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카스트로는 부자인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카스트로는 부자인가?"

김영길의 '남미리포트' <161> 쿠바의 반응은 "그렇다"

우고 차베스와 함께 중남미 좌파를 이끌고 있는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9억 달러 상당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스위스은행 비밀계좌에 거액을 숨겼다는 최근 미국 경제주간지 <포보스>의 보도로 중남미가 뜨겁다.

이에 대한 쿠바 현지의 반응은 "그렇다"이다. 그러나 쿠바인들은 "카스트로 자체가 보물"이라는, 여유 있는 표현으로 대응하고 있다.

쿠바의 지성으로 불리는 셀리아 아르트는 최근 쿠바 현지와 중남미 진보언론에 기고문을 통해 "카스트로 의장이 거부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카스트로가 소유한 건 9억 장의 푸른색 종이쪽지가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고 주장하고 "카스트로 의장이 가진 건 인민과 소수층들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하는 수억의 아이디어"라고 반박했다.

아르트는 이어 푸른색 종이(달러)와 누런 색 광물(황금)에만 집착하는 미국인들의 가치관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쿠바인들은 카스트로 의장을 진정한 보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쿠바 국민들은 세계 어느 누구도 갖지 못한 진정한 보물 세 개를 갖고 있는데 첫 번째가 호세 마르띠(1853~1895. 쿠바독립의 아버지이자 라틴아메리카 최고의 지성으로 불리는 천재적인 문학가)이고 두 번째가 혁명가 어르네스또 체 게바라, 그 마지막이 피델 카스트로라는 것이다.

쿠바가 보유한 이 3개의 보물은 지구상의 어떤 보석보다 더 귀하며 미국이 자랑하는 푸른색 종이쪽지로는 그 값을 매길 수 없다는 것이 아르트의 주장이다. 읽기에 따라선 카스트로의 거액 재산 보유설을 시인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 항간의 소문을 조롱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하는 아르트의 반박문을 요약한다.

쿠바엔 3개의 보물이 있다

"카스트로가 추진중인 중남미, 아니 전세계 빈민들의 삶의 질을 바꾸기 위한 노력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귀중한 것이며 그런 관점에서 카스트로는 세계 최대의 부자라고 할 수 있다.

<포브스>는 당장의 달러가치와 누가 얼마를 소유했나에 집착하지 말고 삶의 질과 마음 속에 가진 풍요함에 가치를 매기는 법을 배우라. 쿠바인들은 푸른색 종이는 많지 않지만 자녀교육과 의료비 부담 없이 풍요한 삶을 누리고 있다. 최소한 쿠바에서는 가난해서 배우지 못하거나 돈이 없어 병원에서 쫓겨나는 일은 없다.

그러나 <포브스>는 미국의 부만 지나치게 강조, 초호화 주택과 요트 자가용비행기를 타고 다니는 거부들의 생활에 집중적인 보도만을 고집한 채 한쪽에서는 배고픔에 고통 받고 불치의 병인 에이즈 등에 걸려 죽어가는 미국인들은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쿠바인들은 그런대로 풍요한 삶을 누리고 산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쿠바인들은 은행에 돈이 예금되어 있지 않아도 미래걱정을 하지 않고 살아간다. 그만큼 사회보장제도가 잘 돼 있다는 얘기다.
▲ 아메리카를 위한 대안(ALBA)프로젝트에서 쿠바가 교육과 의료 부문을 주도하게 된 걸 만족해하는 카스트로 의장이 차베스, 모랄레스와 자리를 함께 했다. @<디아리오 그란마> 쿠바

<포브스>는 카스트로 의장이 가졌다는 재산에 관심을 갖지 말고 쿠바의 띄어난 의술과 의사들의 희생정신을 제대로 평가하길 바란다. 세계 각국에서 벌이는 이들의 봉사로 얼마나 많은 가난한 환자들이 생명을 구하고 있으며 각종 병마로 고통 중인 어린 생명들을 구해주는 일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 이런 일들은 당신들의 푸른색 종이로는 그 값을 매길 수 없는 고귀한 것이다.

반복하건대 쿠바 의료진들의 이런 희생으로 새 삶을 찾고 행복해하는 수많은 제3세계 환자들이 느끼는 값어치는 카스트로 의장이 갖고 있다는 9억 장의 종이보다야 몇 백배나 더 가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포브스>는 기억하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미국 내 거부들의 전유물인 <포브스>가 카스트로 의장의 개인적인 사생활을 왜곡 보도하는 것 자체에 대한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숨은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80을 눈앞에 둔 카스트로 의장은 최근 차베스가 이끌고 있는 아메리카를 위한 대안(ALBA) 프로젝트에 교육과 의료 부문 등 쿠바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 것에 대해 만족함을 표시하고 "나는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나이"라며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은 것을 소유한 사람"이라고 했던 것이 생각난다.

카스트로야말로 <포브스>가 보도한 그런 부정한 부자가 아닌,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소유한 진정한 부자인 셈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