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테러리스트이자 반(反)카스트로 인사인 루이스 까릴레스의 신병을 베네수엘라에 인도하지 않고 미 출입국 관례규정에 따라 구금 형태로 계속 미국 체류를 허용하기로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 텍사스법원은 최근 "고문방지를 위한 국제협정에 의거해 까릴레스씨를 제3국으로 추방하거나 쿠바 혹은 베네수엘라로 인도하지 않고 미 이민법에 따라 구금 형태로 미국에 머물도록 조치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정부의 이와 같은 결정은 까릴레스라는 '테러리스트'의 인권을 고문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신병인도를 거부한다는 명분을 앞세웠지만 사실은 전직 미 중앙정보국 요원이던 까릴레스가 가지고 있는 중남미관련 X-파일의 실체가 벗겨지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남미언론들의 평가를 받고 있다.
루이스 뽀사다 까릴레스는 중남미의 빈 라덴으로 불리는 국제테러리스트로 미 텍사스이민국에 체포되어 정치적인 망명을 신청한 상태다. 그에 대해서는 <프레시안> 5월 30일자 "카스트로 '미국은 국제 테러리스트 보호 말라'"와 9월 5일자'딜레마에 빠진 미국의 중남미정책'에서 상세히 설명한 바 있다.
쿠바와 베네수엘라 정부가 요구한 테러리스트의 신병 인도 요구에 대해 미 텍사스법원이 까릴레스가 베네수엘라로 인도된다면 혹독한 고문을 받게 될 것이라는 변호인들의 청원을 받아들여 편법적으로 그의 미국체류를 허용하자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28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외무부는 공식 항의 서한을 미국 정부에 보내 "국제 테러리스트인 까릴레스의 신병인도를 거부한 미 텍사스법원의 윌리암 아보트 판사의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고 항의하고 "까릴레스가 베네수엘라에서 고문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은 미 변호사들의 날조된 하나의 구실에 불과하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고문으로부터 인권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테러리스트의 신병인도를 거부한다는 것은 옹색한 변명이라면서 "우리 정부는 법치국가이며 모든 개개인의 인권침해나 고문을 법으로 금하고 있으며 고문방지 국제협약을 존중한다"고 밝혀 미 법원의 결정을 반박했다.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의 이름으로 발송된 이 항의서한에는 "국제사회에서 테러와의 전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미국이 국제적인 테러리스트인 까릴레스를 편법을 동원해서 보호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주장과 "우리 정부는 미국이야말로 국제테러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라는 것을 인정한다"면서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입장을 이해할 줄로 믿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이 서한은 "미국 정부는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테러리스트 까릴레스의 신병을 베네수엘라 정부로 인도하여 정당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협조해줄 것을 믿는다"며 중남미의 빈 라덴, 까릴레스의 신병인도를 재차 요구하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다.
남미 언론들은 이와 같은 미국의 결정에 대해 "이라크와의 전쟁에서 보듯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명분을 잃어가고 있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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