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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참여정부 싫어, <중앙>은 친미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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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참여정부 싫어, <중앙>은 친미여서”

[언론광장 포럼] 보수신문이 외교정책 흔드는 까닭

국내 보수신문들은 참여정부의 정통성을 인정하기 싫어 국익이 걸려 있는 중대한 외교정책 평가보도에 있어서도 강한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같은 보수신문의 논조 이면에는 신문 스스로가 정치세력화해 정권에 도전하는 행동을 불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덧붙여졌다.

***“보수신문, 참여정부 ‘국민대표’로 인정 안 해”**

장행훈 경기대 겸임교수(전 동아일보 편집국장)는 중견언론인들의 모임인 ‘언론광장’(대표 김중배)이 23일 저녁 서울 정동 배제빌딩에서 연 월례포럼에 참석, 한국언론의 외교정책 보도에서 나타는 문제점과 관련해 이같은 해석을 내놨다.

장 교수는 먼저, 국내 신문의 외교정책 보도를 살펴보기 위해 <뉴욕타임즈>의 외교정책 보도를 조사 분석한 미국학자 니콜라스 베리 교수의 연구서를 소개했다.

장 교수는 “베리 교수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뉴욕타임즈>에 실린 외교정책 보도를 △수립 △집행 △결과 등 3단계로 나눠 분석했다”며 “그 결과 <뉴욕타임즈>는 정책 수립단계에서 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 없이 그대로 보도하는 태도를 취했고, 집행단계에서는 상황분석에 관해 독자적인 분석을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두었으며, 나머지 결과단계에서는 실패가 분명해 보일 경우 가차 없이 비판을 가하는 보도태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베리 교수의 분석 중에 관심을 끄는 대목은 정책이 아직 성숙하기도 전에 신문이 비판을 가하면 국익을 위해 추진되는 외교정책의 싹을 언론이 밑둥부터 자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과 이는 곧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행동일 수 있다는 논리를 <뉴욕타임즈>가 그대로 보도태도에 투영하고 있는 점”이라며 “그에 비추어 국내 보수신문들은 참여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해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부의 정책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장 교수는 “예를 들어 대미관계 보도에 있어서도 보수신문들이 현 정부에 갖고 있는 이념적 갈등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대북정책과 관련해 현 정부의 정책이 미국 부시정부의 정책 코드와 맞지 않다는 이유로, 또 부시의 대북정책이 한국 기득권층의 이익과 일치한다는 이유로 미국 우익언론이나 네오콘들이 내놓을 법한 주장을 과장·부각시켜 보도하는 것은 공정과 균형을 잃은 보도태도”라고 비판했다.

***“사사건건 트집 잡는 태도로 되레 국민신뢰 잃어”**

장 교수의 이같은 주장은 다른 참석자들에게도 큰 공감대를 얻었다.

최근 국내 5개 주요일간지의 북핵 관련 보도를 분석하기도 했던 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사회 민주화나 국민의식이 예전에 비해 많이 발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찌된 일인지 미국에 대한 사대적 태도만큼은 냉전시대나 지금이나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며 “이렇게 된 이유는 바로 미국을 세상의 중심으로 바라봐 온 언론, 특히 ‘조중동’의 객관성과 국익을 뛰어넘는 매국적인 보도에 큰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사실 북핵문제에 있어서는 진보적 성향인 경향과 한겨레, 그리고 인터넷신문들 또한 진위를 제대로 파악하는 해설기사가 태부족했다는 점에서 반성할 부분이 있다”며 “특히 한겨레신문은 최근 들어 사설·기사 모두에서 보수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움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조중동’의 외교정책 보도 가운데 정곡을 찌르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 신문은 줄곧 참여정부를 인정하지 않는 선상에서 ‘때리기’에만 매몰돼 왔기에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어찌 보면 ‘조중동’의 논조는 미국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반북·반공’이라는 태도를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평가했다.

EBS 사장을 역임한 김학천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보수신문의 이같은 태도는 점잖게 말해 이념화일 뿐 사실은 ‘패거리’에 다름 아니다”라며 “조선일보는 참여정부가 싫어서, 그리고 중앙일보는 명백히 친미적 사고를 보도에 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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