닌 길이 3500 피트(1066m)의 주간 전용 보조 활주로 끝에서 발견돼 잘못된 활주로 선택이 사고원인일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고 여객기의 기종이 최소한 4500~5000피트(1370~1520m) 길이의 활주로를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0년 3월 대만의 치앙 카이-섹 공항에서는 싱가포르 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잘못 들어 착륙하면서 충돌사고가 발생해 83명이 사망했다.
FAA 및 교통안전국(TSA) 대변인은 각각 브리핑에서 "이번 사고가 테러와 연관된 징후는 아무 것도 없다"면서 "기술적인 문제 이외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런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현재 켄터키대학 병원에는 1명의 생존자가 긴급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이며 다른 생존자가 이 병원에 실려 온 경우는 없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켄터키 공항은 사고 직후 약 3시간 가까이 일시 폐쇄됐으나 이날 오전 9시쯤 다시 개방했다.
다나 펠리노 백악관 부대변인은 "메인 주 해안의 여름별장에서 주말을 보내고 있는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번 사고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면서 "대통령은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탑승자들 및 유가족들과 함께 애도를 표하며 깊은 슬픔을 감출 길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콤에어 항공은 신시내티 교외 얼랜저에 있는 미국 델타 항공사 계열사다. 사고기 기종은 최대 50명을 태울 수 있는 쌍발 엔진 제트기라고 델타항공 웹사이트는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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