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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모, 걸핏하면 '언론 오보' 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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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안개모, 걸핏하면 '언론 오보' 타령

[기자의 눈] 한달 사이에만 벌써 세번째 발뺌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불만과 고건 전총리의 영입을 강하게 주장한 열린우리당 신중식 의원의 '돌출발언'에 지도부를 비롯한 당내 비판이 거세지자, 신 의원 본인보다 소속모임인 '안정적개혁을위한의원모임(안개모)'가 더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다.

***문희상 "일부 여당인사, 최소한 규율마저 무시" **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은 30일 열린우리당 윤리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일부 여당 인사들이 너무나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분위기 속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최소한의 규율마저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어 "이러한 행태가 어제도 있었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오히려 중구난방'이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신중식 의원을 겨냥한 경고임을 분명히 했다.

임종석 의원도 개인 성명을 통해 "신중식 의원의 29일 발언은 정치적 인내와 관용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 의원은 "대통령에 대한 근거 없고 맹목적인 비난은 정책에 대한 무지를 넘어 여당으로서의 소속감마저 결여된 실망스런 행태"라며 신 의원의 '청와대 성토'를 비난하고, 고건 전총리의 영입에 대해서도 "열린우리당의 시련과 영광의 역사를 어찌 정체성이 다른 노정객에게 통째로 바치려 한단 말이냐"며 "무책임과 무질서의 극단"이라고 비판했다.

***안개모, '기자가 잘못 올린 글에 불과'? **

이처럼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신중식 의원은 개인 성명을 내 "사견이 본인의 취지와 달리 오해를 일으켜 심려를 끼쳤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신 의원은 "안개모는 다음달 말 경주에서 워크숍을 갖고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서는 "안개모의 특정인사 영입문제 논의설은 사실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사실과 다른 설'이 불거지게 된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 것인지, 자신의 발언을 전한 보도에서 찾는 것인지는 모호하게 흐렸다.

그러나 안개모는 이날 유재건 회장 명의로 <프레시안>과 본기자의 이름을 명시하며 "'안개모, 내달 고건 영입 집중논의할 것'이라는 글의 내용은 신중식 의원 개인생각을 표현한 것이었든지, 그렇지 않으면 기자가 글을 잘못 올린 것에 불과할 뿐, 안개모의 전혀 관련이 없는 발언내용임을 분명히 밝힌다"는 내용의 해명서를 발표했다.

기술적으로는 신 의원의 사견표현과 기자의 오보 가능성을 등가로 뒀지만, '기자가 글을 잘못 올린 것에 불과할 뿐'이란 표현에는 보도의 잘못이라는 뉘앙스가 다분했다.

안개모는 한술 더 떠 "안개모를 왜곡·곡해하려는 음해행위에 대해서는 결연히 대처할 것"이라는 경고(?)로 해명서를 맺었다.

10여명의 동료 기자와 함께 한 오찬 발언을 토대로 기사를 쓰고, 사실확인 작업도 여러 차례 거쳤던 기자는 순식간에 '왜곡, 곡해로 안개모를 음해하려는 세력'으로 전락했다.

***상습적인 안개모의 ‘언론탓’**

물론, 안개모의 다급함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이미 이달 초에 정장선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이상주의적'이라고 비판해 논란을 빚은 데 이어, 중순에는 안영근 의원이 노골적으로 개혁당파에게 '탈당'을 요구하는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어, 이번 신중식 의원까지 안개모 소속 의원들이 구설수에 오른 것이 6월 한 달에만 세 번째다.

특히 정장선-안영근 두 의원은 모임을 주도하던 위치에 있어 "모임 전체의 의견이 아니다"라는 안개모의 해명은 설득력을 얻지 못했고, 결국 두 의원은 모임을 탈퇴하기에 이르렀다. 이로써 '안개모발(發) 논란'이 잠잠해지나 싶던 찰나에 또다시 정개개편과 관련된 민감한 신중식 의원 발언으로 당안팎에서 비난의 화살을 맞게 되자, 언론보도에 책임을 돌려 상황을 무마코자 한 속셈으로밖에 풀이되지 않는다.

더욱이 언론에 책임을 떠넘기는 안개모의 방식은 다분히 '상습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안영근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기자 간담회를 자청해 "개혁당파 출당을 전혀 언급한 적이 없다"고 발언을 모두 뒤집으며 "한 사람도 메모하거나 녹음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언론에 책임을 떠넘겼다. 안 의원의 이 같은 태도는 당시 자리에 배석했던 기자들의 공분을 사 '책임 떠넘기기' 자체가 일부 언론에 후속 보도되기도 했다.

29일 신중식 의원건을 해명하는 안개모의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는 "이번에도 메모도 없고 녹음도 하지 않았으니 안 한 말이라고 덮을 거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조배숙 의원은 "본인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하던데..."라고 말끝을 흐리며 서둘러 회견장을 떠났다.

회견후 일부 기자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안개모 의원들을 만날 때는 녹음기가 필수품"이라는 얘기가 나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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