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미사일 '직접 대화' 거부…6자회담 복귀 압박

미 해군은 하와이서 MD 발사실험 준비중

한성렬 유엔 주재 북한 차석대사가 협상 의향을 내비치면서 미사일 문제가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직접 협상 불가 및 6자회담 복귀'라는 두 가지 원칙을 내세우며 북한을 압박했다.
  
  애덤 어럴리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한 차석대사의 대화 제의에 대해 "그건 카드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전에도 말했듯이 우리는 북한에 대해 다자적 접근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어럴리 부대변인은 이어 "북한이 미사일 발사 프로그램이나 북핵 또는 전반적인 한반도 안보와 안정에 대해 미국과 대화하고 싶다면 6자회담이나, 그 맥락에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파 볼튼 대사 나서…미사일 위기로 네오콘 재부상하나
  
  이에 앞서 존 볼튼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위협은 협상을 이끌어내는 방법이 아니다'라며 직접 대화를 거부했다.
  
  볼튼 대사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위협하면서 정상적으로 대화에 임할 수는 없다"며 만약 정도를 벗어난 행동을 묵인하면 이는 같은 일의 반복을 조장하는 것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대화를 이끌어내는 방법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볼튼 대사는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 대응방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면서 "방금도 러시아 대사와 만나고 왔다"고 밝혔다.
  
  볼튼 대사는 지난 1998년과는 달리 북한이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안보리의 강력한 대응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강력한 대응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가 형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도 북한이 미사일 발사유예를 준수해야 한다며 강경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연합(EU)-미국 정상회담을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과거 우리와 합의했으며, 우리는 그들이 (미사일) 시험발사 등에 대한 합의를 지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핵탄두 보유를 선언한 불투명한 정권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사람들은 위기감을 느끼게 마련"이라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규범에 맞는 행동을 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무슨 시험을 하려 하고, 그들의 시험 의도가 무엇인지는 전세계의 관심사"라며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지 않고,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정해진 규범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중국에 대해 "북한 지도자를 다루는 데 있어 책무를 감당하고 있는 것을 반기며, 이는 아주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문제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일본 등과도 협의했다고 덧붙였다.
  
  MD 체제 구축 움직임은 빨라져
  
  한편 미 해군이 하와이 인근 해역에서 미사일방어망(MD) 발사실험을 준비중이라는 <AFP>통신의 보도가 나와 미사일 위기와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AFP>는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미 해군 군함이 하와이 카우아이 기지에서 발사되는 중거리 미사일(모의탄두)을 SPY-1B 레이더로 탐지·추적해 해상 MD시스템인 SM-3 블랙IA 미사일로 요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릭 레너 MDA 대변인은 이번 발사실험은 이미 몇 달 동안 계획됐던 것이라면서 " 북한이나 다른 것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 해군은 지난 5월 24일에는 이지스함 레이크이리호에서 SM-2미사일을 발사해 모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MD훈련을 실시해 성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