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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부시의 아프간 '깜짝방문'에 "아깝다 아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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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부시의 아프간 '깜짝방문'에 "아깝다 아까워"

다음 기착지 인도서는 대규모 반미 시위

인도와 파키스탄을 공식 방문중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뉴델리 방문에 앞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4시간 동안 깜짝 방문했다.

9.11 테러 후 미국이 아프간을 공격해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린 뒤 처음이었던 부시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미국이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상징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빈라덴과 오마르 꼭 잡을 것" 되풀이**

군사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극도의 보안 속에 이뤄진 부시 대통령의 카불 방문 사실은 백악관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이 아프간의 미 공군기지인 바그람 기지에 안착한 뒤 공개됐다.

부시 대통령은 부인 로라 여사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등과 함께 헬리콥터를 타고 아프간 대통령궁으로 직행해 카르자이 대통령으로부터 극진한 영접을 받으며 양국 현안에 대해 회담했다.

부시 대통령은 카르자이 대통령과의 오찬 후 기자회견에서 아프간 '민주주의'의 성취를 한껏 치켜세우며 "아프간 국민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고, 이로 인해 다른 사람들도 자신들의 자유를 요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여러분을 보호하고 민주주의가 정착하는 걸 지원하기 위해 미군을 계속 주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2만 명의 미군을 아프간에 주둔시키고 있다.

부시는 "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두목인 물라 오마르는 반드시 잡힐 것이며, 미군이 아프간·파키스탄 정부군과 함께 계속 추적 중"이라면서 이란에 대해서도 "핵무기를 가진다면 이 지역 최대의 위협 요소가 될 것"이라고 기존의 강경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탈레반 반군과 알카에다는 현재 아프간 남부의 칸다하르를 비롯한 남동부와 서부 지역에서 계속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영국의 〈BBC〉 방송은 탈레반 정권 붕괴 이후에도 계속되는 전투로 130명의 미군이 사망했고, 폭력사태는 계속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의 깜짝 방문에 대해 탈레반 지도부 중 한 명은 "미국 대통령이 아프간에 온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탈레반 전사들이 로켓 등의 공격으로 그를 맞이했을 것"이라고 〈로이터〉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날 회동에서 양국 대통령은 탈레반 잔당 등 아프간 무장세력 소탕 작전과 아프간 재건 계획 등을 중점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수만 명 "부시는 이슬람의 적"**

한편 부시의 다음 방문지인 인도의 이슬람교도 5만여 명(경찰추산)은 이날 뉴델리에서 반(反)부시 시위를 가졌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시위를 주최한 이슬람 단체 자미아트 울라마-이-힌디의 압둘 하미드 나우마니 대변인은 "우리는 부시가 세계 최대 테러리스트이기 때문에 이곳에 오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델리 구시가지 내의 자마 마스지드 이슬람 사원에서도 이날 부시 방문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려 "부시는 이슬람의 적" "우리는 부시를 환영하지 않는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부시 대통령은 인도에서 민수용 핵 기술에 관한 양국 간의 협정 체결을 마무리 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

인도는 그간 미국의 민수용 핵 기술을 이전받기를 간절히 원해 왔다. 그러나 미국은 인도가 핵을 민수용과 군수용으로 명확히 구분하고, 국제기구가 민수용 핵시설을 사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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