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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이단아' 고진화의 갈팡질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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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이단아' 고진화의 갈팡질팡

[기자의 눈]윤국방 표결 홀로 불참, 소신없는 해명

윤광웅 국방부장관의 해임건의안의 부결과 관련,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이 또 한번 당 지도부의 '눈총'을 한몸에 받았다. 구속 수감중인 박혁규 의원을 제외하면 한나라당 소속으로는 30일 표결에 불참한 유일한 의원이 그였기 때문.

강재섭 원내대표 등 지도부의 과도한 '이탈자 발본색원'에는 리더십 논란을 회피키 위한 '의도'가 다분히 엿보였지만, 평소 '소신'으로 소문났던 고 의원의 해명도 이날만큼은 궁색하기 짝이 없었다.

***권위적 지도부 "당론은 왜 안따랐냐"**

한나라당 지도부는 1일 '본보기'라도 보이겠다는 듯이 표결에 불참한 고 의원의 해명을 공개 요구하는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어제 한나라당 의원들 중에 식사를 거른 의원들도 많았고 선거구에서 몇만명이 모이는 행사를 취소한 의원도 있었다"며 "고진화 의원 본인에게 불참경위를 알아보도록 하겠다"고 강한 불만을 표했다.

김무성 사무총장은 당기위원회의 징계까지 거론하며 '탈당 여부' 등 고 의원의 거취 표명까지 요구했다.

김 총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공개적으로 얘기하는데, 정치인으로서 당당하게 하라"며 "이번 한 번도 아니고 지난해 국가보안법을 막겠다고 당은 상임위를 막고 있는데 자신은 민노당과 기자회견을 갖고 국보법 폐지를 주장하는 등 번번이 당 정체성과 완전히 다르게 행동하는데, 정치인으로서 당당하게 하라. 입장을 밝혀라"라고 추궁했다.

***어설픈 해명 고진화 "해임건의안 찬성이지만, 다른 일로 정신이 없어서"**

기자들의 시선은 자연히 고 의원이 어떤 맞대응을 할 것인가에 쏠렸다. 그동안 국가보안법, 과거사법 등 쟁점 현안에서 '소신'에 따라 움직여 당내 '이단아'로까지 분류된 고 의원이었기에 당에선 "고 의원이 이번에도 해임건의안에 반대하는 소신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장에서 밝힌 고 의원의 해명은 기자들의 예상과 달랐다. 고 의원의 장황한 해명의 요지는 이렇다.

"어제 의총 시간인 오후부터 홍준표 의원 등이 재외동포법 발의자 명단에 있었으면서 반대(기권)를 한 이유를 물었다. 그래서 오후 5~6시부터 보좌관들과 여러차례 회의를 하고 여기저기 통화를 해본 결과 해명을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해임건의안 처리전) 정부조직법 개정안으로 몸싸움을 하는 동안 몸싸움은 하지 않는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본회의장을 나와 의원회관에 돌아갔고, 재외동포법에 대한 해명을 위해 보좌관들과 회의를 하느라 해임건의안 표결에 참석할 수 없었다."

한마디로 "재외동포법 개정안에 기권표를 던진 개인 해명서를 만드느라 바빠서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에 불참했다"는 것이다.

당초 안건번호 39번이던 해임건의안이 25번으로 당겨져 처리되면서 발생한 '시간계산 착오'도 아닌 듯 했다. 고 의원은 "해임건의안 표결이 시작되는 시간에 의원회관에 있었고, 표결 시작 사실도 전화가 와서 알고 있었다"고 시인했다.

더욱이 고 의원이 뒤늦게 밝힌 해임건의안에 대한 입장도 아리송하기만 했다. 그는 "나는 해임건의안에 찬성하는 사람"이라며 "사무총장이 당론을 잘 따르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그게 아니다"고 수습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해임이 면죄부가 돼선 안되고, 어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사람을 해임해서 정부는 면책하고, 야당은 승리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문제 해결의 본질적인 태도는 아니라는 고민이 있었다"고 덧붙여 취재진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표결 회피도 일종의 직무유기**

고 의원의 이같은 해명으로 '탈당설', '고진화발(發) 정계개편설' 등 정치권에 나돌던 온갖 억측은 해프닝으로 끝나게 됐지만, '소신 고진화'의 이미지도 한순간에 무너졌다.

평소의 고 의원대로라면 장관의 해임건의안 같은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 찬성이든, 반대든, 기권이든 떳떳하게 표결에 참여해야 하는게 옳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게다가 불가피한 사유가 있어서도 아니고, 본회의장에서 걸어서 5분이면 도착하는 의원회관에서, 표결시작 상황까지 알고 있었다면 말이다.

대치정국 때면 여당 원내대표단이 평소에 볼수 없던 '뱃지 장관'까지 총동원해 머리수를 세는 것도 보기 좋은 풍경은 아니지만, 타당한 이유 없이 표결을 회피하는 야당의원의 행위도 국회의원으로서의 '직무 유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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