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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비정규법 협의 무산되면 12월1일 총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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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비정규법 협의 무산되면 12월1일 총파업"

13일 노동자대회, 서울 광화문서 2만5천여명 모여

"오늘 하루 종일 이 곳에서 비정규직 철폐를 외쳤지만, 지금 (여러분들이) 진정으로 비정규노동자의 고통을 알고 외치는지 묻고 싶습니다. 말로만 연대 투쟁, 연대 투쟁하면 비정규 노동자를 두번 죽이는 겁니다. 이제는 입으로만 투쟁을 말할 때가 아닙니다!"

비정규 노동자들을 대표해 발언대에 나선 박대규 특수고용대책회의 의장의 목에는 핏대가 올랐다.

"비정규직 철폐 구호만 해도 너무 막연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원청 사업주의 '사용자성'과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 우리는 이 요구를 하며 41일째 국회 앞에서 농성하고 있어요. 이 농성 사실을 (여러분 중에) 도대체 누가 압니까?"

***'가라앉은' 노동자대회**

민주노총은 13일 오후 4시 서울 세종로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2만5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창립 10주년 전태일 열사정신 계승, 비정규 권리보장 입법쟁취,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를 위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이날 낮 1시부터 산하 연맹별로 종묘공원, 명동, 대학로 등지에서 개최된 사전 집회까지 포함해 비정규 노동자들의 '비명'은 계속 무대 위로 올려졌지만, 이날 대회의 분위기는 과거 대회 때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가라앉은 편이었다.

경찰 등 외부와의 큰 충돌 없이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는 연사들의 계속되는 발언과 문화패 공연에도 박수소리는 작은 편이었고 참가자들의 얼굴도 시큰둥했다. 이수호 집행부가 지난달 강승규 수석부위원장의 금품 수수 사건으로 총사퇴한 후 비대위 체제가 꾸려지면서 민주노총 현장 조합원들의 지도부 불신은 이미 극에 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총파업 찬반 투표도 원래 10일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25일 자정까지로 연장됐다.

이날 집회 현장에서 만난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은 "그래도 예전에는 노동운동가들이 정당성만은 인정받았는데 가장 개혁적이라는 노무현 정권 하에서 현재 노동운동의 정당성이 가장 극심하게 공격받고 있는 역설적 상황"이라며 "노동계는 대기업 노조에 대한 여론몰이,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탄압과 관련해 시급히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달 내 비정규입법 노사협의 안되면 12월1일 총파업"**

민주노총 전재환 비대위원장은 "새로운 희망을 전해줬던 민주노총이 지금 흔들리고 있다. 이제는 10년을 돌아보며 성찰하고 혁신해야 한다. 정규직, 비정규직 따로 없다. 힘을 모아 파업 찬반투표를 성사시키고 70만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통해 이 위기를 돌파하자"고 '단결'을 호소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이달 30일까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비정규직 입법관련 노사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12월 1일 총파업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19일까지를 비정규직 법안 권리보장을 위한 총력투쟁기간으로 선포한 민주노총은 22일부터는 국회 앞 천막농성, 23일부터 전국 15개 광역시도에서 전국 동시 다발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들은 또, 17~18일 부산에서 신자유주의 확산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를 반대하는 대규모 노동자대회를 열기로 했다.

<박스 시작>
***"이런 사람 연맹위원장 시키면서 민주노총은 무슨 혁신이냐"**

노동자대회가 한창 진행 중이던 이날 오후 5시경 갑자기 광화문 대회장의 무대 바로 앞이 소란스러워졌다. '노사담합·부정선거 지재식(KT노조 위원장)은 사퇴하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누군가 갑자기 칼로 찢어버린 것. 플래카드를 훼손한 사람은 지재식 KT노조 위원장과 함께 일하는 노조 간부로 확인됐다.

민주노총 산하 IT연맹 위원장 직을 맡고 있는 지 KT노조 위원장은 지난 8일 유효투표의 90% 정도를 획득해 압도적 절차로 위원장직에 재선된 바 있다. 그런데 지 위원장 진영이 사측의 도움을 받아 부정선거를 벌였다는 의혹이 상대 진영으로부터 제기돼 왔다.

플래카드 훼손에 흥분한 한 KT노조 조합원은 "총 190개 정도 투표구 가운데 50개 정도에서 지재식 위원장이 100% 득표를 거둔 것이 바로 부정선거의 증거"라고 주장하며 "지재식 집행부는 민주노총이 진행하는 총파업 찬반투표에 관심도 없고 비정규직도 나몰라라 한다. 이런 사람을 연맹 위원장으로 그대로 두고 있는 민주노총이 혁신은 무슨 혁신이냐"고 격렬한 분노를 토로했다.

한편 민주노총 산하 연맹 위원장들은 빠짐 없이 노동자 대회에 참석하는 일반적 관행과 달리 지재식 위원장은 이날 집회에 불참했다.
<박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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