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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와 '헌법'을 "지키자" vs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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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와 '헌법'을 "지키자" vs "바꾸자"

[한나라당 연찬회] '조기전대' 두고 친박-반박 격돌

한나라당 연찬회 두 번째 날인 31일에도 토론장은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 박근혜 대표 체제를 '지키느냐, 바꾸느냐'를 두고 들썩였다.

조기전당대회 실시를 주 내용으로 하는 '혁신안'을 두고 친박(親朴)그룹과 반박(反朴)그룹은 서로를 향해 삿대질까지 하며 묵은 갈등을 표출했지만, 매듭은 "의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최종안을 만들겠다"는 말로 애매하게 묶어져, 다음달 초로 예정된 최종안 확정 때까지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혁신안, 논란 속에 당론 확정 유보 **

강재섭 원내대표는 "지도부의 남은 임기를 줄여서 내년 초에 전당대회를 하자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 다수의 의견인 것 같다"며 "현 지도부의 임기는 그대로 두되 앞으로 뽑힐 지도부에는 대권 출마자가 참여할 수 없도록 하는 것으로 하자"며 4시간여의 토론의 종결을 유도했다.

총 토론자 50여명 중 조기 전대에 대한 찬반은 거의 절반으로 나눠져 있었다.

이에 일부 의원들이 박수로 화답했지만, 조기전대 필요성을 역설해 온 소장파 의원들이 반발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20~30명의 의원들이 "조기전대가 필요하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라며 자리에서 목소리를 높이자 순간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이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박근혜 대표가 마이크를 잡았다.

박 대표는 우선 "전당대회 절차에 따라 선출된 대표는 권한도 권한이지만 책임이 더 크다"며 "물러나야 할 일이 있다면 물러나겠지만 별 일이 없는데도 그저 그만두는 것 또한 문제라고 본다"며 조기퇴진을 담고 있는 혁신안에 대한 반대의사를 밝혔다.

박 대표는 "나더러 결단하라지만 대표직은 마음대로 던지고 말고 할 일이 아니다"며 "의원들이 결론을 내주면 그대로 따르겠으니 이 자리에서 '설문조사'를 통하더라도 의원들의 의견을 명확히 모아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갑자기 단상으로 올라온 주성영 의원이 "혁신안은 현 집행부의 퇴진을 트로이의 목마처럼 감춰놓고 있다"며 "혁신안은 사기"라고 외치면서 다시 한번 회의장은 벌집을 쑤신 듯 시끄러워지기도 했다.

30여 분의 소란은 홍준표 혁신위원장이 "오늘 취합된 의견들을 충분히 수렴해 최종안을 만들겠다"고 봉합했다. 그러나 조기전대를 두고 찬반이 팽팽한 상태에서 어떤 쪽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향후 논란이 불가피한 상태다.

***연정은 무대응이 상책? **

한편 연정론에 대한 대응을 두고도 의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소장파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연정'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지도부에 반기를 들며 '적극 대응'을 요구했다.

고진화 의원이 "앞으로 닥칠 수많은 위기를 헌법 수호만으로 타개할 수 없다"며 '정면돌파'를 주문한 데 이어, 이종구 의원이 "어쨌거나 쟁점화가 된 연정을 두고 '달밤에 개가 짖는다'는 식의 현재 대응은 무기력하다"고 가세했다.

이성권 의원 역시 "대통령이 제기한 연정이란 방법은 틀렸지만 논의해야 할 부분이 담겨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연정에 대한 대응을 주문했다. 이 의원은 "'이것도 위헌, 저것도 위헌'이라며 수구적인 태도만으로 대선까지 가 봐라, 이슈 한번 생산하지 못하고 한나라당은 대선에서 지고 말 것"이라며 지도부의 '방어 일변도' 자세를 비판하기도 했다.

김명주 의원은 "정치가 소용돌이 치고 있는데 경제가 중요하다고 논만 매고 있으면 소용돌이 피해갈 수 있느냐"며 '민생 우선' 방침의 취약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연정론에 대한 당내 중의는 '무대응이 상책'이란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심재철 의원은 "대통령이 임기를 단축하든지 말든지 국민들의 시선이 싸늘한데 우리가 이슈에 동조할 이유가 없다"며 당내 소장파를 향해서도 "빅텐트니 하야니 하는 소리가 목까지 나오더라도 참아야 한다. 동조하는 순간 끌려 다니게 돼 있다"고 경고했다.

김용갑 의원도 "열린우리당 의원 대부분도 대통령 혼자 하는 연정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왜 거기에 맞장구를 쳐야 하냐"며 "노 대통령이 다시는 연정 얘기 못하게 '연정에는 무시전략을 채택한다'고 만장일치로 뜻을 모으자"고 주장했다.

이에 박근혜 대표도 "법에 어긋나는 연정 제의는 받을 의사가 없다"며 무대응 의지를 재천명했다.

<박스 시작>

*** 호박·찬박·순박… 연찬회서 왠 박타령? **

이날 자유토론에선 때 아닌 '박타령'이 이어지기도 했다.

선창은 김용갑 의원이 맡았다. 김 의원은 전날 혁신안 처리를 목전에 둔 격론에 대해 언론들이 일제히 친박(親朴)대 반박(反朴)'의 대결구도로 보도한 데 대해 "한나라당엔 계파가 없다"고 이의를 제기하며 "나는 호박(好朴)"이라고 말해 좌중에서 웃음을 자아냈다.

이를 박찬숙 의원이 "나는 찬숙이니 찬박(贊朴)"이라고 받아 넘겼고, 정화원 의원은 "별별 박이 다 나왔는데 우리 모두 순박했으면 좋겠다"고 이어갔다.

일부 의원들이 "국민들은 한나라당 혁신안이 뭔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다"며 연찬회 논의가 당내 밥그릇 싸움만으로 비춰지는 것을 경계했지만, 결국 '친박의 노래'로 이어진 '박타령'은 당내 계파구도의 단면을 보여준 셈이다.

이에 이계진 의원은 "호박이든 친박이든 찬박이든 쪽박만 차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꼬집기도 했다.

<박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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