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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교수 "당시 눈 앞의 성취 외엔 보이는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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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황 교수 "당시 눈 앞의 성취 외엔 보이는 게 없었다"

[기자회견 일문일답] "내가 여자라면 내 난자 뽑아 실험하고 싶었을 것"

황우석 교수는 24일 서울대 수의과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매매 난자의 존재를 정말 몰랐냐'는 질문이 나오자 "실험기관과 난자 채취기관은 엄격히 분리되도록 규정돼있고 실험기관은 난자 채취 과정에 어떤 직접적인 관여도 참여도 할 수 없다"며 "저희가 난자를 공급받을 때는 아무런 정보가 없고, 오로지 고유번호밖에 받지 못한다. 누구의 난자인지 알지도 못하고 물어보아서도 안된다"라고 강조하며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모 방송국의 취재에 응한 후 전화로 알려줘서야 알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프라이버시 보호 때문에 <네이처> 지에 사실대로 얘기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해당 연구원이 최초에 <네이처> 기자에 서슴없이 사실을 얘기한 것 자체가 스스로 프라이버시 문제를 중시하지 않았다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처음에 답변했을 때 그 연구원인 윤리적 문제가 있음을 인식 못했고, 사실 저도 몰랐다. 헬싱키 선언도 근년에 들어서야 알았다"며 "그런데 당시 내가 여자였다면 내 난자를 뽑아서 실험을 하고 싶었던 심정이었다. 당시엔 그저 눈앞의 성취 외에는 보이는 것이 없었다"며 '연구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 진실을 숨겼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하며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이어 '노성일씨가 먼저 50% 지분을 요구했다'는 의혹과 관련된 MBC <피디수첩>과 노성일 이사장 사이의 공방에 대해서는 "제가 먼저 50% 지분을 제안했으며, 나중에 국립기관으로서의 소유권 충돌을 의식해 40%로 수정 제안했다"고 해명했다.

다음은 황우석 교수와 기자들 사이의 일문일답이다.

문: 미즈메디병원의 노성일 이사장의 특허 지분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처음에 내가 노성일 이사장에 50% 지분 제안"**

황우석: 특허 문제가 나왔을 때 제가 먼저 노 이사장께 특허를 제의드렸다. 이 논문에의 기여도로 본다면 우리 연구팀 못지 않은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가 어느 정도 제한되어야 한다는 판단으로 논문 공동저자를 제의했을 때 노 원장께서는 이를 양보하셨고 또 연구소장이셨던 윤현수 박사께서도 후진 박사들을 위해 양보를 해주셨다.

저는 이를 노 이사장이 평소에 가진 특유의 장점인 성격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처음에 당연히 기여도에 따른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50%로 생각했다.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국립기관으로 소유권을 관할하게 될 서울대 산학협력단과 (50대 50으로 했을 시) 충돌이 예상됐다. 그래서 노 이사장에 40%, 산학협력단에 60%를 제안했다

문: 세계줄기세포허브 소장직 등 모든 공직을 사퇴하면 장애인들의 실망감이 클 것 같다.

황우석: 줄기세포소장직을 비롯한 학내외의 직함을 사퇴하는 문제는 지금부터 한 시간 전에 저 혼자 결정했다. 그래서 이 회견문도 이미 여러 차례 준비를 했었으나 저 혼자 한 시간 전에 다시 만들었다. 저는 국민들과 어린 과학 꿈나무들에게 윤리적인 측면에서의 충격을 드린 것을 생각하면 마지막 남은 연구직도 빨리 사퇴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고민을 거듭했다.

하지만 연구현장까지도 모두 벗어난다면 지금껏 저를 비롯한 저희 연구팀에 베풀어주셨던 국민 여러분의 소중하고 따뜻한 성원에 보답하는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저를 롤 모델로 기대를 걸었던 젊은 학도들에에게도 (그렇다). 제가 제 능력과 이룩한 결과에 대해서 너무 큰 사랑을 받다보니 저도 모르게 제가 거만해지고 또 저의 본분을 일탈하는 일이 있지 않았나 후회해본다.

***"백의종군하는 심정으로 제 연구에만 전념"**

마지막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저희 실험실에서의 숙제 몇 건을 더 해결하고 떠나는 것이 국민 여러분이나 과학 꿈나무들에게 그나마 속죄하는 길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제가 떠난 뒤에 아마 저의 동료 과학자들 중에서 훌륭한 리더십과 통찰력을 지닌 분께서 지휘봉을 받으실 것이다. 우리 국민 여러분들께서 제게는 모진 매를 내려주시고 다시 환골탈태하겠다는 연구팀에게는 한 번 더 사랑의 성원을 보내주신다면 아마 저희 연구팀은 국민 여러분들이 베풀어주신 사랑에 조그맣게나마 보답드릴 날이 오리라고 생각한다.

