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법 국회 통과 이후 53일간 국회를 등졌던 한나라당이, 이번에는 사학법 처리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파행시켰다.
***"한나라당 가출 버릇을 어떻게 잡나…" **
8일 본격적인 청문회에 앞서 한나라당 곽성문 의원은 "사학법 변칙통과의 실질적인 책임은 당시 원내대표였던 정 내정자에게 있다"면서 "한나라당과 국민에 대한" 정 내정자의 사과를 요구했다.
같은 당 이규택 의원도 "53일 만에 국회가 정상화됐으면 사학법를 날치기한 장본인으로서 일언반구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한나라당은 정 내정자의 사과나 해명이 없으면 퇴장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에 열린우리당 오영식 의원 등은 "이미 원내대표가 합의해 청문회 일정을 잡았는데 다시 지난 사학법 문제를 꺼내는 것은 합의된 의사일정을 전면 부정하는 결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반발했고, 양 측간에 고성이 오가는 도중 회의는 정회됐다.
김용갑 위원장은 정 내정자를 불러 "좀 낮은 수준으로라도 유감을 표명하고 청문회를 재개토록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으나, 정 내정자는 "내 개인의 일도 아니고 향후 여야간의 협상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므로 적당히 타협하고 넘어갈 수 없다"고 거부했다.
청문회를 거부하고 위원장실에 모인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 내정자의 사과 없이는 청문회에 응할 수 없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고, 간사인 이병석 의원은 "여당만의 청문회로 정 내정자가 임명이 될 때에는 향후 정 내정자가 참여하는 어떤 산자위에도 한나라당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재오 원내대표까지 한나라당 의원 설득에 나서, 정 내정자가 질의 답변을 통해 사학법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선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회의장으로 돌아 온 것은 예정된 시작 시각으로부터 5시간이 지난 뒤였다.
오전 11시부터 회의장을 지키던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한나라당의 가출 버릇을 어떻게 잡아야 하냐"며 혀를 찼고, 며칠 전부터 보도자료를 내며 정 내정자에 대한 의혹을 제기해 왔던 한 한나라당 의원은 "목소리 큰 의원님들 덕분에 검증 기회를 놓칠 뻔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