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사립학교법 개정을 놓고 17일 '끝장토론'에 돌입한 가운데 열린우리당이 사학법개정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한나라당을 압박하기 위한 전술로 대구·경북지역의 사학비리를 집중 거론하고 나섰다.
***우리당 "사학비리와 한나라당은 한 몸"**
열린우리당 사립학교법 개정을 위한 특별위원회(사학특위, 특별위원장 이미경)는 17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어 "지난 2000년 이후 교육부·검찰에 의해 비리가 적발됐거나 또는 현재 임시이사가 파견돼 있는 대학의 통계를 내 본 결과 전체 사학비리 규모는 1조1천7백96억원이었고,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지역과 서울지역이 각각 7대 대학으로 최다를 차지했다"며 "특히 대구·경북지역은 89년 임시이사가 파견된 영남대와 94년 대구대학을 제외하고도 2000년 이후 대구 미래대, 대구 예술대, 대구 외국어대, 경북외국어테크노대 등 6개 대학에 임시이사가 파견될 정도로 사학비리가 심각했다"고 밝혔다.
사학특위는 "이 가운데 경북외국어테크노대와 대구 외국어대학은 지난해 검찰조사와 교육부 감사에서 회계비리 관련 적발액수만 모두 4백45억원에 이를 정도로 대형 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두 대학의 설립자이자 이사장이 바로 16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지낸 박재욱 전 의원(구속)이라는 점은 현재 한나라당이 사학법개정을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고 공세를 폈다.
사학특위는 이어 "대구·경북지역은 현재 아시아대, 대구보건대, 경북과학대 등도 교육부와 검찰로부터 사학비리와 관련된 조사를 받고 있어 앞으로 이 지역의 비리대학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라며 "결국 비리사학을 비호하는 한나라당의 행태는 대구·경북지역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당, 대화·공세 '강온 양면작전'**
한편 열린우리당은 17일 저녁 8시부터 열리는 한나라당 교육위원들과의 '끝장토론'을 앞두고 이날 오후 사학법개정을 요구하며 1천㎞ 전국 도보행진을 벌이고 서울에 입성한 전국교수노조(위원장 김상곤) 관계자들을 적극 환대하는 방식으로 한나라당에 대한 우회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오후 5시 40분 정세균 원내대표실에서 소속 교육위원과 특위위원 전원이 동석한 가운데 사학법개정 국민운동본부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는 한편 6시 국회 앞에서 열린 교수노조 도보행진단 환영대회 및 사학법개정 촉구집회에도 이미경 사학특위장과 임종석 부위원장, 김재윤·문학진·최재성 의원 등을 직접 참여시키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한 관계자는 "국회에서 하룻밤을 꼬박 지새우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사학법개정을 마무리 짓고 오는 20일 법안심사소위에 열린우리당의 사학법개정 원안을 상정 시키겠다"며 "만약 사학법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모든 교육상임위 회의를 거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의 사학법개정안은 △개방형 이사제 도입 △사립학교 학교운영위원회 심의기구화 △교사·학부모회 법제화 △이사장 친·인척 학교장 임용 금지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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