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5가 한국에서는 고음질 통화 기능을 지원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출시되는 아이폰5는 애플이 음성통화 품질을 혁신적으로 높였다고 소개한 '와이드밴드(Wide-band) 오디오' 기능을 탑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국내 이동통신사가 선보였거나 선보일 고음질 음성통화 서비스인 'VoLTE(Voice over LTE)'도 지원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와이드밴드 오디오는 음성통화 주파수 대역폭을 넓혀 기존 음성통화보다 더 많은 음성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음질을 높이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AMR-WB(Wide-band)' 코덱(데이터 압축·해제 기술)을 통해 구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와이드밴드 오디오를 탑재한 아이폰5를 20개 이통사에만 공급하겠다고 밝혔으나, SK텔레콤과 KT 등 한국 이통사들이 와이드밴드 오디오를 적용할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가 와이드밴드 오디오의 한국 도입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는 AMR-WB 코덱이 ▲국내 이통사의 롱텀에볼루션(LTE) 전략과 상충하고 ▲한 번도 국내에 도입된 적이 없으며 ▲통신망에 부담을 준다는 점 등에서다.
AMR-WB 코덱을 사용한 음성통화는 VoLTE와 같거나 유사하다. 이 코덱을 LTE 망에 적용하면 VoLTE가 되고, 3세대(3G) 음성 망에 적용하면 VoLTE에 필적하는 수준의 고음질 음성통화가 된다.
이통사는 VoLTE를 'LTE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로 선보이고 있기 때문에 아이폰5가 AMR-WB를 LTE망에 적용하는 것을 필요로 하지도, 환영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통사는 VoLTE를 단순히 음질만 높이는 게 아니라 음성통화 중 영상통화 전환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와 함께 제공하는데, 이를 음질만 개선한 아이폰5의 와이드밴드 오디오와 함께 운영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와이드밴드 오디오가 3G망에 AMR-WB 코덱을 적용하는 기술이어도 이통사는 반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5로는 VoLTE와 3G 음성통화를 차별화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LTE는 3G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5배 빠르기 때문에 VoLTE가 3G망에 AMR-WB를 적용한 음성통화보다 음질이 더 좋다"며 "그래도 이통사 입장에서 VoLTE와 음질이 비슷한 음성통화가 나오는 것은 나쁜 소식"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AMR-WB 코덱은 많은 음성 정보를 전달하는 만큼 통신망에 부담을 준다. 이런 이유로 국내 이통사들은 AMR-WB 코덱을 탑재한 단말기를 한 번도 도입하지 않았다.
사실 AMR-WB 코덱은 아이폰5의 와이드밴드 오디오 이전부터 있었던 기술로 유럽 지역에서는 이미 상용화됐다. 업계는 와이드밴드 오디오를 지원하는 20개 이통사도 주로 유럽의 이통사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외신에서는 와이드밴드 오디오를 'HD보이스'로 부르기도 한다. 이는 SK텔레콤과 KT의 VoLTE 서비스명(名)과 같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LTE뿐 아니라 3G망에 AMR-WB 코덱을 적용한 모든 음성통화 서비스에 HD보이스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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