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호 이라크 주재 한국대사는 13일 바그다드의 정세와 관련해 "엄청난 테러와 납치, 요인 암살이 계속돼 아직도 불안하다"고 전했다.
재외공관장 회의에 참석차 귀국한 장 대사는 이날 서울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04년 12월 부임 당시 하루 평균 100건에 달하던 저항세력의 테러가 최근 75건 정도로 줄어들었지만 강도만 다소 약화됐을 뿐 이라크의 정정불안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장 대사는 "지금의 상태에서 우리 기업이 바그다드에 들어간다면 어느새 저항세력의 타깃이 되어 납치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이런 상황이니 정부가 갖고 있는 (바그다드 출입 불허에 대한) 고뇌를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또 미국의 철군 시간표와 관련해 장 대사는 "미국의 철군 일정표는 아직 없다"며 "이라크의 치안정세, 지방정부의 행정력, 군경의 치안능력을 보고 철군 혹은 감군을 결정(condition-based reduction)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장 대사는 또 "아직도 이라크의 정치는 '온상에 있는 민주화'"라며 "거센 바람이 불면 언제 뭐가 닥칠지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동맹군의 완전한 철수는 현재로서는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수당이 된 시아파가 이란과 가깝다는 점에서 이란-이라크가 미국에 대항하는 연대전선을 구축할 가능성은 없느냐'는 질문에 장 대사는 "후세인 시절 시아파 인사들이 이란에 망명을 많이 해 친(親)이란화의 가능성은 전보다 높은 게 사실"이라며 "미국은 그같은 상황을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라크 국민들은 이란 사람들과 차별성이 크다"며 "서로 친밀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한계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시아파가 과반수를 점유하지 못해 연정을 할 수밖에 없는데 연정 구성을 두고도 테러 압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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