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재오 신임 원내대표가 이방호 정책위의장과 함께 16일 취임 인사차 열린우리당의 영등포 당사를 찾았다. 이는 사립학교법 통과 이후 여야 지도부가 마주한 첫 자리이기도 해 꼬인 정국의 실마리를 찾아질까 기대를 모았지만 10여 분 간의 짧은 만남은 탐색전으로 끝났다.
열린우리당 유재건 임시 당의장과 손을 맞잡은 이 대표는 "유 의장을 사석에서는 형님이라고 부른다"며 남다른 친분을 과시했다. 원혜영 정책위의장을 향해서도 "감방 동기"라며 인연을 강조했다.
그러나 원 의장이 "장관 인사청문회를 우선 좀 해야 하는데 한나라당의 결단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등원 얘기를 꺼내자, 오가는 환담 속에 신경전이 흘렀다.
이 정책위의장은 "열린우리당 때문에 우리 당 의원들이 다 감기에 걸렸는데 약이라도 사 줘야 체력이 회복돼 들어가도 들어가지 않겠느냐"며 말문을 막았다. 사학법 재개정 등 한나라당의 요구를 열린우리당이 수용해야 등원을 할 수 있다는 일종의 압박이다. 이 대표 역시 "약이라도 사주고 원내에 들어오라고 하라"고 거들었다.
이에 유 의장은 이재오 대표가 한때 사학에서 교사 생활을 했던 경력을 염두에 두고 "사학에 계셨으니 실상을 잘 알지 않느냐"고 받아쳤다. 유 의장은 "한나라당이 날치기다 뭐다 그러는데 불법 강행처리가 아니라 한나라당만 뺀 여러 당의 의견을 모두 모아 통과시킨 법"이라고 한나라당의 주장을 반박하며 "요새는 재개정하자는 얘기도 많이 없어졌다"고 말해, 재개정 요구 역시 일축했다.
양 당 대표는 말끝에 서로 "의논이야 언제든 하자"며 대화의 여지를 남겼지만, 여야간 이 같은 신경전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열린우리당은 한 달 내로 실시해야 하는 장관 인사 청문회를 고리로 한나라당의 등원을 압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국회는 2월에 열리도록 돼 있지만 2월이 돼도 열린우리당 전당대회 전까지는 정상적으로 국회를 열지 못할 것"이라며 "지금 한나라당이 국회에 들어가고 말고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해, 당분간 등원 가능성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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