문: 이번 난자의혹 사건 때문에 새튼교수와 결별까지 갔다. 앞으로 섀튼과의 관계와 피츠버그대에 파견 나가 있는 교수들의 향후 거취는 어떻게 되나?

황우석: 섀튼 박사는 그동안 부족한 저나 저희 연구팀에게 연구의 전체적인 흐름을 잘 잡아서 이끌어주셨고 또 나온 결과를 과학적으로 잘 해석해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논문으로 이끌어주는 큰 견인차 역할을 해주셨다. 그분께서 지니신 국제적인 각종 네트워크가 저희 연구에 큰 도움이 됐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아직 정확한 이유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불가피한 사연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인간이란 언제나 어떤 일이 있을 때 그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우정을 되찾고 미래를 향한 발전적 협력을 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현재는 나도 매우 슬프고 안타까운 심정임에 틀림없다. 거기에 나가계신 세 분의 한국 과학자는 그 능력 측면에서 국제적으로 가히 손색 없는 분들이다. 물론 세 분 모두 내가 추천해 나가계신 분이지만 그 중 한 분을 제외하고는 소속 자체가 피츠버그대다. 세 분의 거취는 피츠버그 의대와 협의가 있을 수도 있고, 섀튼 교수와도 상의하고, 무엇보다도 자신들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 생각한다.

문: 또 다른 의혹에 대한 루머가 있는데, 오늘 밝힌 것 이외에 답변할 것은 없나?

황우석: 너무나 황당한 루머가 있다는 것 저희도 알고 있다. 그동안 괴롭고 외롭고 견디기 힘든 나날이었다. 하지만 과학의 결과는 한두 사람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여러 사람의 공동의 힘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런 결과는 국제적으로 저명한 과학자들에 의해 객관적 판단을 받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연구책임자인 저가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챙긴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시 한번 검토를 해본 결과 일부 미흡한 측면이 있어 이는 바로 교정을 요청했다. 저희가 확인하고 다시 재검토한 바로는 그 외에 전혀 이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문: 방금 말한 루머는 섀튼이 밝혔던 연구결과의 결함을 말하는가?

황우석: 모든 것을 포함한 것이다.

***"당시에는 눈 앞의 일과 성취 외에는 보이는 게 없었다"**

문: 이와 같은 발표가 세계 줄기세포 연구분야와 또 한국의 지도적 위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은가?

황우석: 매우 착잡하다. 현재의 위치에 오르는 것은 결코 우연에 의해서 단시간에 얻어진 결과도 아니었고 운 좋게 떨어진 열매도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몇 개 연구팀들의 헌신적인 공동참여가 바탕이 됐고 매일 새벽 여섯 시 오 분이면 이 연구의 핵심요원들이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저희 실험실에 모여서 현미경과 모니터를 켜놓으며 최선의 배양방법은 무엇인가,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요소가 필요한가에 대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정성을 다 기울였다. 저희로서 해결방안이 안 나올 때는 이를 즉시 미국에 보내 지혜와 아이디어를 보태기도 했다. 제가 이렇게 얻은 결과를 보였을 때 그들의 입에서도 탄성이 나왔고, 그때 저는 우리 대한민국도 해닐 수 있구나 하는 민족적 자신감을 맛보았다.

하지만 이 연구 업적과는 별개로 절차상의 미흡함과 윤리적 상처는 하루아침에 치유될 수 없을 정도로 심대하다는 것을 저도 안다. 다만 지금쯤 제가 이 일을 시작해서 똑같은 과정을 밟았더라면 이와 같은 제 오판이나 실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그저 제 눈앞의 일과 성취 외에는 보이는 것이 없었다. 한 템포를 늦춰가더라도 국제적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는 이 소중한 진리를 성찰할 여유가 그 당시 저한테 없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오늘과 같은 이 참담한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우리가 어렵사리 개발한 이 기술은 무의 상태로 되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기술이란 한 번 개발하면 이미 확립된 것이기 때문이다. 저희 연구팀들이 아마 다시 의지와 힘을 보태서 우리가 어렵사리 개발해 놓은 이 기술을 좀 더 발전적으로 승화시킨다면 언젠가는 대한민국이 이 분야에 있어서 부끄럼 없이 지도자의 위치에 다시 설 수 있다고 믿는다.

문: 미즈메디 병원으로부터 공급받은 난자에 매매 난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정말 몰랐나?

