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00년 6·15 남북 공동성명을 통해 약속한 남한 답방을 이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당선 이후 국제 정세의 변화로 답방 효과에 대한 예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2001년 9월 북한을 방문한 장쩌민 당시 중국 국가 주석에게 이같이 말했고, 이 발언은 30일 발간된 장 전 주석의 외교실록 '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 정쩌민 외교방문 실록'을 통해 확인됐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2001년 9월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6.15 공동성명을 발표한 이후 1년 3개월 가량 지난 시점이다.
이 실록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장 전 주석과의 회담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평양 방문 후 자신이 남한에 갈 것인가 말 것인가, 남한에 가게 되면 세계를 향해 "조선 문제는 조선 인민 스스로 충분히 해결할 능력이 있다고 밝힐 수 있겠다"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2000년 12월 실시된 미 대선 이후 국제정세에 여러 가지 변화가 발생해 방문 효과가 어떨지에 대한 예상이 좋지 않았다고 남한 답방을 하지 않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6·15 공동성명 끝자락에는 "김대중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도록 정중히 초청하였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앞으로 적절한 시기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하였다"고 김 위원장의 답방이 약속돼 있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