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5년여 동안 꾸준히 인기를 얻어 온 토종 캐릭터 유아 프로그램인 EBS의 <방귀대장 뿡뿡이>가 올해 국정감사에 두 번이나 이슈가 되어 눈길을 끌었다. 노웅래 열린우리당 의원은 <…뿡뿡이>의 고정 진행자였던 권형준(일명 '짜잔형') 씨가 갑자기 중도하차 하게 된 데는 방송사와의 '불평등계약' 의혹이 배경에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수십억 벌고 저작권료는 쥐꼬리"**
노 의원은 10일 방송위원회 확인 국정감사에서 권 씨의 중도하차와 관련해 EBS의 해명과는 달리 이면에 '불평등계약' 의혹이 일고 있다고 밝혔다.
노 의원에 따르면, EBS는 2001년부터 올해 5월까지 <…뿡뿡이> 프로그램에 대한 2차 저작물(비디오테이프, DVD 등)을 만들어 판매한 결과 모두 94억5687만 원 상당의 수익을 올렸으나 권 씨에게는 고작 0.69%에 불과한 6350여만 원만을 지급했다는 것이다. EBS는 또 2001년 9월부터 시작한 <…뿡뿡이>의 인터넷 동영상(VOD) 유료 서비스를 통해서도 2005년 7월까지 1억3000여만 원의 수익을 올렸으나 권 씨에게는 관련 저작권료를 주지 않았다.
노 의원은 "EBS와 권 씨가 2차 저작물과 관련해 맺은 계약서를 입수해 살펴보니, EBS는 2000년 12월 첫 계약에서 고작 50만 원만을 지급해 놓고 2001년 한 해 동안 무려 25억9000여만 원을 벌어들였다"며 "이런 불평등 계약은 이후에도 계속돼 2002년에 300만 원(2002년 전체 매출대비 0.1%)을 지급했고, 매니저가 생긴 2003년과 2004년에야 겨우 각각 3000만 원(2003년 1.15%, 2004년 3.22%)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이어 "EBS는 이렇듯 부당한 대우를 해놓고도 계약서상에 보안유지 조항(업무관련 내용 및 저작권 보상료 등 외부유출 금지), 위약금 및 손해배상 청구조항 등을 두어 권 씨를 옭죄었다"며 "이는 인간적 기본 권리마저 짓밟는 행위가 아니냐"고 따졌다.
노 의원은 지난 5일 EBS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도 "국감을 준비하면서 <…뿡뿡이>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바뀌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방송인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공영방송이 시청자에 대한 기본적 예의조차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대신 사과한다"고 말한 바 있다.
***"권 씨가 먼저 저작권 침해" 해명 불구 비난 글 쇄도**
<…뿡뿡이>는 국내 유아 프로그램 캐릭터가 전무했던 2000년 3월 처음 방영되기 시작해 그동안 국내 유아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어 왔고, 이는 진행자였던 권 씨의 친근한 외모와 말솜씨에 힘입은 바 컸다.
그러나 권 씨는 지난 8월 29일 방영분을 끝으로 방송사측의 아무런 해명도 없이 돌연 교체돼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해 왔다.
이에 대해 EBS측은 최근 프로그램 게시판에 올린 해명 글을 통해 "EBS는 지난 3월부터 외부 기획사가 주관하는 <추카추카 키즈 콘서트> 공연에 EBS 프로그램 출연진들이 나온 바 있어 저작권 침해 부분에 대한 소송을 제기한 상태"라며 "이 사실을 알게 된 다른 출연자들은 공연 출연을 취소했으나 권 씨는 수 차례 출연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이후에도 계속 출연을 하고 있어 부득이 교체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 뒤에도 <…뿡뿡이> 인터넷 시청자 게시판에는 EBS측의 상업성과 시청자 무시를 비판하는 글이 매일 수십 건씩 올라오고 있으며, 일부 시청자들은 다음 카페에 권 씨의 복귀를 종용하는 서명게시판을 개설하기도 해 권 씨 교체를 둘러싼 잡음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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