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가 사립학교법 개정안 국회 통과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공식 사퇴했다. 강 대표는 3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늘부로 원내대표직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여당 기회주의적, 꼼수정치" **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단과 더 이상 대화를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직을 내놓는 만큼 강 대표의 사퇴의 변은 여권을 향한 비난 일색이었다.
강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몇 년간 광란의 정치를 했다"고 비난했다. "집권하는 방식도 광란의 방식으로 표를 모으고 대통령이 됐고, 집권 여당이 됐어도 전부 광란"이란 부연은 독설에 가까웠다.
강 대표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새해 예산안 등 현안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열린우리당을 향해서도 "기회주의적", "꼼수정치" 등 가시가 돋친 표현을 여과 없이 쏟아냈다.
강 대표는 열린우리당이 민주노동당 등 다른 야당들과 함께 본회의를 여는 데 대해서 "여당이라면 집권 철학이 있고 공조에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필요할 때 이 당 저 당 끌어다 쓰는 꼼수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강 대표는 "한나라당은 물론 정치인 모두가 국민 중심의 정치, 소비자 중심의 정치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작은 글씨 보려고 돋보기 쓰면 먼 곳이 안 보여" **
강 대표는 '돋보기'에 빗대 '리더십'에 대한 철학을 풀어내기도 했다.
강 대표는 "계급장을 달면 주위에서 계급을 보고 여러 가지 작은 글씨가 적힌 문건을 갖고 와서 내밀기도 하고 귓전에다 속삭이기도 한다. 그 작은 글씨를 보려고 돋보기를 쓰고 작은 소리를 들으려고 귀를 기울이다 보면 멀쩡히 잘 보이던 멀리 먼 데가 안 보이는 수가 있다"며 "노 대통령도 그렇고 적어도 리더가 되려면 잔글씨에 현혹되지 말고 앞으로 멀리 멀리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이 같은 비유가 "당 내외는 물론 청와대 등 모든 정치인들에게 하는 말"이라고 했지만, 주변 강경파들에 묻혀 투쟁 일변도로 빠진 박근혜 대표를 향한 '조언'으로 해석되기도 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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