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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한화갑, '노무현 규탄'으로 위기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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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한화갑, '노무현 규탄'으로 위기 돌파?

"부덕의 소치" 고개 숙여도 "퇴진은 불가"

민주당 한화갑 대표의 리더십이 벼랑 끝에 놓였다. 한 대표 자신은 최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등법원에서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징역형을 받았다. 당원들은 한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중앙당사를 점거했고, 한 대표와 가깝다고 알려진 한 당직자는 다른 생각을 가진 당원들에게 폭행을 당하기에 이르렀다.

*** 한화갑 "내 몫 따지기 전에 당부터 살려야"…퇴진 요구 묵살 **

한 대표는 13일 대표단 회의에서 최근 일련의 불미스러운 사태에 대해 "당을 이끄는 내 부덕의 소치"라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8일 한 대표가 불법 경선자금을 받은 혐의로 의원직을 잃을 수도 있는 형을 선고받은 뒤 당내 일각에서 '한 대표 2선 퇴진론'이 고개를 들었고, 이를 주장하는 이들이 중앙당사를 점거해 한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을 당사가 아닌 국회 기자실에서 해야 했다.

갈등은 이에 그치지 않고 11일 전남 구례에서 열린 당 워크숍에서는 '친 한화갑' 측인 유종필 대변인 겸 광주시당 위원장이 일부 당원들에게 폭행을 당해, 당내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에 한 대표는 "어떻게 이런 사태가 벌어졌는지 자괴감을 느낀다"면서도, "내 몫, 네 몫을 따지는 사람도 있지만 민주당을 먼저 살려내야 하지 않겠냐"며 당내 반대파의 퇴진 요구는 묵살했다.

한 대표는 "지난 총선 때 집단지도체제 때문에 당이 난파선이 됐던 뼈아픈 경험을 토대로 당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단일지도체제를 선택한 것"이라며 집단지도체제로의 체제 개편 요구 역시 일축했다.

***우선은 "한화갑 중심으로…" **

다른 지도부 역시 한 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주며 사태 진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낙연 원대대표는 "당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총력체제를 한화갑 대표 중심으로 갖추어 지방선거에 임하자"고 강조했다.

김효석 정책위의장은 "광풍을 이제 겨우 눈물겹게 잠재웠는데 또 다시 폭력사태가 벌어진다면 민주당에는 희망이 없다"며 폭력 사태 연루자에 대한 '엄정 처벌'을 당부했다.

이처럼 민주당의 국회의원 11명 중 대부분이 한 대표와 가깝고 '반(反) 한화갑' 세력은 주로 원외에 포진돼 있기 때문에 내분 사태가 확대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또 민주당으로서는 '5월 지방선거 호남 압승'을 통해 정계개편 주도권을 잡는 것이 급선무이기에 '한 대표 중심론'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의 사태는 2004년 총선 이후 계속돼 온 한 대표 '1인 체제'에 대한 당 안팎의 적체된 불만이 불거진 것인 만큼, 한 대표가 이같은 당내 동요를 제대로 추스르지 못할 경우에는 내분 양상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대표는 우선 현 정권에 각을 세우는 데에 당력을 집중하며 위기 돌파를 시도할 태세다. 민주당은 이날 당장 광주에서 한 대표에게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한 사법부를 비난하는 '노무현 정권의 민주당 죽이기 규탄대회'를 연 데 이어, 16일에는 서울 여의도에서 대대적인 장외 집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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