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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공격 목표는 이란…부시 결심만 남았다"

작년말부터 타격대상 정보 수집…이란 반군 동원할 듯

'테헤란이 우라늄 농축을 재개할 경우 우리는 이란을 공격한다'고 부시 대통령이 결심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부시 행정부의 고위관리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을 주장해 왔다. 더구나 최근 이란 대선에서 극우파인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테헤란이 우라늄 농축을 재개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부시 대통령은 이 문제에 관해 아직 결심을 굳히지 않았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해 보인다. 부시는 이미 국방부에 이란 공격에 대비한 시나리오들을 준비할 것과 다양한 사전조치들을 취할 것을 명령했다. (2003년 발발한) 이라크전쟁의 경우 2002년에 그랬던 것처럼, 지금 이란 공격을 위한 사전 준비들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정확하게 언제,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침공을 결심했는지 우리는 아마 영원히 알아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어떤 분석가들은 이미 2001년 11월에 주사위가 던져졌다고 말하는가 하면 다른 분석가들은 2002년 10월 이후라고 주장한다. 어떤 주장이 맞건 간에 한 가지 분명한 것은 2002년 7월경에는 이미 침공을 위한 계획이 상당히 진척돼 있었다는 점이다. 이 시점은 영국 정보관리들이 워싱턴을 방문한 후 토니 블레어 총리에게 전쟁이 거의 불가피하다는 것을 보고한, 이른바 다우닝 스트리트 메모를 작성했을 때다.

이들 영국 관리들이 당시 의심의 여지없이 알아낼 수 있었던 것은-당시 일부 신문에도 보도됐던 것처럼-플로리다주 탐파에 본부를 둔 미 중부사령부(CENTCOM)의 고위 장교들이 이라크 침공을 위한 시나리오들을 작성하고 있었다는 것, 도날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이 작업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02년 7월 5일 뉴욕타임스는 "미군의 한 계획서에 따르면 이라크에 대한 공격은 북, 남, 서쪽 등 세 방향에서 육ㆍ해ㆍ공군을 투입하는 것으로 돼 있다"고 폭로했다. 이 계획서 및 다른 전쟁 청사진들의 구체적인 내용은 그 뒤 워싱턴 포스트와 월스트리트저널에도 보도됐다. 더욱이 이 시기에 미 국방부는 이라크 군사력에 대한 공중 및 전자정찰을 강화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같은 기록들은 지금 음미해 볼 가치가 있다. 현재의 상황과 수많은 유사점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당시(2002년) 부시가 이라크에 대한 자신의 의도와 관련해 애매모호한 신호를 보냈던-침공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부정하면서도 그 가능성은 결코 배제하지 않았던- 것처럼 지금 그는 이란에 대해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지난 2월22일 벨기에에서 부시는 "미국이 이란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은 한마디로 터무니없는 것(simply ridiculous)"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지만 모든 선택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2002년 부시가 이라크 침공 의도를 부인하고 있는 동안 침공을 위한 치밀한 사전준비가 진행됐던 것처럼 오늘날에도 우리는 이란 침공을 위한 유사한 준비작업들을 찾아낼 수 있다.

정확히 어떤 형태로 침공할 것인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을 수 있다. 이라크 침공 당시 럼스펠드가 여러 계획들을 놓고 숙고한 끝에 뉴욕타임스에 보도된 것과 같은 침공 계획에 낙점한 것처럼, 지금 럼스펠드는 이란 공격을 위한 다양한 공격을 놓고 고민하고 있을 것임이 분명하다. 대규모 공습 및 미사일 공격에서부터 이란 반군 등 대리병력을 동원한 공격, 그리고 미군의 전면적인 개입에 이르기까지 공격의 형태는 다양할 수 있다. 각각의 공격은 나름대로 장점과 단점을 갖고 있다. 공습 및 미사일 공격으로 몇몇 핵센터를 파괴할 것이 분명하지만 일부 은폐된 핵시설은 온전히 보전될 위험성이 높다. 또한 미국이 그토록 싫어하는 이슬람정권을 무너뜨릴 수도 없다. 대리 병력을 동원한 공격도 대체로 이와 유사한 단점을 안고 있다. 미군의 전면적 개입은 이같은 단점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긴 하지만 이미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배치된 미 육군에게는 거의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이 될 것이다.

오늘날 미 군사전략가들의 최대 고민은 바로 이 문제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최종적인 선택은 당분간 미뤄질 수도 있지만 국방부로서는 대통령의 공격 명령이 떨어졌을 경우에 신속한 작전수행을 위해 지금 당장 공격준비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 미군은 모든 예상가능한 작전에 대비한 준비를 진행시키고 있는 단계에 있다.

