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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만의 악수' 나눈 재일 민단-총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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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만의 악수' 나눈 재일 민단-총련

광주 6.15 행사 공동 참가 등 6개항 합의

50여 년간 대립해 온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가 17일 역사적인 화해의 만남을 갖고 교포사회의 대립 해소를 위한 방안이 담긴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하병옥 민단 단장은 이날 오전 간부 6명과 함께 도쿄 지요다구 조총련 중앙본부를 방문해 서만술 의장 등 총련 지도부를 만나 회담을 갖고 8.15 기념축제 공동개최 등 6개항의 합의를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 공동성명에는 ▲두 단체의 화해·화합 도모 및 교포사회 단합을 위한 협력 ▲6.15 민족통일대축전 일본지역위원회 공동 참가 ▲ 8.15 기념축제 공동개최 ▲교육·민족문화 진흥사업 공동노력 ▲교포사회 복지·권익옹호 활동 협력 ▲합의 이행을 위한 창구 설치 등이 담겨 있다.
  
  40분간 열린 회담에서 서 의장 등 총련측 대표들은 "이번 회담은 여러가지 고생의 결실이자 역사를 새로 개척한 것인 만큼 향후 역사도 책임지자"며 "우리가 하지 못하면 다음 세대가 우리를 욕할 것"이라며 화해·협력에 힘을 쏟자고 말했다.
  
  이에 하 단장도 "언제 이런 날이 올 수 있을까 했는데 반세기가 지난 이제야 됐으니 지금부터라도 될 수 있는 일부터 협력해 나가자"며 "재일교포 사회가 매우 기뻐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날 중앙본부에는 총련 결성 후 최대 규모인 15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일본 언론들은 양측의 역사적 만남에 대해 대서특필하면서도 일부 언론에서는 '납치 문제를 불식시키려는 전략'을 지적하거나 민단 자금이 조총련을 통해 경제가 어려운 북한으로 흘러갈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특히 일본인과 결혼해 일본 국적을 취득하는 재일 한국·조선인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 두 단체에 큰 위기감을 불러와 손을 잡게 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도쿄신문>은 또 이번 만남에 대해 조총련 내부에서는 큰 반발이 없지만 민단에서는 '반(反)지도부'를 중심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보도했다.
  
  이날 회담에서 하 단장은 이같은 목소리를 의식한 듯 "중앙(민단 중앙대표단)에서 과거 총련과의 행사를 인정하지 않았다"며 "그런 중앙을 비판하곤 했다. 더 빨리 이런 자리가 이뤄질 수 있었는데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는 교포간 화합을 표방하며 지난 2월 당선된 하 단장이 자신의 공약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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