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한국전 정전 행사에서는 보훈부장관이 기조연설을 맡아 오던 전례에 비춰볼 때 이날 체니 부통령의 행사 참석은 꽤 이례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3년 전 50주년 행사에도 합참 부의장이 최고위급 인사로 참석했었다.
특히 행사를 주관한 미 재향군인회 측이 요청을 하지 않았는데도 체니 부통령 본인이 스스로 참석을 결정하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 정부 측은 북한을 향한 '폭탄 선언'을 준비하는 게 아닐까 긴장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이날 체니 부통령의 연설에서는 "그 지역(한반도)의 평화와 '우리 친구들'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미국의 책임은 깨질 수 없는 것"이라며 연신 '한미동맹의 건재함'을 강조했다는 것 외엔 별다른 특이점을 찾을 수 없었다.
체니 부통령은 "우리 모두는 자유와 발전의 빛이 한반도 전체를 감싸고 한반도 정세가 안정돼 평화로운 통일의 주춧돌이 놓이는 날을 고대하고 있다"며 "그날까지 안정과 평화는 우리의 '위대한 군사동맹(our great military alliance)'에 의해 지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체니 부통령은 또 "오늘도 수만 명의 자랑스러운 미군들이 한국에서 복무하고 있다"며 "우리의 주둔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체니 부통령은 북한에 대해서는 "무자비한 억압으로 도시만한 크기의 정치범 수용소를 갖고 있고 만성적인 굶주림으로 인해 대량 아사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나라"라고 비난했다.
체니 부통령의 참석으로 눈길을 사긴 했지만, 이날 35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서 천막도 없이 한 시간이 넘도록 치러진 이날 행사 자체는 준비된 좌석의 절반 가량이 비어 있는 등 한산한 모습이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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