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는 21일 전체회의를 열어 황우석 교수 사건과 관련한 과기부의 현안 보고를 듣기로 했으나, 열흘째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한나라, 회의에는 불참…밖에선 "오 부총리 문책"**
이날 회의에는 소집을 요구한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 7명만 참석해 애초부터 정상 진행이 불투명했다. 게다가 한나라당 소속인 이해봉 위원장이 회의 주재에 난색을 표해 비공개 간담회로 전환됐다. 형식적으로는 한나라당의 불참이 회의 무산의 가장 큰 원인이 된 셈이다.
이에 따라 연일 "오명 부총리가 청와대 보좌관 하나 때문에 한 마디로 바보가 됐다"며 오 부총리 인책을 주장하던 한나라당은 정작 직접 보고를 듣고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자리에는 불참해 진실 규명의 의지를 의심케 했다.
또한 과기정위가 공전되고 있는 와중에 기자실을 찾은 이계진 대변인이 "서울대 자체 조사 말고도 주무부처인 과기부의 책임 있는 조사와 진상공개가 있어야 한다. 과기부는 오명(汚名)을 날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 발언도 '정치 공세용'에 불과해 보였다.
***우리당도 회의 무산에 호응…오 부총리만 '어부지리'**
한나라당의 불참 '덕분에' 열린우리당도 난처한 상황을 모면했다. 열린우리당 간사인 홍창선 의원은 "서울대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판이니 한나라당과 협의 아래 정부가 상황보고를 할 수 있도록 기다려 보자"며 이 위원장의 '산회' 요구에 흔쾌히 응했다.
당초 열린우리당은 공식적으로는 "황우석 파문과 관련한 현안보고를 위해 과기정통위가 시급히 열려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홍 의원의 태도에선 이에 대한 의지를 찾아보긴 힘들었다. 홍 의원은 차기 과학부총리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오 부총리를 비롯한 정부 책임론을 제기한 유승희 의원만이 "온 국민이 흥분하고 있는 문제에 정치권이 아무런 얘기도 안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빠른 시일 내에 회의를 열어 책임 있는 답변을 듣게 위원장이라도 한나라당 의원들을 설득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따졌을 뿐이다.
결국 이 위원장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아 회의가 어렵고 전문가 조사결과가 나와야 본격적인 논의를 할 수 있는 만큼 서울대 측의 발표를 기다리자"며 회의를 무기한 연기했다.
이런 여야의 '이심전심' 덕을 본 것은 오명 부총리. 회의가 무기한 연기됨에 따라 오 부총리가 국회의 추궁을 받을 날도 덩달아 무기한 연기됐다.
이날 오 부총리는 "움직일 수 없을 만큼 심한 감기몸살에 걸렸다"는 이유로 차관이 대신 간담회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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