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정부가 이라크에서 납치된 인질들의 석방을 위해 지금까지 무장세력들에게 총 4500만 달러의 몸값을 지불했다는 영국 언론의 보도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22일 "그동안 인질 석방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해 왔던 바그다드의 보안관리들이 갖고 있는 문서들에 따르면 (이들 세 나라는) 지난 21개월동안 인질 한 사람당 250만 달러에서 1000만 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더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는 지난 2004년 12월과 2005년 6월 2차례에 걸쳐 인질 2명의 석방을 위해 2500만 달러를 지불했다. 또 이탈리아도 인질 2명의 석방을 위해 1100만 달러를, 독일은 인질 3명의 석방 대가로 800만 달러를 각각 지불했다.
<더 타임스>는 그러나 영국 정부만은 인질 석방을 위해 몸값을 지불한 적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몸값 지불에 관한 서류를 본 서방 외교관들은 이들 세 나라의 몸값 지불로 무장세력에 의한 외국인 납치가 더욱 성행할 것이라며 분노를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바그다드에 주재하고 있는 한 외교관은 "우리 모두 이론적으로는 납치범들에게 보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는 척 하면서 실제로는 몇몇 정부들이 돈을 준 것 같다. 이에 따라 몸값 지불을 확신한 무장세력에 의한 외국인 납치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이들 세 나라 외에 요르단, 루마니아, 스웨덴, 터키 정부와 이라크에서 재건사업을 벌이고 있는 미국 민간기업들도 몸값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더 타임스>의 이번 보도에 대해 프랑스 정부는 외교부 성명을 통해 "인질 석방 당시에도 밝힌 것처럼 프랑스 정부는 인질 석방 대가로 몸값을 지불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인질이 석방될 당시 이탈리아 일간 <리푸블리카>는 이탈리아 정부가 수백만 달러의 몸값을 지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독일의 ARD방송도 이달 초 풀려난 인질 2명의 몸값으로 1000만 달러가 지불됐다고 보도했으나 독일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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