이러한 준비의 첫 번째 단계는 이란 내 공격목표의 위치를 정확히 설정하고 이란의 방위능력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이다. 예상 목표물의 확인 작업은 지난해 말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미 중앙정보국(CIA)과 특전사(SOF)는 무인첩보기 '프리데이터'를 이라크 상공으로 날려 보냈고 소규모 첩보팀들을 이라크 영내에 투입했다. 미군의 이같은 움직임이 일반에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1월 <뉴요커>의 탐사보도전문기자 세이무어 허시에 의해서였다. 당시 허시는 미군의 이러한 대(對) 이란 정보수집은 이란이 은폐한 무기시설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낸 다음, 미 공군 및 지상군을 동원해 파괴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미 군사작전의) 목적은 36개, 또는 그 이상의 공격대상들을 찾아내 정밀 공습, 또는 단기간의 특공작전으로 이들 시설을 파괴하는 것이다."

또한 군사분석가 윌리엄 아킨은 중부사령부가 전자정보수집 첩보기와 잠수함 등을 이란 영내에 들여보내거나 이란 연안지역에 접근시킴으로써 이란의 방공능력 및 연안방어능력을 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아킨은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미군이 이런 준비들을 하고 있지 않다면 그게 오히려 크게 놀랄 일"이라면서 "목적은 이란측의 레이다 및 지휘ㆍ통제시설들을 작동시킴으로써 이들 시설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아내고 그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1년 4월 남중국해 상공에서 미군의 EP-3E 전자첩보기와 중국 전투기가 충돌을 일으켰던 것은 바로 이러한 미국의 도발에 의한 것이었다.

이런(이란 내 핵시설의 위치 및 이란의 방어능력에 대한) 정보들이 확보된다면 이 정보들은 현재 미국의 전략가들이 이란 공격을 위해 수립하고 있는 각종 "전략개념" 및 "공격 시나리오"들에 활용될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미 국방부 관리들이 이스라엘측 관리들을 만나 이스라엘 전투기의 작전 참여를 논의했다는 등의 언론보도에 의해 확인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는 이런 논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시인하지 않고 있으나 지난 1월 체니 부통령은 만일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강행할 경우 "이스라엘이 선제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또한 중앙정보국과 특전사 관리들이 특공대식 타격이나 전면적인 대리전쟁에 활용하기 위해서 이란의 반정부세력, 특히 '무자헤딘-이 칼크(MEK)'와 접촉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증거들도 있다. <뉴스위크>는 지난 2월 부시 행정부가 "테헤란 공격에 투입될 유능한 MEK 요원들을 선발하고 있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뉴스위크는 MEK가 미 국무부의 테러단체 명단에 올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란과의 접경지역인) 이라크 동부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미군부대들로부터 "우호적인 대접을 받고 있다(gently treated)"고 폭로했다.>

현재 이라크 주둔 미 지상군이 받고 있는 엄청난 부담을 감안하면, 이란 공격을 위해 국방부가 선호하는 방안은 공습과 함께 MEK 같은 대리병력을 동원하는 방식이 될 공산이 크다. 그렇지만 이런 식의 소규모 공격도 이란의 보복공격을 초래할 것이 거의 분명하다. 아마도 이란은 걸프해의 유조선에 미사일 공격을 가하거나 이라크의 무장저항세력을 은밀히 지원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 중부사령부로서도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며 양측의 공방은 더욱 위험한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다.

이 글을 시작할 때 말한 것처럼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공격을 이미 결심했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이란 공격을 위한 준비들이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는 매우 많다. 그리고 이라크전쟁(그리고 다른 많은 전쟁)의 기록들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한번 계획이 세워지고 실행에 옮겨지기 시작하면 되돌리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란과의 관계가 미국의 군사행동을 막을 수 없는 지경으로까지 악화될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된다. 지금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 전쟁의 북소리가 울려 퍼지기 전에.

(이 글은 미국의 진보적 시사주간지 <네이션> 최신호(8월 1일자)에 실린 마이클 클레어 교수의 'The Iran War Buildup'을 번역한 것이다. 클레어 교수는 세계적인 에너지ㆍ안보 전문가로 현재 뉴햄프셔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원문 보기:
http://www.thenation.com/docprint.mhtml?i=20050801&s=klare
http://www.commondreams.org/views05/0722-20.htm

번역: 박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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