황우석: 아까 사전 준비된 글에서도 읽었지만 솔직히 한두 개도 아닌 많은 난자들을 공급받음에 있어 이것이 어떤 경로로 이렇게 올 수 있을까 하는 의아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여러분은 이 부분에 있어 이해해야 될 것이 있다. 저는 의사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난자 채취 과정에 직접 관여할 수도 없고 그 과정에 대해서 자세히 참여할 수도 없다. 또 하나는 원래 이런 실험을 함에 있어 난자 채취 기관과 실험기관은 엄격하게 분리되도록 규정되어 있다. 저희가 난자를 공급받을 때는 아무런 정보가 없다. 오로지 고유번호밖에는 받지 못한다. 그러니까 이 난자가 어느 분한테서 왔다는 것을 알 수가 없다. 그리고 또 그것을 물어보아서도 안된다.

노 이사장은 아주 원리원칙주의자다. 그 분은 어떤 경우에도 의사는 의사로서의 직무수행 중에 얻게 된 환자의 정보를 누설해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의식을 지니신 분이다. 그래서 이를 물어보지도 못하게 하거니와 아마 물어보면 상당히 나무랐을 것이다. 그래서 직접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그 분 특유의 답이 있다. '이 일은 내가 책임 질 일이잖아. 내가 알아서 할 거고. 꼬리표 안 달릴 일이니 당신은 당신 몫이나 하면 되는 거요.'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사실 나도 윤리적 문제될 지 몰랐다. 당시 내가 여자라면 내 난자를 뽑아 실험하고 싶었던 심정"**

문: <네이처>지에 사실을 말하지 않은 이유가 프라이버시 보호 때문이라고 했지만, 해당 연구원이 최초에 <네이처> 기자에 서슴없이 사실을 얘기한 것 자체가 스스로 프라이버시 문제를 그렇게 중시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아니냐? 그런데 프라이버시 때문에 당시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것 아닌가?

황우석: 처음에 <네이처> 지가 걸어온 전화에 답변했을 때 그 연구원은 자신이 난자 제공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어긋난다는 것 자체를 전혀 몰랐다. 사실 저도 몰랐다. 그리고 아마 이 자리에 우리 의대 교수들이 많이 계시지만 1964년의 헬싱키 선언이 있다는 것도, 요즘에 이렇게 윤리적인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된 근년에서야 알았다. 그런데 당시 기분으로는 일은 안 되지, 난자는 없지, 또 외국에서 이런 연구를 했음에도 성공결과는 없었지, 난공불락의 일을 우리가 했던 건데, 당시 내가 여자였다면 내 난자를 뽑아서 실험을 하고 싶었던 심정이었다.

어쨌든 이와 같은 저간의 자세한 상황은 지금부터 한 열흘 전에 그 남편과 함께 저를 찾아온 당사자로부터 자세히 들었다. 그리고 기사가 난 후 다시 자꾸자꾸 꼬치꼬치 묻기에 자기는 이게 윤리적으로 잘못됐다는 생각도 없고 그래서 사실대로 답변했는데 큰 문제로 비화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다시 부인했다고 한다. 지금 이 자리에서 어떤 것도 남기고 가고 싶지 않다. 제가 모든 것을 인정하고 털고자 참회의 마음으로 섰기 때문에 이 국면을 모면하기 위해서 다른 말씀을 드리고 싶지는 않다.

문: 앞으로의 연구계획과 이 논란을 어떻게 불식시킬 지에 대한 향후 계획은?

황우석: 전체적인 계획이나 그림은 추후 선정되실 이 연구팀의 총괄책임자께서 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는 그 분이 누가 되실지는 모르겠다. 다만 연구 현장에서 제가 마지막 반성의 자세로서 최선을 다할 기회를 한번 가진다면 이제 그 그림을 제가 그릴 수는 없다. 저는 제 실험실에서 제가 맡는 영역에서 아직 조금 더 개발해야 할 몇 가지 숙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사죄와 함께 국민 여러분들께 부탁 드리겠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들께서 과학자에 대해 이렇게 따스한 성원을 보내주신 때가 없었던 것 같다. 이 불길이 식지 않을까 정말 걱정된다. 그리고 정부에서도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도 과학기술 예산과 과학도에 대한 많은 정책적 배려를 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저의 이런 미숙함과 옹졸함 때문에 모처럼 찾아온 이 기회가 상실되지 않을까 그게 무엇보다 걱정이다. 만약 나무람이 있으면 그 채찍과 돌팔매는 저 하나로 모아달라. 그리고 어려운 처지에도 불구하고 헌신을 기울이고 있는 많은 과학자들과 미래과학에 자기 일생을 바쳐보겠다고 저처럼 열심히 꿈을 갖고 있던 어린이들의 뜻이 제발 꺾이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들과 정부와 여러 언론인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드린다. 거듭 사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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